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수입차를 고르는 기준이 구매 경험과 가격대에 따라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처음 수입차를 사는 소비자는 예산과 안전을 먼저 보고, 재구매 고객은 브랜드와 주행성능에 더 관심을 두는 흐름이 나타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최근 3년 안에 수입차를 구매했거나 구매를 고려한 만 25~59세 남녀 2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구매 경험뿐 아니라 차량 가격과 차급에 따라 검토 단계와 최종 결정 기준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응답자 유형별 구매 착수 시 우선 고려 사항.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구매를 처음 검토하는 단계부터 차이는 벌어졌다. 반복 구매자는 브랜드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 비율이 33.8%였고, 첫 구매자는 예산 범위가 41.5%로 가장 높았다.
최종 결정 단계에서는 반복 구매자의 42.7%가 주행성능·기술을 선택했다. 첫 구매자는 안전·품질이 40.3%로 가장 높았고,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은 구매 고려자는 연비·유지비 등 경제성을 꼽은 비율이 36.3%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같은 수입차 소비자라도 경험에 따라 보는 순서가 달랐다는 얘기다. 첫 구매자는 가격 부담과 기본 신뢰를 확인하는 데 관심이 컸고, 이미 수입차를 경험한 소비자는 브랜드와 성능으로 판단 기준을 옮겼다.

응답자 유형별 구매 여정 경험률.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정보를 찾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세 집단 모두 전시장 방문과 시승 경험률이 가장 높았지만 첫 구매자는 온라인·소셜·지인 탐색이 66.5%로 두드러졌다. 구매 고려자는 금융·견적 비교 56.9%, 인공지능(AI) 탐색 29.6%로 세 집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실제 구매 경험이 없는 소비자일수록 가격과 조건을 더 많이 비교하고, AI까지 활용해 정보를 정리하는 모습이 나타난 셈이다. 반면 반복 구매자는 브랜드·모델 전용 커뮤니티와 전시장·시승 활용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가격대가 올라가면 판단 기준도 달라졌다. 5000만원 미만 차량에서는 연비·유지비 등 경제성을 선택한 비율이 42.8%로 가장 높았다. 5000만~7000만원 미만에서는 안전·품질이 42.5%로 1위를 차지했다.

가격대별 최종 구매 결심 요인.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7000만원 이상부터는 주행성능·기술이 앞섰다. 7000만~1억원 구간은 42.0%, 1억~1억5000만원 구간은 47.5%, 1억5000만원 이상은 42.9%가 주행성능·기술을 주요 결심 요인으로 꼽았다.
고가 구간에서는 브랜드 이미지와 위상도 함께 올라갔다. 5000만원 미만에서 브랜드 이미지·위상을 선택한 비율은 23.8%였지만 7000만~1억원은 39.2%, 1억5000만원 이상은 41.8%였다. 가격이 높아질수록 경제성보다 성능과 브랜드 가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차급별 선택 기준도 갈렸다. 소형·준중형 세단은 디자인을 선택한 비율이 44.4%로 가장 높았고, 중·대형 세단은 주행성능·기술이 44.1%로 앞섰다.

가격대별 정보 탐색 채널.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SUV에서는 안전·품질이 가장 중요한 구매 기준으로 나타났다. 소형·준중형 SUV는 40.7%, 중·대형 SUV는 45.2%가 안전·품질을 선택했다. 픽업·미니밴에서는 연비·유지비 등 경제성이 46.8%로 가장 높았다.
구매 검토 초기에도 차급별 차이는 이어졌다. 소형·준중형 세단은 예산과 디자인, 중·대형 세단은 브랜드를 상대적으로 중시했다. SUV 구매자는 차급과 연료 타입을 많이 확인했고, 픽업·미니밴 구매자는 연료 타입과 실내·적재공간을 우선 고려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건 수입차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하나로 묶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첫 구매자와 반복 구매자가 보는 항목이 다르고, 같은 소비자라도 차량 가격이 올라가면 경제성에서 성능·브랜드 쪽으로 관심이 이동했다. 세단과 SUV, 픽업·미니밴에서도 구매 기준은 서로 달랐다.

차급별 최종 구매 결심 요인.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완성차 브랜드 입장에서는 수입차라는 공통분모만으로 고객을 묶기 어려워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첫 구매자에게는 예산과 안전, 반복 구매자에게는 성능과 브랜드 경험, 고가차 고객에게는 기술과 브랜드 가치가 더 강한 설득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윤영 KAIDA 부회장은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목소리와 실제 구매 경험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관점에서 시장을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조사와 정보 제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