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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 하나금융號,카드 분사·M&A 암초 어쩌나

09년 핵심 과제들, 시장 반응 냉랭·인연깊은 SK 태도돌변에 제동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10.05 11:49:37

[프라임경제]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행보에 연이어 제동이 걸리고 있다. 휴면예금 활용을 통한 저신용층 지원 문제에서 중임을 맡은 데다(휴면예금관리공단 이사장) 주요그룹들이 이른바 이 '미소재단'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욱일승천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그가 회장으로 있는 하나금융쪽은 여러 난제를 만난 상황이다.

◆타은행 M&A 인수설 나오면서 주가 폭락 등 후폭풍

우선 하나금융의 유상증자 후 주가폭락 문제가 예사롭지 않다. 하나금융지주가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문제에 있어, (특히 우리금융을 노린) M&A 자금 마련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등 이번 하반기에 하나금융지주가 금융권 M&A의 주인공으로 등극할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뒤 10.87% 급락하는 등 차가운 반응을 5일 오전 현재 보이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 간에 장기적으로 가치 상승에 도움이 된다는 설과 부정적 견해가 엇갈리는 가운데, 결국 시장은 M&A 문제에 별반 환영의 기색을 보이지 않은 셈이다. 이는 가치 하락 문제에 주목했다는 점 외에도 체력에 대한 근원적 물음까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이 하이닉스에 관심을 표명한 후 외국인 등의 외면을 겪은 것과 비슷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승승장구 하나금융, 특혜 논란은 부담스러워

김승유 회장이 과거부터 하나금융 성장을 이끌어 온 것을 감안하면 금년 들어 SK그룹과의 카드사 분사와 지분 매각 협상 등이 예정보다 1달 늦어진 점, 이번 M&A 추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나타난 점 등은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하나금융이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이 자금이 우리금융이나 외환은행을 인수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에서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이 유리하기 위해서는 우리금융의 외국 자본으로의 매각이나 단일지배주주 없이 쪼개팔기 없이 주식 교환 방식을 고집하는 경우가 가정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특혜 시비를 피할 수 없고, 고려대 코드 논란, 이성규 전 하나금융 부사장의 배드뱅크 사장 영전 등 현정부와 밀월 관계를 의심받는 하나금융으로서는 과거 서울은행 이상의 역풍을 도외시하기 어렵다. 

하나은행이 오늘날의 하나금융지주로 급성장한 한 발판인 서울은행 인수 당시에도 이같은 특혜 논란이 불거진 적이 있다는 점에서 하나금융지주에 특혜를 주는 방향으로 물꼬를 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풀이다.

하나은행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은행을 인수하면서 일명 '역합병 방식'을 택했다. 우량한 은행이었던 하나은행이 당시 이월결손금이 6조1000억원이나 되는 서울은행을 합치는 과정에서, 서울은행이 존속법인이 돼 하나은행을 합병하고 나중에 상호를 하나은행으로 바꿨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하나은행이 법인세를 절약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낳았다. 실제로 합병 추진 당시, 정부는 법인세 감면효과는 3000억∼4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고, 은행계는 이를 초과, 최고 1조원 가까이 될 것으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나카드 분사 문제서 SKT와 이견…자기 손으로 살려냈던 SK와 힘겨루기

한편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 산하로 돼 있는 하나카드를 분사시키는 과정에서 SK텔레콤을 파트너로 삼을 계획이었으나, 이 문제 역시 삐그덕거리고 있다.

아니러니컬한 것은 일찍이 카드사 분사 과정 초입부터 언급된 것처럼, 하나금융지주가 SKT의 모기업인 SK와 인연이 깊다는 것.

하나은행은 과거 SK가 소버린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 주거래은행으로서 이 경영권 공격을 막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하나은행장이던 김승유 하나금융회장은 기자들이 회의장을 떠나는 것을 막는 등 협상에서 배수진을 치고 외국 채권기관들을 압박해 문자 그대로 '백기사' 역을 자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인연에도 불구, 이미 전인구의 95% 이상이 가입, '레드 오션'으로 변해 버린 통신 영역에서는 미래의 파이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SKT로서는 이번 카드사 투자에서 최대한 유리한 구도로 만들기 위해 하나금융지주측과 줄다리기 중이다.

하나금융지주로서는 발등을 찍혔다며 서운함을 느낄 수도 있는 대목이지만, SKT로서나 SK그룹로서는 과거의 은공보다는 성장동력을 택한 모습이다.

이렇게 하나금융지주의 중요 사업 포인트들이 모두 제동이 걸리는 가운데, 하나금융지주가 어떻게 이를 돌파해 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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