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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원체제 강화 '이상의 양수겸장 'KB금융 인사'

외환은행 인수전 앞둔 전투화 끈 고쳐매기 분석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10.06 16:54:25
[프라임경제] 5일 KB금융의 일부 인사안이 발표되면서 '강정원 체제' 구축이라는 해석이 무성한 가운데, 강정원 KB금융 회장 대행의  인사 구상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5일 최인규 KB국민은행 전략·재무담당 부행장이 KB금융지주 전략담당 부사장을 겸임토록 하는 등 고위급 인사안을 발표하고, 6일에는 일부 부서장 이동을 단행했다.

이에 따르면 신현갑 KB금융지주 재무담당 부사장이 KB국민은행 재무담당 부행장을 겸임한다. 대신 신 부사장은 은행의 감사위원에서는 물러난다(6일자 공시내용).

이로써, 은행과 지주 모두가 이른바 '강정원 사람'으로 채워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게 나오고 있다.

더욱이 강 회장 대행이 자기 사람 심기를 하면서, 그렇잖아도 지주 구조 내에서 은행 비중이 타금융지주에 비해 기형적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높은 폐단이 더 강화되는 게 아니냐는 성급한 해석까지 나온다.

◆'강정원 친정체제' 위한 전진배치 이동은 부수적일 뿐

특히 이런 상황은 일부 부서장이 갈 곳이 없어지는 상황 등까지 맞물리면서 함께 이야깃거리를 낳고 있다. 또 강 행장은 김정태 전임 행장으로부터 자리를 물려받으면서 김정태 사단으로 분류되던 인사들을 교체한 바도 있어 이런 해석에 힘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은 본류가 아니고 체제 일원화에 주안점이 있다는 해석 역시 낳고 있다.

지난 해 9월 지주사 출범 이후 강 행장은 자신이 그려온 그림의 많은 부분을 새롭게 나타난 황영기 초대 KB금융 회장과 조율하지 않으면 안 됐다. 이에 따라 당시 이원화됐던 지주와 은행의 전략, 재무 담당 임원 라인이 이번 인사안을 통해 다시 일원화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 부사장의 부상은 M&A전을 위한 사전 판짜기라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강정원만의 'M&A' 색깔 다시 칠할 적임자 재기용

즉 자신과 함께 과거에 추진했던 M&A 전략을 좀 더 가다듬고 새로운 M&A를 구상할 사람을 찾다 보니 인연이 있는 사람이 아무래도 낫지 않았겠냐는 풀이다.

특히 외환은행의 매각 건이 이번 정권 들어 다시 시동을 거는 모습이어서, 강 행장으로서는 과거 탐을 냈던 이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역전의 용사'인 최 부사장에게 권한 강화 승부수를 걸지 않을 수 없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최 부사장은 실제로 2006년,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국민은행의 인수팀 실무책임자를 맡았던 경험이 있다. 과거 국민은행은 외환은행 인수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왔고, 2006년 우선협상 대상자로 내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한 법원 판결 이전에는 론스타의 매각을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외환은행 인수 기회를 놓쳤다. 사실상 '당국의 정책적 판단에 의해 빼앗긴 M&A'라고도 할 수 있을 뿐더러, 이때 주요 치적으로 이를 성사시켰다면 강 행장이 지주사 출범 당시 첫 지주회장 자리를 황 회장에게 넘기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부분도 있다. 강 대행체제의 KB로서도 어쨌든 이 문제에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다는 것.

◆증자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으로 눈 돌릴 경우 대비 필요성

이런 사정이니 강 회장 대행으로서는 충분히 가능한 포석을 두고 있다는 풀이다.

실제로 2005년 하반기에도 강 행장은 2006년 인수협상자 선정을 위한 전면전을 앞두고 대형 인사를 단행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을 정도로, 중요 사안 앞에서는 '과단성 있는' 인사에 치중한 전례가 있다.

당시 강 행장은 김정태 전 행장의 사람으로 분류되던 이성규 당시 부행장(이후 하나금융 부사장 역임)으로부터 업무지원 본부장직을 회수, '다크호스' 김정민 당시 부행장에게 내준 적이 있다.

금융계는 당시 김정민 당시 부행장의 자리 이동에 주목했다. 강 행장이 당시에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을 천명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강 회장 대행의 외환은행에 대한 애정과 그로 인한 과감한 인사 스타일이 이때에 이어 또다시 반복되는 셈이다. 김정민 카드는 아니지만, 그때 실무진 스타 플레이어었던 최인규 카드를 다시 강조한 셈이다.

이런 상황은 행여나 일단 우리금융 인수설이 흘러나오자 '유상증자설은 아직 실체가 없다'며 물러선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으로 고개를 돌리는 상황에 대비해서도 유용한 무력시위일 수 있다. 과거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전 패배를 잊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강 회장 대행의 이같은 인사안 발표는 전열 정비 의미도 갖는다.

결국 이번 KB금융 인사는 자기 사람 심기보다는 각종 목적을 겸비한 다목적 카드라고 해석하는 데 주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강 회장 대행의 고심을 엿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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