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증권시장의 결제주기가 50여년 만에 단축될 전망이다. 이르면 오는 2028년부터 주식을 매도한 투자자는 현재보다 하루 빠른 다음 거래일에 매도대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결제주기 단축에 앞서 연 7.5~10% 수준인 매도대금담보대출 금리를 낮춰 투자자의 이자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내 주식시장의 결제주기가 오는 2028년 중 T+2에서 T+1로 단축될 전망인 가운데 주식 매도대금 수령이 하루 빨라지고 매도대금담보대출 금리 인하와 결제시스템 개편도 추진된다. ⓒ 챗GPT 생성 이미지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는 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초안)'을 공동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현행 거래일로부터 2영업일 뒤 결제하는 'T+2' 방식을 다음 영업일에 결제하는 'T+1'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1972년 T+2 결제제도가 도입된 이후 50여년 만의 개편으로, 증권유관기관은 8대 분야 22개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는 월요일 주식을 매도하면 수요일에 대금을 인출할 수 있지만, T+1 체계가 도입되면 화요일부터 가능해진다. 주식을 사고파는 방식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실제 자금과 증권이 오가는 시점만 하루 앞당기는 것이다.
다만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도 대금을 하루 빨리 납부해야 한다. 미수거래 투자자의 대금 납부 기한은 기존 T+2일에서 T+1일로, 미수금 미납에 따른 반대매매 시점은 T+3일에서 T+2일로 각각 앞당겨진다.
배당이나 증자 등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최종 매수일도 기준일 2영업일 전에서 직전 영업일로 변경된다.
◆ 매도대금담보대출 금리 인하…개인투자자 부담 완화
증권유관기관은 결제주기 단축까지 준비기간이 필요한 만큼 개인투자자의 금융비용을 먼저 낮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증권금융이 증권사에 대출 소요자금을 지원하고, 증권사는 이를 활용해 중·저금리 매도대금담보대출 상품을 제공한다.
매도대금담보대출은 주식을 매도한 투자자가 실제 결제일 전에 매도대금을 미리 사용하기 위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리는 상품이다.
기존 매도대금담보대출은 대출 기간이 1~2일로 짧고 거래소가 결제이행을 보증해 상환 위험이 낮음에도 연 7.5~10%(올해 6월 말 기준) 수준의 금리가 적용돼 왔다.
증권유관기관은 한국증권금융의 자금 지원을 통해 증권사의 자금조달 부담을 줄이고, 이를 투자자 대출금리 인하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부터, 키움증권은 오는 20일부터 관련 상품을 출시한다. 이후 참여 증권사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적용 금리는 증권사별 출시 시점에 안내된다.
기관투자자의 결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병행한다. 예탁결제원은 이달 결제촉진대금 구조를 개편하고, 거래소는 내년 1월부터 결제일 장중 거래증거금을 재산출한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결제대금 분할결제도 허용할 계획이다.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 ⓒ 한국거래소
◆ 외국인 결제 절차 12→5단계…2028년 전환 목표
결제주기 단축에 따른 금융회사와 외국인투자자의 업무 부담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재 이틀에 걸쳐 처리하는 매매 확인과 정정, 청산, 환전, 승인 등 10단계 이상의 결제업무를 하루 앞당겨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보관은행 등 금융회사 전반의 전산시스템 개편과 업무체계 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는 한국과 미국·유럽 간 시차로 결제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새벽 시간대 원화 환전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 해외 증권사와 보관기관, 투자자 등 32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27개사(84.4%)가 오는 2028년 하반기 이후 결제주기 단축을 희망했다. 최소 18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17개사(53.2%)에 달했다.
투자자 21개사 가운데 7개사(33.3%)는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T+1 체계로 전환할 경우 한국 시장 투자 비중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이에 예탁결제원은 자체 시스템과 미국 예탁결제기관(DTCC)의 거래정보 매칭 시스템을 연계해 외국인투자자의 결제업무를 기존 12단계에서 5단계로 간소화할 계획이다.
기관투자자의 결제승인 마감시한도 앞당겨진다. 외국인은 기존 T+2일 오후 3시에서 T+1일 오전 9시로, 집합투자업자와 일반기관은 T+1일 오후 4시에서 매매 당일 오후 10시로 조정된다.
증권유관기관은 내년 10월까지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을 완료하고, 금융회사와 외국인투자자들이 오는 2028년 1분기까지 전산개발과 업무체계 정비를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후 최소 6개월간 통합테스트를 거쳐 오는 2028년 중 T+1 체계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다만 최종 시행 시기는 금융당국과 국내외 금융회사, 외국인투자자 등의 협의를 거쳐 결정한다.
증권유관기관은 내달 18일까지 로드맵 초안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청회와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보완과제를 발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