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인건비 부담 상당 부분이 지방재정에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경우 2021년 이후 경기소방 인건비가 3932억원 늘었지만, 국비 증가액은 19억원에 그쳤다.
국가직 전환의 취지를 실질적으로 살리기 위해서는 소방 인건비에 대한 국가 지원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재정 분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9일 경기도가 일요신문i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경기소방 인건비 예산은 1조1973억원이다. 이 가운데 도비는 1조1052억원으로 전체의 92.3%를 차지했고, 국비는 921억원으로 7.7%에 머물렀다.
국가직 전환 후 첫 온전한 회계연도인 2021년 경기소방 인건비는 8041억원이었다. 당시 도비는 7139억원, 국비는 902억원이었다. 이후 올해까지 전체 인건비가 3932억원 증가하는 동안 도비는 3913억원 늘었지만 국비 증가액은 19억원에 그쳤다. 인건비 증가분의 99.5%를 경기도가 부담한 셈이다.
국비 지원 비중도 감소하는 추세다. 2021년 11.2%였던 경기소방 인건비의 국비 비중은 2022년 8.8%, 2023년 9.2%, 2024년 7.9%, 2025년 7.8%로 낮아졌고 올해는 7.7%까지 내려왔다. 승진과 호봉 상승 등에 따라 인건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비 지원이 증가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도는 이 같은 문제가 특정 연도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매년 예산 편성 때마다 반복돼 온 문제"라며 "소방에 대한 국가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재정 여력이 없는 지방에 부담이 전가되고, 국가의 책임 있는 지원은 미뤄져 왔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인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올해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지방 소방예산 가운데 국비 비중은 10.7%였으며, 소방공무원 인건비에 대한 국비 지원 비율은 8.6% 수준이었다. 입법조사처는 국가의 재정 책임을 강화하고 재원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소방공무원 인건비 국비 지원체계 개선을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의 주요 소방 재원인 소방안전교부세는 올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에 총 1조503억원이 교부됐다. 이 가운데 소방공무원 인건비에 5835억원, 소방·안전 사업비에 4668억원이 배정됐다. 재원은 담배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총액의 45%로 마련된다.
소방공무원은 지역별 소방서비스 격차를 줄이고 국가 차원의 재난 대응 책임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2020년 4월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소방사무는 지방자치법상 자치사무로 남아 있고, 인건비를 포함한 재정 부담 역시 지방정부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재정 책임은 충분히 뒤따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도의 국비 확대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경기도는 정부 부처 협의와 직접 방문 건의 등을 수시로 진행해 정확한 건의 횟수를 집계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2027년도 소방 인건비 지원 규모 역시 아직 확정되지 않아 정부 예산 편성과 국회 심사 결과가 변수로 남아 있다.
최근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국정감사에서 소방 재정 부담을 설명하며 사용한 '재정 빨대'라는 표현은 소방공무원 폄훼 논란으로 번졌다. 추 지사는 이후 표현상의 실수였다며 사과했다. 다만 발언의 적절성과 별개로 국가직 소방의 재정 부담을 누가 얼마나 책임질 것인지는 제도적으로 검토할 과제다.
국가직 전환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려면 신분 전환을 넘어 재정 지원체계도 함께 보완해야 한다. 인건비 증가분을 지방정부가 대부분 감당하는 구조를 개선하고, 국가와 지방의 책임 범위와 안정적인 재원 분담 기준을 명확히 하는 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