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새롭게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하나카드의 급여 기본 틀에 김 회장이 강하게 입김을 넣은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김 회장은 설립추진단이 은행식 체제를 답습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강하게 지적, 성과급 중심의 시스템으로 변경되도록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레드오션 카드 시장에 걸맞은 '야성' 길러주기위한 깊은 뜻?
이는 이미 '레드오션'으로 변해버린지 오래인 카드업계 특수성상, 은행식 마인드로 접근해서는 백전백패일 수 밖에 없다는 강한 염려에 뿌리내린 조치로 분석된다.
점유율면에서 롯데카드 수준과 도토리 키재기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하나카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야전에 강한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은 업계 내외에서 공감을 얻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 대대적으로 거론하면서 기정사실화했던 'SK텔레콤과의 연대' 문제가 해결나지 않은 사정 속에서, 기존 은행조직에서(하나카드는 은행계 카드로 은행업무에 수반된 조직 형태로 볼 수 있었음) 카드사로 이동하는 직원이나 새롭게 밖에서 경력입사를 한 직원 모두에게 '문제 난이도'는 더 높아졌는데 '성과 채근만 더 한 셈'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즉, 하나카드가 하나금융지주, 좁게는 하나은행의 연계망을 백그라운드로 이용해 영업을 펴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과 함께 2300만 SK텔레콤 가입자를 기반으로 더 넓은 세상으로 뻗어나갈 일말의 가능성이 하나카드의 매력이었는데, 지금 두번째 문제가 일단 거론 불능이 된 지경이기 때문.
결국 거시적으로 보면 통찰력에 기인한 발언이겠으나, 미시적으로 보면 지주사 차원에서 카드사측에 '무한경쟁 제로섬 게임'을 독려한 셈이나 다름없다는 쪽으로도 못 볼 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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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운데가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 |
◆언제는 골드만에 강하게 부탁하더니?
김 회장의 이같은 무한경쟁 독려 요인술은 처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하나금융지주는 투자은행(IB) 업무를 위해 데려온 IB 전문가들을 속속 떠나보낸 바 있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일신상의 사정, 인력 구조 배치상 필요에 따른 구조조정, 그리고 2008년 하나금융지주 전반을 흔든 태산LCD 등 파생상품 실패 역풍 건 등에 대한 신상필벌 등이 언급된다.
하지만 이런 IB 인력 퇴사 문제의 와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지난해 11월, 이찬근 하나IB증권 사장 사표 문제다. 이 사장은 취임 14개월만에 사표를 제출해 재임 기간이 짧은 점이 눈길을 우선 끈다. 물론 일부에서는 하나대투증권과 하나IB증권이 합병하는 상황에서, 2인 대표 체제로 가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생각해 스스로 용단을 내렸다는 평도 있다.
그러나, 이 사장의 경우 2007년에 김승유 회장이 몸소 나서 하나금융그룹 내에 IB 조직을 만들어달라는 제의를 골드만 삭스 측에 전달하면서 이동을 성사시킨 케이스다.
결국 문제가 생기면 바로 떠나도 잡지 않을 사람을 상당히 거창한 명분을 통해 지주사 회장 스스로가 나서 영입한 만큼, 김 회장이 체면을 스스로 깎은 케이스로도 볼 수 있다. 아울러, '인적 자원의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주식시장에서 말하는 회전율 개념은 거래가 활발함을 말하고, 이 비율이 높은 경우 투자자의 판단이 빠르고 자금의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볼 수 있음) 읍참마속식 방침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도 요약할 여지가 높다.
아울러, 치열한 경쟁 끝에 살아남는 사람만 평가받는 '라스트맨 스탠딩'식 인사 정책으로도 볼 구석이 없지 않아 논란도 향후 불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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