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설비 고장을 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까지 미리 찾아내는 기술이 포스코 포항제철소 생산현장에 도입되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선설비부 직원들이 설비 이상예지 시스템을 활용해 운반 차량의 운전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상 징후를 확인하고 있다. ⓒ 포스코
작업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설비 운전 정보를 결합해 고장 위험을 사전에 식별하는 것으로, 현장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실질적인 설비관리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소장 박남식)는 제선설비부와 EIC기술부 직원들이 자체 개발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주요 생산설비의 상태를 정밀하게 살피고 있다.
설비별 운전 특성을 반영한 분석 기술을 통해 평소와 다른 움직임이나 작동 패턴을 찾아내고, 문제가 커지기 전에 정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제선설비부는 코크스 운반 차량의 진동 정보를 활용해 설비의 잠재적인 결함을 찾아내는 데 주력했다.
코크스 운반 차량은 생산공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운행 중 발생하는 작은 이상도 설비 가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최태현 사원은 차량의 진동과 움직임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해 주요 부품의 상태 변화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분석 과정에서 케이블의 노후화와 연결 부위의 풀림 등 모두 6건의 이상 가능성을 사전에 확인했다.
설비가 완전히 고장 난 뒤 원인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초기 단계의 문제를 발견함으로써 갑작스러운 차량 운행 중단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공정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게 됐다.
후판 생산라인에서는 유량 제어 밸브의 작동 상태를 정밀하게 관리하는 기술이 활용된다.
EIC기술부 최동열 대리는 물과 가스의 공급 흐름을 조절하는 밸브의 운전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감시 시스템을 마련했다. 밸브의 움직임이 불안정해지거나 유량에 변화가 생기는 상황을 조기에 찾아내 정비 담당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특히 일시적인 신호 변동이나 측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차가 실제 고장 신호로 잘못 판단되지 않도록 분석 기능을 보완했다. 운전 환경에 따라 정상 작동 범위를 자동으로 조정하도록 설계해 불필요한 경보는 줄이면서 설비 이상을 보다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상 징후가 확인되면 즉시 알림을 전달해 정비 시점을 놓치지 않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밸브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공정 흐름의 불안정과 갑작스러운 설비 정지를 줄이고, 생산 제품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술 개발은 생산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직원들이 직접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책까지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숙련 작업자의 판단에 의존하던 설비 점검 영역에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을 더함으로써 개인의 경험을 조직의 기술 자산으로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개발에 참여한 직원들은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접했던 설비 문제를 데이터로 분석하면서 이전에는 쉽게 알아채기 어려웠던 이상 신호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작업 현장의 개선 아이디어를 기술 개발과 연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포항제철소는 현장에서 축적되는 설비 운전 정보와 정비 경험을 체계적으로 활용해 예지정비 적용 분야를 넓혀갈 계획이다.
설비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하는 관리 체계를 정착시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고 공정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