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비정규직 보호법 개정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정부, 노사간의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해고통지를 받고 직장을 떠나는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 한 직장에서 2년 정도 근무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그 대상으로 은행권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07년 7월부터 시행된 비정규직 보호법에 따라 은행업계도 다음 달부터는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근로자를 의무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근로자의 무기계약 전환 등 뚜렷한 해법이 없어 6월 임시국회에서의 결과 여부를 관망하려는 은행들이 대다수다. 따라서 여야의 법안처리를 놓고 은행권들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은행권 “내코가 석자”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450명의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으며, 남은 인력은 업무성과 등을 고려해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의 경우도 지난 4월 106명을 전환했고 600명의 대상자들 가운데 올해 안에 350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환 계획을 밝인 외환은행은 430명의 대상자 중 100명을 전환하기로 밝혔지만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의 경우 무기계약직의 전환 숫자를 놓고 노사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해 은행의 한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입장에서는 무조건적인 정규직 전환이 부담스러운 부분”이라며 “근무성적이 우수한 직원들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정규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이 안 된 경우에 대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비정규직)계약연장을 하거나 이직을 통해 다른 직장을 찾아야 하지 않겠냐”고 답해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비정규직법 자체는 좋은 의도로 만들어졌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실제현장에서 불완전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도급쪽이나 파견직 전환자에게는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비정규직 고용기간 2~4년으로의 유예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게 손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여야 이견차, 결국 근로자만 피해
한편, 정부는 여당에게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6월 국회에서 통과시켜달라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한나라당은 지난 8일 비정규직의 사용기간을 2년으로 규정한 현행 비정규직법을 그대로 유지하되 해당 조항의 적용 시기를 유예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또 구체적인 유예기간에 대해선 노동계의 의견수렴을 거친 뒤 여야 협상을 진행할 원내지도부에 일임키로 했다. 이러한 결정은 여당이 국민의 여론을 살피 정치적 입장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당은 비정규직법 2년 조항에 대한 유예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전혀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어 여야 협상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여야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조속한 합의를 거쳐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자칫 수많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