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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KB카드, 대학생은 안중에도 없다?

오굿 333이벤트, 구매량 많은 대학 내 매장 할인적용 배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3.02 11:37:26

   
   
[프라임경제] 알아서 책을 팔아주는 대학생 고객은 이벤트를 챙겨줄 필요가 없다? 국민은행이 운영하는 KB카드와 교보문고가 손잡고 펴는 이벤트가 대학생을 따돌리고 있다.

교보문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도서를 구입할 때 KB카드로 결제하는 고객들 중 일부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이번 '오굿 333이벤트'에서 대학에 설치된 매장은 제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에게는 적잖은 혜택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이벤트는 금년까지 총 5회차로 세부 기간을 나눠 진행하는데, 이미 지난해 12월 31일 1회차 이벤트가 종료됐고, 현재 이달 31일까지가 2회차 행사 기간이다.

2회 이상 3만원(이상) 구매를 하는 KB카드 고객들에게는 3000원 할인을 적용하는 게 이벤트 골자다. 즉, 행사 회차 내 오프라인 매장에서 3만원 이상 KB카드로 결제하는 경우, 다음에 또 이 정도 액수를 구매하면 이벤트 대상임을 통보, 추가 구매를 유도한다. 이어서 실제로 이 고객이 다시 해당 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시사주간지 한 권 정도를 얹어주는 셈이다.

구매량이 많고 잦은 서점 나들이를 하는 KB카드 이용 고객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인데, 실제로 대학 구내 매장에서는 해당 사항이 없다는 설명이 나온다.

◆"관할부서가 달라 이벤트 대상 아니다" 설명 궁색

물론 대학생들이 카드 구매력이 있는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을 수 있다. 한때 소득이 극히 적거나 없는 대학생들에 대해 카드 발급을 하지 않도록 한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이미 KB카드가 각종 입학과 졸업 이벤트에서 학생 대상 이벤트를 하는 점으로 봐서는 큰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대학 구내 매장은 일반 오프라인 매장과 담당 부서가 달라 오프라인 매장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설명하지만, 이 설명도 부족해 보인다. 오굿 333 이벤트에서, 이미 종료된 1회차 이벤트에서는 이화여대점도 참여 대상이었기 때문. 이에 대해서는 교보 관계자는 "1회차 이벤트 후 (포스터 등을) 모두 수정 조치했다. 혼선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교보문고는 가톨릭대, 전북대 등 여러 대학 구내에

   
  <사진=1회차 행사 기간 중에 사용된 포스터. 이대점은 대학 구내 매장임에도 예외적으로 행사 대상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이 내용은 2회차부터 수정됐는데, 논리적 일관성이나 기술적 어려움에 따른 대학 내 매장 배제 조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매장을 갖고 있는데 세칭 유명사립대인 이화여대 내 점포에만 이례적으로 할인 혜택을 했다가 결국 일고괄 배제한 경우 여론의 질타를 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조치는 일응 타당해 보인다.

결국 대학 구내 매장도 안 될 논리적 근거나 기술적 이유가 없고, 다만 어느 매장을 넣고 뺐다가는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대학생들이 많은 구매를 하는 신학기 등을 피하기 위해 이같은 방편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학생이 자신이 직접 혹은 다른 가족 혹은 친지, 친구 등에게 현금을 주고, 다른 교보문고 매장에서 구매를 하고 KB카드로 결제해 달라고 하는 경우(즉 개인 둘이 속칭 '카드깡'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에는 전혀 이벤트 참여를 막을 도리가 없다. 하지만, 무게와 부피 때문에 책을 멀리서 다량 구매하는 것은 생각만큼 녹록하지 않고, 결국 대학생들이 구내 서점에서 대량으로 구매하는 데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을 막기엔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이같은 KB카드와 교보문고의 오굿 333 이벤트는 책을 많이 사고 책값이 부담스러운 대학생들 주머니 사정 등은 우선 배려하기 보다는 오히려 고정 고객으로 파악, 냉정하게 배제한 시장 논리에 충실한 행사 기획으로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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