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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상장…개봉 직전 굴욕?

인기몰이 속 삼성차채권단 찬물…'주가 고평가' 논란 우려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1.27 11:00:38

[프라임경제] 대한민국 1등 보험사 삼성생명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금융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대한생명의 경우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금융기관 하나가 삼성생명 건을 노리고 이탈하는 등 '굴욕'을 맛보기도 하는 등, 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업계가 내다보고 있는 상장 예상 시기가 다가오고는 있지만, 여러 가지 불안한 징후들이 감지된다.

   
  <사진=서울 숭례문 부근 삼성생명 본사>  
장외주에 관심을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150만원까지 가격을 올린 바 있는 등 삼성생명의 장외주 파워가 막강하고, 앞으로 상장하면 본격적으로 고가주로 자리매김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난 연말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미 '과열론', '시기 상조론' 등을 제기하는 등 위기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상장까지는 많은 고비를 넘겨야 할 듯 하다.

◆"삼성생명株, 96만원에 받으라고? 됐거든!"

한때 장당 150만원까지 평가액이 오른 바 있고, 못 되어도 100만원은 넉넉히 받을 것이라던 삼성생명 주식.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해 눈길을 끈다.

바로 삼성그룹의 목줄을 아직도 옥죄고 있는 삼성차 채권단이 그 냉정한 판단의 주인공들.

5조원대의 삼성자동차 채권회수 소송의 조정과 관련해 채권단과 삼성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 이 와중에 삼성생명 주식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 16부는 조정기일을 연기했다고 11일 밝혔는데,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상당한 함의가 있다.

재판부는 삼성측이 채권단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체이자를 1심이 인정한 6800억여원에서 2000억여원으로 70% 삭감하는 대신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50만주를 추가로 내는 조정안을 양측에 제시하고 지난 8일까지 의견을 물었으나, 양측 모두 이 안에 부정적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차에 손을 댔다가 손실을 본 뒤 르노측에 매각을 하였는데(그래서 지금 르노삼성차는 사실 삼성과는 연관이 없고 상표만 빌려쓰는 것임), 당시 삼성측은 2000년 말까지 삼성생명 상장을 통해 빚을 갚고 만약 채권액에 미치지 못하면 이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50만주를 추가 출연하고 이것도 부족하면 계열사들이 책임지기로 했다. 그러나 삼성생명 상장이 이뤄지지 않고 채권단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의 매각도 진전이 없자, 채권단은 소송을 낸 것이다.

문제는 위에서 적시한 조정안에 반영된 삼성생명 주식의 가격 내지 평가액 논란이다.

6800억원 채권을 2000억원으로 감액하는 대신 삼성생명 주식을 받으라는 조정안을 달리 표현하면, 즉, 50만주로 4800억원을 '상계'하자는 것. 이렇게 되면 주당 96만원 가량을 인정하라는 이야기다.

시장 가격, 즉 100만원대 이상 형성 가능설, 더욱이 한때 150만원 호가를 한 가격을 감안하면 재판부 제안은 양측 모두에게 나쁘지 않을 것이나, 문제는 내놓을 삼성은 아까워서 그렇다 치더라도, 삼성차채권단은 이에 대해 반발했다는 것. 즉 이 가격에 그걸 굳이 살 필요가 뭐냐는 판단이 이번 강경대응 대책을 조성한 기저 사고방식으로 보인다.

더 주목할 만한 대목은 삼성차 채권단은 1999년 6월 삼성차의 법정관리로 손실이 발생하자 이 회장 소유의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주당 70만원씩 계산해 받은 바 있다는 것.

시간이 흐르긴 했지만 가치가 더 높아진 주식을 주겠다는 것인데도 반발하는 것을 보면, 삼성생명 주식을 법원이 제시한 가격으로 받아서는 도저히 재미를 볼 수 없다는 것을 경험칙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그 가격은 아니다'라는 이른바 거품론이 일부에서는 조용히 일어나고 있고 유통되고 있는 징후로 받아들여져 주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삼성생명 상장 전 신주발행 제동…"아, 삼성차채권단 때문에"

삼성생명 상장을 앞둔 시점(늦어도 5월엔 단행된다는 설이 유력) 가장 눈이 쏠리는 부분은 역시 신주 발행 여부다.

하지만 삼성생명측에서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화두를 제시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를 놓고 증권가에서는 아무래도 삼성차 채권단 문제가 현안이라 이를 빠르게 추진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존 대주주의 지분율을 희석시킬 수 있는만큼 무작정 신주 발행 규모를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주장도 설득력 있다.

결국 신주 발행 안 할 것이라는 일부 증권계 종사자 전망도 나오고 있는 등 상황은 일부분 삼성차 채권단 문제가 장기화되는 데에 기인하는데, 이 삼성차 채권단이 바로 삼성생명 주식 가격에 회의를 일정부분 품는다는 것.  

상장 이후 증시의 판도변화를 이끌 삼성생명. 자본 확충을 통한 글로벌 보험사로의 도약이라는 상장 취지를 살릴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그 목전에서 빚어진 '굴욕'을 놓고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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