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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면수심' 사진까지 확산시키는 네이트

시맨틱 기능 이후 괄목발전에도 일부기능 문제 수면 위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1.20 16:35:52
프라임경제] 일부 의료보건계 대학생들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들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카데바(해부용 시신을 말하는 의과대 용어) 논란이 그것으로, 일부 몰지각한 의료보건계 학생들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카데바를 가지고 장난한 사진을 올리면서 문제가 됐다.

거룩한 뜻으로 사후에 자신이나 가족의 시신을 해부용으로 기증한 것과 아랑곳없이 장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공분을 산 것.

   
  <사진=카데바를 가지고 장난치는 대학생 싸이 사진>  
◆싸이질 문화가 엽기사진 즐기는 분위기 만들어

이번 문제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꾸미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이는 2030문화의 비뚤어진 모습의 발로라는 점에서 큰 우려를 낳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선풍적 인기를 얻은 바 있는 싸이월드는 비록 해외 시장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디지털 카메라가 널리 보급되고 개인들이 자신의 인터넷 공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표출되면서 한국 내 최고의 SNS 시스템(사회 네트워킹 망)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회원수 2000만명의 인기 사이트로 발전하는 동안, 아무 데서나 '싸이질용 사진', 즉 이른바 '그림이 되는' 사진에 집착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근래에 신생아실 간호사가 아기들을 학대하는 사진이 퍼졌던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카데바 조각을 들고 사진을 찍거나, 시신을 경건히 해부하는 다른 학생들이나 교수 옆에서 태연히 V자를 그리는 등 몰지각한 사진들이 등장한 것도 '2010년판 신생아실 간호사 사건'일 뿐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업그레이드 네이트 타고 문제 확산

더욱이 이같은 인면수심 사진이 널리 대중의 눈에 순식간에 검색 결과라는 이름 하에 전달되는 길을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가 열어주고 있는 점도 함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에서 운영하는 싸이월드와 자매관계인 포털 네이트가 문제의 진앙지. 문제의 카데바 사진들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 네티즌들이 이번엔 댓글 등으로 "네이트 이미지 검색에서 카데바를 치세요" 등으로 서로 공유하는 불상사가 생긴 것.

   
  <사진=너무도 친절한 '네이트 시맨틱' 기능. 카데바만 치면 문제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사진들로 바로 넘어갈 수 있다.>  
   
   

실제로 싸이월드 관련 사진들은 네이트가 검색능력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최근 네이트는 연관 검색, 이른바 '씨맨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네이버와 검색력을 비교, 강조하는 '시맨틱 광고'로도 주목을 끌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 논란과 상관없이 각종 필요에 따라 '카데바'를 검색하는 경우, 이들 문제의 싸이월드 사진들이 함께 검색되어 나오는 문제가 있다.

결국 SK컴즈는 싸이월드 사이트 내에서 자체적으로 막아야 할 무책임한 사진들을 거르지 못하며, 이를 다시 SK컴즈 자매 관계 사이트인 네이트를 통해 널리 보여주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국내 포털의 자정 기능이 '음란물' 제어에 치중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이번 카데바 논란은 의료보건계 대학들의 학생 단속은 물론, 부적절한 사진이나 게시물들을 정화하는 데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할 과제 또한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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