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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응찬 연임 성공에 김승유 부담?

M&A 귀재 등 비슷한 이력 인연… ‘장수 CEO’ 궤적 뒤따를지 ‘관심’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2.26 14:01:20
[프라임경제]신한지주 26일 이사회 결과 신한지주 라응찬 회장이 최장수 CEO로서 신화를 쓰게 된 가운데, 이번엔 을지로 하나금융 본사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과 임기를 1년 남겨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거취 여부는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였는데, 앞서 도움닫기를 한 라 회장이 가볍게 장애물을 넘음으로써 이번에는 김 회장의 ‘1년 후 성적표’로 초점이 모아지게 된 것이다.

◆M&A 통해 금융지주 일군 장수 CEO 공통점

20년째 신한지주에서 지휘자 역을 소화해온 라 회장과 14년간 하나금융을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은 둘다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인정받으며 국내는 물론 외국계 주주들로부터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근래에 일부 금융기관 사외이사들의 무소불위 처신과 금융기관들의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 등으로 부각된 ‘사외이사제도 모범규준’으로 인해 이들의 장기 지배 체제 역시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동병상련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들은 지주사 회장직을 맡기 전에는 비슷한 시기에 은행장을 역임했다는 동시대 금융인으로서의 공감대가 크다.

더욱이 김 회장은 서울은행과 하나은행간 합병 작업을 지켜봤고, 라 회장도 신한카드, 조흥은행 등 굵직한 매물들의 인수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해 왔다는 ‘M&A 귀재’로서의 공감대도 있다.

◆실적 개선과 사업다각화 등 1년 내 성과 내야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라 회장이 먼저 연임 문턱을 넘음으로써 김 회장은 이제 ‘늘 비슷하면서도 반 발자국 정도 항상 앞서던’ 라 회장과 비교당하는 상황을 다시금 맞이하게 됐다.

우선 김 회장의 경영 성적은 그리 나쁜 편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금융권 M&A 판세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어떤 M&A 구도가 그려지는가에 따라 그와 하나금융은 4위권 금융지주사 지위에서 레벨다운 당할 우려마저 없지 않다.

현재 우리금융 역시 매물로 나와 있는 데다, KB금융과 우리금융간 합병 시나리오까지 등장하는 등 변수가 많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하나금융은 몸집이 상대적으로 작아 인수합병전에서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고 경쟁지주사에 매물들을 넘겨주는 경우 영원히 ‘변방’으로 밀릴 수 있다.
더욱이, 지난 번 키코 관련 대손충담금을 쌓은 여파를 어느 정도 정리한 2009년 실적성과를 받아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발전 발목을 잡는 리테일 부문의 약세(이는 지점수의 상대적 열세 등으로 초래되는 것임) 문제를 어서 빨리 해결해야 하는 것도 1년 후 연임 여부에 강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김 회장은 라 회장 못지 않게 후계자 양성에 대한 주문을 강하게 받을 전망이라는 문제도 있다. 금융당국은 사외이사 모범 규준 못지 않게 ‘후계자 양성’에 대한 강한 주문을 최근 하고 있다. 임원 발탁과 면직 등을 함부로 하지 못하게 규제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김 회장으로서는 여러 현안들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후계자로서의 자질을 갖춘 인사들을 육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1년 후 자칫 김 회장 문책과 포스트 김승유 시대를 열 차기 회장 후보군이 다양하게 형성될 수도 있다는 것.

이에 따라 김 회장이 근래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해외 진출 건 등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연임 성공을 일굴지, 1년 후 김 회장의 거취 결과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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