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그리운 건 옛 캪틴큐가 아니라 그때의 나일지도…"
캪틴큐를 다룬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28일 기준 약 1600개의 '좋아요'가 붙었다. "그 당시 캪틴큐를 마시던 젊음이 그리운 것 같다"는 다른 댓글에도 400개 넘는 좋아요가 달렸다. 11년 만에 돌아온 술 한 병이 오래전 청춘의 기억까지 불러낸 모습이다.
제품을 찾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생활 플랫폼 당근의 동네생활에는 "은화고 뭐고 필요 없고 캪틴큐 좀 사고 싶어요. 술만이라도 제발"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한정판에 담긴 순은 주화보다 술 자체를 구하고 싶다는 반응이다.
캪틴큐가 서로 다른 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 제품을 마셔본 소비자에게는 추억을 떠올리는 계기가 됐다. 직접 경험하지 못한 젊은 소비자에게는 온라인에서 접한 브랜드를 실제로 경험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달라진 원료와 가격 접근성, 복고풍 광고가 더해지면서 재출시 초반 구매 관심을 높이고 있다.

29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이달 중순 선보인 '캪틴큐 보물상자' 패키지 1만2000세트는 공장 출고 기준 하루 만에 전량 소진됐다. Ⓒ 유튜브 갈무리
29일 롯데칠성음료(005300)에 따르면 이달 중순 선보인 '캪틴큐 보물상자' 패키지 1만2000세트는 공장 출고 기준 하루 만에 전량 소진됐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 공급하기 위해 준비한 물량이다.
온라인에서도 관련 콘텐츠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자체 조사에 따르면 출시 후 2주간 캪틴큐 온라인 언급량은 약 1만건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구매 후기와 시음 리뷰, 브랜드의 역사를 소개하는 콘텐츠뿐 아니라 판매처와 구매 여부를 공유하는 게시글도 올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성세대가 떠올린 것은 술과 함께했던 청춘
캪틴큐는 1980년 출시된 대중 양주다. 상대적으로 비쌌던 수입 양주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웠다. 출시 후 1년 만에 1000만병이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985년에는 야외활동 때 휴대하기 편한 180ml 포켓 사이즈도 선보였다.
과거 제품을 경험한 소비자에게 캪틴큐는 당시의 생활과 연결된 이름이다. SNS에서는 '그때의 나'와 '젊음'을 그리워하는 반응이 나타났다. 술에 대한 기억이 과거 자신을 향한 그리움으로 이어진 모습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런 기억을 환기할 수 있도록 외형을 유지했다. 특유의 병 디자인과 짙은 녹색을 살렸다. 익숙한 병을 보는 것만으로도 과거 제품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광고도 기억을 되살리는 장치다. 코미디언 이선민이 출연한 새 광고는 1980년대 캪틴큐 광고를 오마주했다. 집에 모인 세 친구가 술을 즐기는 상황을 이선민의 1인 3역으로 풀어냈다. 당시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음악과 내레이션도 활용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소개한 광고 댓글에는 "과거처럼 화면과 목소리 싱크가 맞지 않는 점까지 똑같다"는 반응도 있었다. 제품뿐 아니라 광고를 보던 경험까지 재현한 셈이다.
◆마셔보지 않은 젊은 층에는 '밈으로 알던 술'의 귀환
과거 캪틴큐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소비자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있다. 캪틴큐는 2015년 단종된 뒤에도 온라인에서 숙취와 관련한 우스갯소리로 꾸준히 회자됐다. '마시면 다다음날 깨어난다'는 식의 과장된 농담이 대표적이다.
직접 마셔본 경험이 없어도 브랜드명과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재출시는 온라인 콘텐츠 속에 있던 술을 실제로 확인할 기회가 됐다.

고장난 캪틴큐 타임머신 패키지. Ⓒ 롯데칠성음료
새 제품은 과거와 원료 구성도 다르다. 정통 캐리비안 럼 원액을 99% 사용했다. 버번 캐스크에서 1차 숙성한 뒤 PX 셰리 캐스크에서 추가 숙성했다. 용량은 360ml, 알코올 도수는 35도다. 롯데칠성음료는 고도주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를 위해 콜라와 섞어 마시는 음용법도 제안했다.
가격 접근성도 첫 구매를 유도하는 요소다. 회사는 유통 채널과 관계없이 1만원 이하 가격대를 목표로 제품을 기획했다. 브랜드에 호기심이 생긴 소비자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소비자가 나누던 농담, 후속 상품의 소재로
복고풍 광고는 캪틴큐를 기억하는 소비자와 처음 접하는 소비자가 함께 이야기할 접점이 됐다. 기존 소비자는 과거 광고의 재현에 반응한다. 젊은 소비자는 이선민의 연기와 의도적으로 구현한 옛 영상의 분위기를 콘텐츠로 즐길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지난 28일 공식 유튜브 채널 기준, 티저 2편과 본편 1편의 누적 조회수는 공개 20일 만에 1300만회를 넘었다. 댓글은 4800개를 기록했다. 본편 광고는 공개 후 12일간 조회수 490만회를 기록했다.
회사가 소개한 광고 댓글에는 "제품과 광고모델이 잘 어울린다", "찾아보게 만드는 광고"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복고풍 연출과 모델에 대한 관심도 나타난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온라인에서 이어진 농담을 후속 상품에도 반영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고장 난 캪틴큐 타임머신' 패키지는 제품 2병과 수면안대, '숙면 중' 문고리 카드로 구성했다. 과거 숙취 관련 밈을 패키지의 유머 소재로 활용했다.
준비 물량은 보물상자의 2.5배인 3만세트다. 일반 슈퍼마켓부터 판매를 시작해 롯데마트, 농협 등으로 판매처를 순차 확대할 예정이다.
초기 관심을 이어갈 과제는 공급과 재구매다. 당근에 올라온 구매 문의처럼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실제로 술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한정판 소장 수요와 별개로 낱병 판매가 얼마나 이어지는지도 재출시 성과를 판단할 지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과거 캪틴큐를 즐기던 소비자부터 영상 콘텐츠로 브랜드를 접해온 젊은 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예상보다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럼 원액 수급 등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지만 소비자 관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제품 공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