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상생노동조합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항고심 결정에 반발하며 재항고 방침을 밝혔다.
노조는 법원이 노동조합법상 보안작업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해 헌법상 단체행동권을 제약했다고 주장했다. 주요 생산공정을 평상시와 다름없이 유지하도록 하면 파업을 통한 교섭 압박이 사실상 약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쟁의행위 제한 범위를 확대한 법원 결정에 반발, 재항고 방침을 밝혔다. © 연합뉴스
앞서 서울고등법원 인천원외재판부는 지난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를 상대로 낸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항고심에서 쟁의행위 제한 대상을 기존 3개 작업에서 9개 작업으로 확대했다. 해당 공정이 원료나 제품의 변질·부패 등을 막기 위한 보안작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결정으로 노조는 이날부터 3주간 진행하려던 2차 총파업을 연기했다.
노조는 이번 판단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연속공정이 필요한 산업에서 주요 생산공정의 정상 가동을 폭넓게 요구할 경우, 유사한 법적 논리가 다른 사업장의 쟁의행위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재항고와 함께 국회·정부에 보안작업의 범위와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파업 연기와 별개로 쟁의행위에 대비한 재정적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노조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기금 조성안 투표에서는 81.92%가 찬성했다. 전체 선거인 4008명 가운데 2998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노조는 조합원 1인당 기본 20만원을 걷어 기금을 조성하고, 향후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의 임금 손실을 보전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조성 가능한 기금 규모는 최대 12억원으로 제시됐다.
노사 간 갈등은 임금과 인사제도 등을 둘러싼 이견에서 비롯됐다. 양측은 반년 넘게 교섭을 이어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4월 부분 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5월1일부터 5일까지 전면 파업에 나섰고, 이후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이어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노조는 인사 운영 개선과 보상 방안을 담은 새로운 교섭안을 사측에 요구했다.
다만 쟁의기금 조성이 곧바로 파업 재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노조는 오는 28일 예정된 사측과의 교섭 결과를 지켜본 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물류 등 일부 직종의 파업을 포함한 후속 대응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법원 결정에 대한 법적 대응과 교섭을 통한 합의 시도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향후 노사 협상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