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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고성장 베트남을 잡아라"

현지전문가 파견등 적극성…현지규제법령 등 장벽 걸림돌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10.23 09:21:38

[프라임경제] 국내은행들은 2000년대 들어 해외 영업 개척은 소홀히 하면서 무리한 자산 확대 경쟁을 펼쳤다는 평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따라 경제 환경에 비해 몸집이 커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 상태였고 이번 국제 금융위기 국면에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재정비와 수익다변화를 위한 해외 시장의 적극적인 개척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는 결국 이익 창출의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 해외진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이번 경제위기의 충격이 적고 성장잠재력이 커 눈길을 끌고 있으며 그중 회복이 빠른 베트남에 은행들이 눈길을 주고 있다.

◆왜 베트남인가? 강한 회복력과 넓어진 대한(對韓) 교류 매력

   
  <사진=베트남은 가난하고 폐쇄적인 공산주의 국가 이미지를 벗고 성장 저력을 가진 동남아 주요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공산주의 지도자 호치민이 도안되어 있는 1000동 지폐>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베트남이 지난 3분기(7∼9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포인트 높은 5.8%의 성장을 기록한 데 따라 IMF가 올해 성장 전망치를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IMF는 올들어 지난달까지 9개월 동안 베트남은 전년동기의 3.5%보다 1.1%포인트 높은 4.6%의 성장세를 기록함에 따라 올 한해 성장 전망치가 최소한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 정부 스스로가 5%를 전망했던 것과 흡사한 지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역시 지난달 25일 내놓은 'ADB 연례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이 올해 4.7%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베트남 정부가 대출이자 보조와 법인세 감면 등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추진해 왔고, 세계 경제도 회복세에 들어서고 있는 분위기인 점도 빠른 경제 성장세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 우리 경제계 역시 발빠르게 '되살아나는 신흥시장' 베트남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도 하다. 한국과 베트남간 교역 및 산업 협력이 대폭 확대되도록 이명박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 일정에 베트남을 포함시킨 것은 그 중 한 예이다. 21일 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수행으로 따라갔던 지식경제부 최경환 장관이 베트남 측과 무역구제, 광해방지 및 의료정보화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정부간 교류 물꼬가 일단 업그레이드됐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베트남 진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금호타이어, 금호건설, 대우건설, 대한통운, 금호렌터카, 금호고속 등을 진출시켜 놨고, 포스코도 최근 동남아 최대인 연산 120만t 규모의 내영강판 공장을 베트남에 준공했다. 두산중공업은 화력발전소 건립 계약을 앞두고 있다.

◆CEO 직접 챙기고, 현지전문가 앞세워 진출 물꼬

이렇게 우리 나라 기업들의 현지 진출 과정에 파트너로 동반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다, 현지 시장 개척을 통한 잠재적 시장 구축 매력 역시 높은 것 또한 베트남 시장의 장점으로 꼽힌다.

베트남은 현재 은행 이용 인구가 10%수준에도 못 미치는 등, 앞으로 은행업 성장의 잠재력이 높다. 이는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 공산화 과정을 겪었던 동남아 지역 국가들의 패턴과 유사하지만, '도이모이' 개혁으로 경제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앞으로도 고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베트남이 이들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가장 앞서고 있는 것은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오는 11월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베트남 호치민에 단독 현지법인을 출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현지 대기업을 상대로 기업금융 영업을 벌이기 용이해진다. 현재 신한은행은 호치민지점을 갖고 상업은행으로서의 기능에도 입지를 굳히고 있으며, 이번에 단독 법인 허가를 얻어냄으로써 베트남 시장에서 한결 위상을 강화하게 됐다.

   
  <사진=국민은행의 2007년 호치민 현지사무소 개설 기념사진>  

KB국민은행은 2007년 현지사무소를 호치민에 개설해 갖고 있다. 현재는 현지 지점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의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한 뒤 단계적으로 현지 영업망을 확충해 베트남에 들어와 있는 각국 은행과 경쟁에 나설 방침이다.

하나은행의 경우도 베트남 진출을 모색해 왔고, 금융위기 등의 여파 속에서도 현지사무소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세계 경제 회복 국면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하나은행 역시 이 사무소를 기반

   
  <사진=우리은행 김영실 지역전문가. 베트남 유학 경험이 있어 현지 영업력 확장 과정에 첨병으로 발탁됐다.>  
으로 지점으로의 확대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이덕훈 전 행장 시절 이미 현지사무소를 개설했고(2002년), 현재는 지점으로 승격돼 있다. 더욱이 우리은행은 '지역전문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베트남에 지역전문가를 지난 여름 파견해 영업망 강화 포석을 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금융 시장 보호망 걷힐 2012년까지 버티는 게 관건

하지만 이들의 베트남 활동이 마냥 쉬운 것만은 아니다. 베트남은 현재 걸음마 단계인 자국 금융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은행의 예금유치한도를 납입자본금의 800% 선에서 동결하고 있다. 선뜻 투자를 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 이에 따라 2012년부터 제한이 완전히 풀릴 때까지 내실을 기하면서 망을 확장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후 시장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현지 시장 점유율 전쟁이 본격화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밑그림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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