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때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다 애물단지의 대명사로 전락했던 펀드가 좀처럼 화려한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꾸준히 자금이 이탈하는 조짐이 보이면서 대이탈 현상, 이른바 ‘펀드런’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경제위기 속에서 가슴앓이를 했던 투자자들이 많았던 만큼, 이들이 본전을 회복하자마자 손을 털고 떠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6일 기준으로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24일째 자금이 이탈하며 최장기 연속 순유출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금융투자협회 기준).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6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유출 기록이었던 작년 10월8일~11월4일, 20일 연속을 넘어 순유출 기록 경신이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같은 날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142억원이 나가 하루 만에 순유출세로 전환됐다. 즉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엎치락뒤치락이 이어지고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이는 해외 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연말에 끝나는 데 따른 효과가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시장 상황이 나쁜 상황에 이탈하는 펀드런과 이익 실현을 위한 이탈은 다르다는 점에서 펀드 자체가 몰락하는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 각종 펀드의 약점을 보완하는 상품과 함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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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오르면서 지난해 속앓이를 했던 펀드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 유출액이 늘고 있다(도표=16일 솔로몬투자증권 주식형펀드 분석). |
◆해외펀드의 매력 ‘절세형·환헤지형’
해외펀드 투자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연장되지 않는 것으로 정부 방침이 정해지면서, 내년부터는 해외펀드에서 발을 빼야겠다고 마음먹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세제혜택을 유지하는 아이디어 상품이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국민은행과 KB운용은 최근 한국과 중국시장에 동시에 투자하면서 세제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KB韓中황금분활펀드’를 내놨다. 한국과 중국시장에 7:3비율로 투자하는 이 펀드에 금년 안으로 적립식 가입을 하면 국내 투자수익은 물론 중국 투자수익에 대해서도 3년간 비과세 및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말까지 가입이 가능한 장기주식펀드는 펀드 자산의 60% 이상만 국내 주식에 투자하면 3년간 비과세 및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도록 돼 있다. 이 같은 구조적 이점을 해외펀드 이탈 현상 해결에 응용한 것이다.
한편, 해외펀드 투자를 연말 이후에도 진행하고 싶은 수요도 존재한다. 이는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를 사실상 부양한다고까지 일컬어지는 상황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브라질·러시아의 현지 주식시장 호황 때문에 이들 국가에 대한 펀드투자가 절망적이지만은 않기 때문.
원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환헤지형(환율 부담 회피) 펀드를 들면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 폐지로 인해 쓰린 속을 조금 달랠 수 있다. 환율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는 경우에는 환헤지가 극약이 되지만, 지금처럼 연내 1130원선(삼성경제연구소), 내년에는 세자릿수(CS 등 해외 기관 보고서)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는 환헤지형 펀드가 눈길을 더 모으게 된다.
‘블랙록월드골드증권투자신탁 A클래스‘(환헤지형), ‘삼성차이나2.0본토증권자투자신탁1 A형’(환헤지형) 등은 같은 상품 중에 비환헤지형과 헤지형이 존재하는 경우다. 실제로 현재 환율 사정에서는 같은 해외투자상품이라도 환헤지형이 좀 더 나은 수익을 보인다. 제로인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차이나A Share증권자투자신탁 A형’의 경우 비환헤지형의 1개월 운영 수익이 -6.21%, 환헤지형은 -1.41%로 손실폭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새롭게 해외펀드 투자에 관심을 갖고 진입하려는 경우라면 이 같은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
◆금투자 펀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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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많이 올라 실물 금 투자에 나서기엔 이미 늦었다는 평가도 있으나, 금 펀드에 가입해 적립투자를 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지적도 많다.(사진=신한은행 제공)> |
금펀드는 달러 약세 국면 속에서 대체화폐인 금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상황의 덕을 보고 있다. 상품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는 금값의 2배 상승론을 펴 눈길을 끌고 있다. 로저스는 최근 “금값이 상승을 지속해 온스당 최고 200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며 금투자에 대한 전망을 밝힌 바 있다. 중동 국가들 역시 석유 거래에 달러 대신 새 지역통화를 마련해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당분간 금 결제를 하는 문제를 검토하기도 했다는 보도 역시 나온 바 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더블딥’ 염두에 둬야
최근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는 국면에서 이른바 더블딥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더블딥은 경기가 회복되는 것처럼 보였다 재차 하강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 하딩 미 대통령이 1930년대 대공황 와중에 일시적 경기 회복 국면에서 “공황은 끝났다”고 말했으나 이후에도 미국 경제가 다시 하강한 적이 있다. 이런 더블딥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더블딥으로 간다는 전망은 많지 않다”고 말했고, 14일 번유니언 서울 연차총회에 참석한 제임스 아담스 세계은행 부총재 역시 “더블딥 우려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처럼 “상황에 따라 심각한 더블딥 우려가 있다”(14일)는 주장을 펴는 비관론자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 더블딥이 없이 경기회복이 이뤄진다면 어떨까? 1997년 당시 일부 금융기관들이 부실화된 기업들의 채권을 구입했다 이후 경제사정이 호전되면서 이익을 남긴 것을 기억하는 이들은 이같은 더블딥 논쟁을 오히려 돈벌 적기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투기 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이른바 하이일드(High-Yield) 펀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16일 제로인 자료에 따르면, 우량채권펀드가 0.16% 수익을 올리는 동안, 하이일드채권펀드는 0.30% 수익률을 보였다.
우선 해외의 하이일드채권펀드로는 ‘얼라이언스번스타인운용 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종류형C’, ‘프랭클린템플턴 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ClassA’, 슈로더 글로벌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H(채권-재간접형)종류C‘ 등이 있다. 국내기관이 내놓은 상품으로는 ‘동양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채권2Y- 1’, ‘하나UBS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10채권 1’ 등이 있다.
이렇게 경제위기 여파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시장 사정을 주시하는 한편 틈틈이 틈새시장도 찾으면 펀드의 매력은 여전히 눈여겨볼 만 하다는 것이다. 펀드가 일부 자금 이탈이 정리하고 재기할지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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