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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유량 적은 한국, 문제없나?

외신 "석유구매시 황금결제"보도·포트폴리오 문제 등으로 관심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10.07 09:00:46
[프라임경제] 금으로 석유를 사는 시대가 오면 한국은?

외신이 달러를 배제한 유가 결제 시스템 등장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동국가들, 달러 배제한 석유 구매 시스템說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는 6일 중동 국가들이 중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 등과 함께 석유거래에서 달러 대신 사용할 '통화 바스켓'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 통화 바스켓에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유로화 등이 포함될 가능성과 함께 중동 지역 기구인 걸프협력회의가 유로와 비슷한 지역 단일 화폐를 만들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새 통화 수단이 등장하기 전인 2018년까지는 금이 결제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된 것.

◆한국은행 금본위제 총괄한 경험없어 금 보유량 적어

일단 중동 국가들이 이를 부인하고 있고 세계 기축 통화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달러의 위상이 하루 아침에 흔들리기도 어렵다는 현실론이 따라붙고 있지만, 금의 가치와 금 보유량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 각국은 귀금속인 금을 오랫동안 화폐로 사용해 왔다. 중앙은행권이 등장한 이후에도 금본위제(화폐와 금을 연동시키는 것)를 통해 금의 위상이 보장돼 왔다. 하지만 미국 달러화가 금본위제를 포기한 이후에는 금은 예전과 같은 위상을 보장받지는 못하고 자산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접근이 이뤄져 왔다.

우리나라는 특히 광복 이후에는 금본위제를 해본 적이 없는 관계로 필요를 못 느껴 금 보유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은 선진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봐도 문제

하지만 이런 금본위제 경험이나 보유 필요성이 없다고는 해도 선진국 중앙은행 대비 너무 적은 금 보유량은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나라 금 보유량은 세계 103개 국가 중 56위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규모(국내총생산 기준 세계 15위)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세계금위원회(WGC)가 금년 여름 내놓은 세계 103개 국가의 금 보유 현황(6월 말 기준)에 따르면, 한국은 14.3t을 보유해 세계 56위를 기록했다. 1위인 미국(8133.5t), 2위 독일(3412.6t), 8위 일본(765.2t)은 물론,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도 보유량이 떨어진다. 대만은 423.6t, 필리핀은 154t, 싱가포르는 127.4t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당시 조사 결과는 외환보유액 대비 금 보유 비중도 밝혔는데, 한국은 0.2%(1월 말 금값 기준)에 불과해, 전 세계 평균(10.1%)의 50분의 1 수준이었다. 미국(78.3%), 독일(69.5%), 대만(3.8%), 일본(2.1%) 등에 비하면 미미한 구성 비중이다.

결국 보유의 절대량 문제가 아니라 국부(國富)의 관리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 금 비중의 왜소화로 드러나고 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실제로도 금년 봄 기준으로, 외환보유액 구성은 미 국채(5월 말 현재 374억달러)를 포함한 유가증권에 87.8%가 몰려 있고, 화폐 기준으로 보면 달러화 자산에 반 가량을 의존하며(금년 기준으로는 대략 64%) 나머지가 엔화, 유로화 등으로 보유돼 있다. 결국 달러화에 극히 치우친 자산 운용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달러화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이같은 구성은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다.

금의 가격 변동이 워낙 심한 데다, 이자도 없어 원금 보장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등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금 보유량 증대 문제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데에도 이유는 있다. 더욱이, 가격도 이미 오를 대로 올랐기 때문에 지금 당장 금 구매에 대거 에산을 투입하는 것도 효용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외환보유액을 늘려가는 과정에서 금 보유 비중을 점차 높이는 문제에 대한 검토 필요성은 이번 석유 결제 대금 시스템 변경 해프닝에서 보듯, 필요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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