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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나가모리식' 경영마인드 도입하나

신입직원 위화감 등 은행계 사정 속 자발적 헌신 포석 눈길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10.14 11:41:02
[프라임경제] "스스로 불타오르는 자와 옆에서 불타면 같이 불타는 자, 아무리 해도 불타오르지 않는 자가 있다. 아무리 해도 불타오를 줄 모르는 자는 조직에서 원하지 않는다"

유명 모터 업체 일본전산(日本電産) 사장 나가모리 시게노부(永守重信)의 이 발언이 새삼 남대문 신한빌딩을 장식하고 있다.

나가모리 사장은 우리 식으로 따지면 전문대를 나와 30대 전에 창업, 굴지의 모터 회사를 키운 자수성가형 인사다.

◆창조적 워커홀릭형 신입직원 좋아하는 게 나가모리식 경영

이 회사의 독특한 경영 마인드는 이미 우리 나라에서도 연초에 관련 서적 '일본 전산 이야기'가 출시돼 여름에 70쇄 이상이 팔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신한빌딩 엘리베이터 등에 나가모리 사장의 발언이 소형 액자로 전시되면서,이런 나가모리 식 경영혁신을 신한은행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징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신한은행 이백순 행장은 실제로 사석에서도 나가모리 스타일 경영에 강한 관심을 표명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나가모리 식 경영혁신은 학벌이나 각종 공인 지표(이른바 스펙으로 일컬어지는)에 집착해 사람을 뽑기 보다, 창조적으로 일할 수 있고 채용을 고마워 할 줄 아는 사람, 멍하니 시키는 일을 오래 하기보다 알아서 창조적으로 머리를 쓰는 워커홀릭형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야단을 치면 혼난 내용에서 배울 점을 찾을 줄 아는 인재를 높이 평가, 칭찬해서 키우라는 주요 경영 이론에 반기를 들고 있기도 하다.

이런 독특한 인재관으로, 일본전산은 3류대 출신, 타사에서 모두 떨어져 들어온 낙오자들을 주로 받아들인 가운데서도 오히려 일류대 출신으로 가득찬 선발업체들을 모두 따라잡아 굴지의 기업으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이런 나가모리 사장의 멘트가 엘리베이터를 장식했으니 상당히 긴장할 만한 사항인 것.

하지만 이런 사정은 특히 신한은행 뿐만 아니라 은행계 전반이 임금 문제, 생산성 문제, 수익창출 우려 등 난제로 고심 중인 사정 속에서 이 행장이 꺼낸 특단의 대책으로 풀이된다.

   
  <사진=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입지전적 성공신화를 쓴 인물로, 나가모리 일본전산 사장의 경영 마인드에 특히 공감할 여지가 높다는 풀이다.>   

◆이백순 행장 역발상에 눈길

신한은행의 경우 4000만원대 초반의 초봉 사정에서 3000만원대 선으로 초봉이 조정돼 이번 신입 직원부터 적용을 받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같은 일을 하는 기존 직원들과 이번 연도 입사 이후자의 위화감 문제 등으로 벌써부터 논란을 낳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앞으로 임금이 떨어지므로 증권가 등에 비해 (은행이) 우수 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류의 우려섞인 전망도 존재해 은행계로서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기도 하다.

이 행장의 경우는 나가모리 식 경영에 눈길을 줌으로써 이 문제를 오히려 직원들의 정신 무장을 통해 다잡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신한은행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금년 기준 200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채찍질이 부족하다는 역공(?)으로도 읽힌다.

◆"행장이랑 같이 그만둘래?" 하나은행식 구박보다 더 무서운 "불타올라라"주문

신한은행의 경우, 향후 우수인재를 다른 곳에 뺏기는 경향이 생기더라도, 창조적으로 일에 빠져 들 인재만 들어오면 얼마든 상황을 주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각오로도 풀이된다.

신한은행의 경우 신한금융그룹 매출 비중에서 점차 비은행권 계열사들에게 점차 내주고 있어, 더 분발이 요청되는 상황이라 이런 각오가 예사롭지 않다는 해석이다.

이런 이 행장의 행보는 "실적이 이러니 승진은 없다. 나도 진퇴 문제를 각오할 것"이라고 몸소 직원들을 다그치고 있는 하나은행 김정태 행장 등 경쟁업체 수장들의 행보보다 더 강도높은 인력정책이라 향후 성과면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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