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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웨스트 테러=알 카에다의 '일석삼조'

신아프간 전략 분쇄+지하드 이미지+오바마 재선시도 상처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12.26 10:40:19
[프라임경제] 알 카에다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강력한 일격을 가했다. 알 카에다가 성탄절 미국 여객기 폭탄 테러를 획책했던 사실이 드러나고 범인이 검거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문제는 미 정부의 아프간 '출구 전략' 시간표를 근원적으로 흔드는 상황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크게는 오바마 미 대통령의 성공적 연임 전략 밑그림마저 흔드는 불상사를 초래할 것으로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아프간 미군 증원 선언 열흘여 만에 '신속한 반격'

이번 사태는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미국 디트로이트에 현지시간 25일 착륙하기로 돼 있던 미 노스웨스트 여객기 기내에서 알 카에다 소속 범인이 직접 폭탄을 작동시키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시간 26일 아침 현재 알려진 바로는 범인은 가까스로 제압돼 폭탄 불발로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미 수사당국이 범인 신병을 인수해 강도높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미 당국의 숙적인 알 카에다의 공세 능력이 여전함을 과시한 것이라 특히 주목된다. 더욱이 미국 등 각국이 지난 9·11 테러의 악몽 이후 항공기 폭탄 테러를 막고자 보안 검색을 강화해 왔지만, 여전히 테러 시도를 모두 걸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아울러, 이번 문제는 오바마 정부가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증원 파병을 선언한지 불과 열흘여 만에 신속하게 보복 전술로 집행된 것이어서 오바마 정부를 당혹스럽게 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파병병력 규모를 증원하되, 자기 임기 중에 미군을 아프간에서 빼겠다는 '출구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선언에 따라 미 국방부는 미군 증파가 내년 여름에 완료된다고 14일 밝힌 바도 있다.

현재 새로 증파하기로 한 3만명 병력 가운데 1만6000명의 병력은 현재 아프간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모든 수가 완전히 배치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증파되는 미군 병력은 알카에다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의 일환인 한편 아프간 군병력과 경찰력을 훈련, 자국의 보안활동에 나서도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국 안방에서 또 한 번 테러가 일어날 뻔한 상황에서, 반전 여론이 비등할 경우 이런 전략에 차질이 없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체면 구긴 오바마, 재선 가도에도 생채기?

이로써 테러에 대한 강한 공세를 정책으로 내걸어 왔던 오바마 미 대통령으로서도 일단 여론의 역풍과 함께, 전략의 일정한 검토를 요청받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새해 미국의 신(新) 아프간 전략의 방향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전략 방향 변경은 결국, 오바마 미 대통령이 성공적인 아프간 문제 해결을 통한 재선 에너지 충전 카드를 버려야 할지 모른다는 가능성과 맞닿는다. 실제로, 유럽연합(EU) 최초의 한국인 안보전문역 조명진 박사는 19일 한국 언론들을 통해 "오바마의 신 아프간 전략은 3가지 측면에서 구 아프간 전략과 차이가 있다. 분명한 것은 18개월이 다다르는 2011년 7월은 오마바의 재선을 위한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신 아프간 전략은 정략적인 계산을 한 외교 정책 수립이지 군사작전에 입각한 전략이 아니라는 분석이 가능하다"며 재선을 위한 유력한 정치 게임으로서 이번 아프간 증원 계획과 그 뒤의 출구 전략을 분석해 냈다.

그런데 이런 유력한 카드가 결국 무력화될 위기에 처한 것. 결국 알 카에다의 폭탄 테러 능력은 여전함을 세계인이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됐고,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아프간 미군 증원 계획은 곤란한 지경에 처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오바마 재선 시도에도 상처가 될 것이라는 등 이번 테러는 항공기 폭발 실패에도 상당한 성공작이 된 셈이라는 풀이다.

◆'적의 명절' 성탄절에 테러=성전(지하드) 선언

문제는 또 있다. 알 카에다가 이번 사건을 굳이 성탄절에 기도한 것은 미국 등 서방이 가장 큰 명절로 여기는 날 항공기 폭발 사고를 만듦으로써, 자존심 붕괴를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으로 자신들이 이슬람 세계를 수호하기 위한 성전에 나서고 있다는 선언을 한 셈이고, 이런 이미지 메이킹은 향후 세계 이슬람 인구 중 상당수가 아프간 전쟁 등 미국 및 서방의 전략에 비우호적으로 흐르도록 촉구하는 셈이어서, 그 효과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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