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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코카콜라 따라 걷는 골목…신흥시장서 해방촌까지

해방촌 18개 가게로 협업 확대…가게 개성 살린 공간에 상인 이야기 더해

김은수 기자 | kes@newsprime.co.kr | 2026.10.26 11:33:04
[프라임경제] 코카콜라 간판을 따라 걸으면 이웃 골목의 새로운 가게를 만난다. 축구공으로 꾸민 치킨집부터 아랍어 로고를 단 모로코 샌드위치 가게까지. 지난해 신흥시장에서 시작한 코카콜라와 지역 상인들의 협업이 해방촌으로 넓어졌다. 가게마다 다른 개성을 담은 공간과 그곳을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골목을 더 걸어볼 이유를 만든다.

서울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 입구. = 김은수 기자


지난 23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과 주변 골목을 잇는 이번 프로젝트의 무대는 실제 영업 중인 동네 가게들이다. 코카콜라의 로고와 디자인이 간판과 차양, 조명, 메뉴판 등에 담겼다. 같은 브랜드를 활용하면서도 가게마다 다른 음식과 분위기를 드러내도록 했다.

20대 방문객 이 씨는 "신흥시장 구경하러 왔다가 골목에도 비슷한 간판이 보여서 걸어왔다"며 "시장 안만 보고 돌아갔으면 몰랐을 가게들을 찾는 재미도 있고 다음에 가고 싶은 곳 몇 군데를 봐뒀다"고 말했다.

'코카콜라 X 해방촌'에는 피자오와 타코스탠드, 한신옹기 등 가게 18곳이 참여한다. 지난해 신흥시장 가게 18곳과 진행한 협업을 시장 밖 신흥로 일대로 넓힌 것이다.

가게마다 코카콜라를 담는 방식은 달랐다. '치맥라이프'는 사장의 축구 사랑을 공간에 반영했다. 코카콜라 월드컵 에디션과 축구공 소품, 빨간색으로 축구를 즐기는 가게의 분위기를 살렸다.

모로코 출신 사장이 운영하는 '카사블랑카'에는 아랍어로 표현한 코카콜라 로고와 이국적인 문양을 적용했다. 따뜻한 색감으로 모로코의 빈티지한 골목 분위기도 담아냈다. 이곳 사장님은 협업 전부터 매장 벽에 직접 코카콜라 로고를 그려놓을 정도로 브랜드에 애정이 있었다고 한다.

코카콜라와 협업한 신흥시장과 해방촌 매장에는 코카콜라 로고와 제품이 자연스럽게 배치돼 있다. = 김은수 기자


이번 '코카콜라 X 해방촌'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상인은 "처음에는 빨간 간판으로 전부 바뀌는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가게 분위기와 콘셉트를 반영해 원래 가게 모습을 살리면서 바꾸는 방향으로 가서 좋았다"고 말했다.

코카콜라는 올해 초부터 해방촌 골목형상점가 상인회와 협력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참여를 희망하는 상인들과 개별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각 가게의 상황에 맞게 순차적으로 공간을 개선했다. 비용은 코카콜라가 전액 부담했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각 가게의 필요와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코카콜라가 가진 브랜드 자산과 디자인 역량을 결합해 가게마다 차별화된 공간 경험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음식과 코카콜라를 함께 즐기는 '코-크앤밀(Coke & Meal)'도 협업의 한 축이다. 참여 매장에서 코카콜라 제품을 취급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참여 매장의 대부분은 협업 이전부터 코카콜라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프랑스 출신 아티스트 레옹 모카와 함께 조성한 상설 벽화. = 김은수 기자


해방촌 상인들에게는 가까운 신흥시장의 변화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웃한 시장에서 시작한 협업이 자신들의 가게와 골목으로 이어진 것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또 다른 해방촌 상인은 "이웃 신흥시장이 달라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며 우리 골목에서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시장에 온 분들이 여기까지 걸어와서 주변 가게도 알아봐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신흥시장 협업 이후 상인들이 체감한 변화와 소비자 반응을 바탕으로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신흥시장에서 '해방촌닭'을 운영하는 류호 사장은 "코카콜라 프로젝트를 한 이후에 방문하시는 손님들이 확실히 늘었다"며 "매출이 약 30% 늘어서 변화를 실제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시장 상인들의 관심도 이웃 골목으로 향한다. 시장을 찾은 발길이 주변 가게로 이어지고, 해방촌을 찾은 방문객이 다시 시장을 둘러보는 흐름에 대한 기대다.

'신흥시장 사람들 with 코카콜라' 전시. = 김은수 기자


지난해 '코카콜라 X 신흥시장'에 참여한 한 상인은 "처음에는 신흥시장에서 시작했는데 이제 옆 골목 가게들도 함께하게 돼 반갑다"며 "손님들이 한 군데만 들렀다 가기보다 동네에서 시간을 더 보내주시면 장사하는 입장에서도 고맙다"고 기대를 밝혔다.

협업의 무대를 넓히는 동안 신흥시장에서는 기존 관계를 이어가는 작업도 진행했다. 지난 9월 시작한 '신흥시장 사람들 with 코카콜라' 전시다. 지난해 골목과 가게의 공간을 새롭게 꾸몄다면, 올해는 그곳에서 장사하며 일상을 만들어온 상인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시장 초입과 중앙 광장, 실내 갤러리 등이 전시 공간이다. 상인 10여명의 삶과 가게 이야기를 포스터 10여점과 필름 3편으로 담았다. 코카콜라 냉장고를 본뜬 입구로 꾸민 실내 공간에서는 상인들의 인터뷰 영상을 소개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또 다른 신흥시장 상인은 "지난해에는 가게 모습을 손봤다면 올해는 제가 여기서 어떻게 장사해왔는지를 물어봤다"며 "오래된 단골도 모르는 이야기를 말하고 가게를 꾸민 뒤에도 관심이 이어진다는 사실이 반가웠다"고 말했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신흥시장 협업 이후 상인들이 체감한 변화와 소비자 반응을 바탕으로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 김은수 기자


전시는 신흥시장을 오랫동안 지켜봐 온 지역 프로덕션과 함께 제작했다. 상인들의 모습을 새롭게 연출하기보다 평소 표정과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게 이름과 메뉴 뒤에 있던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려는 취지다.

신흥시장을 찾은 한 20대 방문객은 "이곳에서 오래 장사한 분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니, 사진과 영상에 나온 사장님이 운영하는 가게를 찾아가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해방촌으로 넓어진 협업은 가게 단장을 넘어 지역 축제와 거리 예술로도 이어졌다. 코카콜라는 지난 9월10일부터 13일까지 열린 주민 주도 축제 '2026 HBC 해방위크'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했다. 당시 음식점 30여곳은 대표 메뉴와 코카콜라를 묶은 '해방메뉴'를 선보였다. 신흥로에는 프랑스 출신 아티스트 레옹 모카와 함께 상설 벽화도 조성했다.

가게에 설치한 시설과 디자인도 오래 유지하는 것을 염두에 뒀다. 코카콜라는 현재 별도 철거 계획이 없으며, 필요한 경우 상인들과 소통하며 유지보수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오준석 해방촌 골목형상점가 상인회장은 "바로 이웃한 신흥시장이 코카콜라와 협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해방촌에서도 이런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무엇보다 가게마다 가진 개성과 상인들의 의견을 세심하게 반영해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뜻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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