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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키워드는 '항균과 손'

 

박광선 기자 | ksparket@empal.com | 2009.12.15 10:31:36
[프라임경제]2009년 동안 새롭게 출시되었거나 기존의 제품임에도 좋은 반응을 얻었던 제품들만 봐도 1년간의 트렌드가 한 눈에 들어온다. 시장을 통해 본 2009년은 신종 플루로 인한 손 씻기 열풍과 개인 위생 관리 중요성의 부각, 그리고 초식남과 건어물녀라는 신 인류의 등장, 경기 불황에 한 차례 데인 소비자들을 열광시킨 합리적 가격과 뛰어난 품질의 만남으로 압축할 수 있다.
   
 
   
 


2009년 한 해 동안 유통업계에서 가장 이슈가 됐던 키워드는 역시 항균과 손이다. 신종 플루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국내에서도 사망자가 나오는 등 공포심이 확산되면서 항균 핸드솝과 손 소독 청결제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생활용품 업계는 물론 제약 업계까지 관련 제품을 앞다퉈 시장에 내놨고, 시장 규모 역시 2008년 88억원에서 2009년 328억원(핸드솝 및 손 소독 청결제 합산 추정)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생활용품 전문기업 CJ LION(씨제이 라이온, www.cjlion.net, 대표 위규성)의 ‘아이! 깨끗해’는 기존의 항균 핸드솝 3종과 비누 1종 외에 ‘아이! 깨끗해 손 소독 청결제’를 추가로 출시하며, 온 가족으로 위한 항균 전문 브랜드로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아이! 깨끗해 손 소독 청결제’는 기존 손 소독제를 사용했을 때 손이 건조해진다는 소비자들의 불평을 반영해, 자주 사용해도 손이 촉촉하도록 보습성분을 강화한 것이 특징을 앞세워 후발 주자임에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애경은 지난 2008년 초 단종시켰던 손 세정제를 다시 부활시키는 한편, 손 소독제를 더해 오히려 제품 구성을 강화했다. 지난 해 판매가 부진하고 주력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블루칩 핸드워시’ 판매를 중단했었으나, 신종 플루로 인해 관련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시장 흐름에 발 맞춰 올 11월에 ‘항균 핸드 클렌저’와 ‘살균 핸드 젤’ 2종을 다시 출시한 것이다.

그 외에도 생활용품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각각 ‘해피바스 항균 내추럴 핸드워시’와 항균 전문 브랜드 ‘플로닉’을 출시했고, 대웅제약, 신신제약, 동성제약 등 제약업계에서도 손 소독제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었다.

사회 생활에는 열심이지만 집에서는 트레이닝복 차림에 맥주와 건어물을 즐긴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건어물녀, 연애보다는 개인적인 관심사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초식남은 2009년 새롭게 등장한 신 인류로 골드미스와 그루밍족의 뒤를 이었다. 초식남을 위해서는 꼼꼼한 자기관리를 위한 제품이, 건어물녀에게는 편리성을 강조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CJ LION이 지난 10월 출시한 ‘덴터시스템’은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를 통해 초식남 이미지를 굳힌 배우 지진희를 모델로 내세우며 4단계의 꼼꼼한 구강관리라는 브랜드 컨셉트를 명확히 한 케이스. 고탄력 초극세모 칫솔과 살균 성분 함유 치약 및 덴탈워시, 치간칫솔로 이뤄지는 다소 복잡하지만 확실한 구강관리법과 자기관리에 철저한 초식남 이미지를 결합해 출시 이후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필립스는 신제품 프리미엄 면도기 ‘드래곤플라이’로 초식남을 겨냥했다. 면도기 헤드 부분이 얼굴과 목의 곡면에 부드럽게 밀착돼 꼼꼼한 면도가 가능한 것은 기본. 탁월한 성능을 넘어서, 피부 자극이 최소화되었다는 점을 동시에 내세워 섬세한 초식남들을 마음을 흔들고 있는 것.

유닉스헤어가 지난 여름에 출시한 ‘미니고데기’는 당초 여성들을 타깃으로 했지만, 초식남 열풍 이후 남성들의 제품 관련 문의가 줄이어 주요 소비층 리스트에 남성을 더한 케이스. 휴대가 간편한 작고 귀여운 사이즈로 짧은 머리 남성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뭐든 귀찮게만 느껴진다는 이른바 귀차니즘이 몸에 밴 건어물녀들에게는 사용이 편리한 제품들과 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결해줄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한국스티펠의 ‘세비프록스’는 스트레스로 인해 문제가 생기기 쉬운 두피를 관리해주는 제품. 샴푸처럼 사용하면 항진균, 항염 작용으로 비듬과 대표적인 두피 질환인 지루피부염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주는데, 1주일 정도만 사용해도 효과를 볼 수 있는 신속함 때문에 더욱 인기. 손에 쏙 들어오는 컴팩트한 사이즈와 가운데 부분이 오목해 비눗물이 묻은 손으로도 편하게 잡을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LG생활건강의 ‘세이 거품형 오일 클렌징’은 클렌징 오일이 용기에서 바로 거품 형태로 나와, 흘러내리는 불편 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건어물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사례. 미세한 거품이 마스카라 등 진한 색조화장까지 한번에 지워줄 뿐 아니라 마른 얼굴에 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메이크업 클렌징을 빠르고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

유한킴벌리는 두세 번 물에 빨아도 찢어지지 않으면서도 행주에 비해 위생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스카트 빨아쓰는 키친타올’이 히트를 쳤다. 일일이 행주를 빨아 쓰기 귀찮아하는 건어물녀를 비롯한 현대인들이 뜨거운 호응을 보내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96% 성장하는 등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해부터 경기불황을 겪은 탓인지 2009년에는 소비에 조심스러운 경향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완전히 소비를 그만두거나 단순히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적은 돈으로도 고품질의 제품을 구입하고 싶어하는 소비 패턴이 특징. 흔히 고급 의류나 와인 등에 존재하던 세컨드 브랜드가 생활용품이나 화장품에도 등장하고, 패스트 패션 중에서도 너무 유행을 타기 보다는 기본적인 디자인과 좋은 품질을 내세운 브랜드들이 강세를 보인 것이 증거다.

CJ LION은 2009년 유명 세탁세제 브랜드 ‘비트’의 아우 격인 ‘제트’를 출시하며, 세탁세제 세제에 세컨드 브랜드 개념을 도입했다. 세탁력, 헹굼력, 항균 기능이라는 세탁세제의 세가지 핵심 기능을 강화한 고기능 세제이지만, 다양한 제품군으로 갖가지 부가 기능을 제공하는 비트와 달리 부가 기능을 최소화함으로써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것이 특징. 요즘 소비자들이 제품 구입 시 가격에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도 저렴한 가격 때문에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제품력이 바탕이 되어야만 선택한다는 것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개발한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인기 한방 화장품 브랜드 ‘한율’도 세컨드 브랜드로 볼 수 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설화수’가 대중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한방 성분을 강조하는 컨셉트는 유지하되 젊은 세대를 겨냥해 가격대를 좀 더 낮춰 출시한 브랜드가 ‘한율’. 두 브랜드 모두 국내산 고급 한방약재를 주원료로 하고 있지만, 백화점에서 주로 판매되는 설화수와 달리 한율은 홈쇼핑, 전문점 등을 통해 보다 저렴한 가격 정책을 내세우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아가방앤컴퍼니도 상류층을 대상으로 런칭했던 프랑스 라이선스 유아 의류 및 용품 브랜드 ‘엘르’가 인기를 끌면서, 세컨드 브랜드 ‘베이직엘르’를 잇따라 런칭했다. ‘엘르’의 인기 요인이었던 흰색, 빨강, 남색 등 기본적인 원색을 활용하는 컨셉트는 유지하되, 캐주얼한 느낌을 살려 실용성을 추구하고 가격대를 낮췄다. 또한 백화점 유통망을 중심으로 하는 ‘엘르’와 달리 ‘베이직엘르’는 할인마트를 중심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패스트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는 누구나 입을 것 같은 기본적인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 싼 가격과 달리 우수한 품질을 내세워 일본 시장에 이어 한국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유행에 민감한 옷을 선보이는 자라, 망고 등과 달리 소비자층이 다양한 것도 특징. 현재 매장 수 45개로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패스트 패션 브랜드 중에서도 성과가 단연 돋보인다.

유니클로에 자극 받은 토종 기업 이랜드는 ‘스파오’를 새롭게 출시하면서 전면전을 선언했다. 기획단계부터 유니클로를 경쟁 업체로 꼭 집어 철저히 벤치마킹하고, 명동에서는 매장도 바로 옆에 냈다. 유니클로와 마찬가지로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기본적인 디자인의 캐주얼 의류를 주요 품목으로 하지만, 2주에 한번씩 신제품이 들어와 패스트 패션으로서의 정체성도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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