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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부행장은 '행장님' 방패?

최고책임자 행장은 정작 국감증인 배제 '수박겉핥기'될라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10.08 14:40:48

[프라임경제] 2009년 국정감사에서 시중 은행장들은 증인 출석 요구를 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행장급에게 총대를 매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는 금융감독당국과 은행권을 상대로, 시중은행들의 해외 부실투자 책임 문제에 대해 강도높은 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됐다. 더욱이, 금융계 총아로 떠오르던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까지 낙마시킨 CDO(부채담보부증권), CDS(신용부도스와프) 부실투자에 대해 감독당국이 제대로 대응했는지도 도마에 오를 것이란 예상을 낳으며 화제를 모았다.

◆행장보다는 실무임원인 부행장이 적합?

황 전 회장의 우리은행장 근무 시절 파생상품 부실투자 문제와 함께 부각될 키코(KIKO), 피봇(PIVOT) 등 외화파생상품 계약 판매와 관련, 다시 황 전 회장 등 거물은 물론 하나은행, 농협 등에서 은행을 대표하는 행장들의 행차가 불가피할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 전 회장의 출석이 원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행장들의 국회 출석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무위는 또 국감에서 다뤄질 키코(KIKO), 피봇(PIVOT) 등 파생상품과 관련해 씨티은행과 하나은행이 출석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출석 요구 대상은 행장이 아닌 담당부행장으로 한 격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농협 역시 엔화대출 문제와 관련해서 증언대에 나설 것을 요구받지만, 농협 역시 부행장 직급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서는 공사다망한 행장을 불러다 대기시키느니 차라리 업무 연관성이 높은 해당부문 임원을 부르는 게 낫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실적 악화 논란 불거져도 최고책임자 아닌 부행장급이 답변?

이하지만 이같은 출석 요구가 관행으로 굳는 것도 문제라는 해석도 나온다. 자칫 행장 등 수장이 답해야 하는 일에 부행장을 '방패'로 세우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지난해부터 논란이 된 파생상품 문제로 2008년 국감장에도 여러 은행장이 출석을 요청받았다.

하지만 김정태 하나은행장, 신상훈 당시 신한은행장(지주사 사장 영전), 데이비드 에드워즈 SC제일은행장,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이사회 의장으로 이동) 등은 자리에 나오지 않았고 하영구 씨티은행장만 출석, 답변을 한 전례가 있다. 결국 불러도 안 오는 행장들과의 힘겨루기에 패배, 적당히 타협을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 의문으로 남는다고 할 수 있다. 

하나은행 등은 이번에도 다시 출석을 요구받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해에도 안 나온 김 행장이 이번에 출석할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우려가 제기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번 국감에서 행장 소환 자제 문제는 행장들의 위력을 과시하는 또 하나의 해프닝으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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