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3분기 K뷰티의 성장세가 브랜드 판매와 생산 양쪽에서 확인됐다. 에이피알(278470)은 북미·유럽을 앞세워 매출을 두 배로 키웠다. 한국콜마(161890)는 국내 화장품 사업에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아모레퍼시픽(090430)도 국내외에서 고른 성장을 이뤘다. 다만 LG생활건강(051900)의 뷰티 사업은 적자를 이어갔다. 같은 K뷰티 안에서도 해외 판로와 브랜드 구성, 비용 부담에 따라 성적표가 갈렸다.

에이피알,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LG생활건강 2026년 3분기 매출·영업이익 증감률. = 김은수 기자
6일 화장품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731억원, 영업이익은 16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0.3%, 68.9%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매출 1조1295억원, 영업이익 1152억원으로 각각 약 11%, 25% 성장했다.
한국콜마의 연결 매출은 8281억6600만원, 영업이익은 819억31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25%, 40.46% 늘었다. LG생활건강은 매출이 1조5774억원으로 0.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704억원으로 52.4% 증가했다.
네 회사 모두 영업이익을 늘렸지만 개선의 내용은 달랐다.
◆해외 판매 확대, 브랜드 넘어 제조·용기로
성장세가 가장 가팔랐던 에이피알은 해외에서 매출의 대부분을 거뒀다. 3분기 해외 매출은 72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5%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4%에 달했다. 북미와 유럽의 합산 매출 비중도 지난해 3분기 47%에서 올해 69%로 높아졌다.
온라인에서 확보한 판매 기반을 오프라인으로 넓히는 전략이 성장의 한 축이다. 에이피알은 아마존과 틱톡샵에 이어 타겟·월마트·코스트코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로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연내 CVS 파머시 약 3000개 매장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대표 브랜드 메디큐브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2조원을 넘어섰다.
아모레퍼시픽도 해외에서 브랜드별 판매와 유통망을 확대했다. 3분기 해외 매출은 4955억원, 영업이익은 485억원으로 각각 약 12%, 14% 증가했다. 미주에서는 에스트라 매출이 100% 이상, 이니스프리가 50% 이상 늘었다. 일본에서는 코스알엑스가 약 2900개 매장에 신규 입점했고, 인도 매출도 60% 이상 신장했다.
에이피알이 메디큐브를 중심으로 해외 판매 규모를 키웠다면 아모레퍼시픽은 여러 브랜드의 시장별 판매를 확대했다. 에스트라 등 더마 브랜드와 헤어케어 제품까지 성장 기반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같은 K뷰티 수요 확대는 국내 제조와 용기 사업에서도 확인됐다. 한국콜마의 별도 기준 3분기 매출은 4336억7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69% 증가했다. 직전 분기보다도 0.76% 늘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41.95% 증가한 629억600만원이다. 영업이익률은 약 14.5%로 3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성장하는 선케어·스킨케어 브랜드의 주문이 함께 늘었고, 글로벌 고객사의 럭셔리 제품 매출과 신제품 출하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국내 사업의 매출 구성은 선케어 32%, 스킨케어 48%로 두 제품군이 합계 80%를 차지했다. 화장품 용기 자회사 연우도 매출이 835억원으로 35.1% 증가했고, 영업이익 30억원으로 흑자 전환을 이뤘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선케어와 스킨케어 제품군이 고르게 성장하고 글로벌 고객사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며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자회사 연우의 실적 개선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해외서 잘 팔리는 K뷰티, 현지 생산은 다른 숙제
다만 해외법인의 성적표는 엇갈렸다. 한국콜마는 국내 사업의 호조에도 중국·미국·캐나다 법인이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콜마 2026년 3분기 국내·해외 영업손익. = 김은수 기자
중국 매출은 3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억원보다 확대됐다. 주요 메이크업 고객사의 주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졌다. 중국 사업의 메이크업 매출 비중은 47%로 국내 사업의 15%보다 높다. 선케어·스킨케어가 성장을 이끈 국내와 제품 구성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미국은 매출이 180억원으로 122.2%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4억원이던 영업손실을 줄였지만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캐나다 역시 매출이 81억원으로 12.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6억원으로 확대됐다. 회사는 미국과 캐나다 법인 간 협업을 통해 영업·생산 효율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브랜드사의 해외 판매망 확대가 곧바로 모든 제조 거점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셈이다. 현지 고객사의 주문과 제품 구성, 생산시설의 고정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는지가 별도의 과제로 남았다.
◆같은 면세 회복, 다른 이익
국내 판매 채널의 회복과 효율화도 실적을 갈랐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모두 면세 채널의 회복 효과를 봤지만 뷰티 사업의 이익 수준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매출은 6205억원, 영업이익은 8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약 11%, 42% 늘었다. 설화수·헤라·에스트라·일리윤 등 주요 브랜드의 판매가 증가했다. 이커머스와 멀티브랜드숍(MBS), 면세 매출도 모두 두 자릿수 성장했다. 해외 시장을 넓히는 동시에 국내에서 이익을 확보한 구조다.
LG생활건강도 면세 매출 증가로 더후가 성장 전환했다.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다만 뷰티 부문 매출은 6608억원으로 0.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09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을 줄였지만 흑자 전환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해외 사업도 재편 과정에 있다. LG생활건강의 해외 매출은 4323억원으로 12.5% 감소했다. 중국 매출은 온라인 사업구조 재편 영향으로 21.1% 줄었다. 북미 매출 역시 12.5% 감소했지만, 회사는 매각한 더 에이본 컴퍼니의 영향을 제외하면 약 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사 영업이익은 52.4% 늘었지만 모든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 생활용품 부문은 매출이 3.8% 증가했지만 마케팅 투자 확대에 따라 영업이익이 3.1% 줄었다. 음료 부문은 수요 감소와 원가 부담, 판촉 경쟁으로 영업이익이 19.9% 감소했다. 뷰티 적자 축소와 비화장품 부문의 수익성 저하가 동시에 나타났다.
K뷰티의 성장세는 해외 브랜드 판매에서 국내 제조·용기 사업으로 확산했다. 다만 한국콜마 해외법인의 적자와 LG생활건강 뷰티 부문의 손실에서 보듯 성장의 온기는 고르지 않았다. 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음료, 한국콜마의 HK이노엔 등 비화장품 사업이 연결 실적에 포함된다는 점도 기업 간 비교에서 고려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