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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떠나도 좋은 제도는 살리는 KB금융

황영기 전 지주회장 설계한 '통합'제도,사장 안시킬 듯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11.06 14:49:30

[프라임경제] '장강은 작은 시냇물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만 리를 도도히 흐를 수가 있다(長江不擇細流, 故能浩蕩萬里)'는 말을 되새기고 있는 것일까? KB금융이 자리에서 물러난 옛 CEO의 추진안을 용도폐기하지 않고 활용을 결정해 화제다.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이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계열사 시너지를 강조하며 추진했던 그룹시스템 사업이 내년부터 실행될 예정이다. 취임 당시부터 낙하산 논란으로 KB금융을 흔들었던 황 전 회장은 떠나는 것도 '직무정지 상당' 중징계를 금융당국으로부터 받는 등으로 세간의 화제를 뿌려 KB금융으로서는 어찌 보면 조용히 지우고 싶을 수도 있는 이름. 하지만 그가 추진하다 만 안건은 KB금융 내에 살아숨쉬게 됐고 이로 인해 KB금융 구성원들이 지나간 '황영기 사태'마저도 역사의 한 장으로 받아들이는 '화해'의 징표가 아니냐는 풀이도 낳고 있다.

KB지주는 계열사들의 고객 실적합산 시스템인 그룹통합로열티제도를 최근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그램은 내년 2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KB금융 계열사 중 한 곳 이상 거래하는 고객의 가치를 산정, 모두 합산하겠다는 것이다. 즉 KB 관련회사에서 증권을 하든 혹은 은행자유예금통장을 거래하든 그 평점이 모두 중앙에서 합산돼 이에 따라 등급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고객이 KB금융 계열사 어느 곳에서나 KB금융과의 거래실적을 바탕으로 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다른 시너지 프로그램인 그룹 고객관계관리( CRM) 마트도 추진 중이다.

고객정보가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것을 기준에 맞게 통합해 모든 계열사에서 그룹 고객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KB금융이 계열사간 벽을 허물고 컨버전스(융합) 효과를 누리게 하자는 어젠다에 KB금융 초대 지주 회장을 역임한 황 전 회장의 역할이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강정원 대행 체제로 바뀌는 중에 '황영기 사람' 몰아내기 논란마저 없지 않았던 얼마 전 사정과 달리, 이처럼 KB금융이 성숙한 발전을 점차 도모하는 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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