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 시장을 개척한 코람코자산신탁이 창립 25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한 코람코는 지난 25년간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관리자산 60조원 규모 종합 부동산금융회사로 성장했다. 특히 올해 국내 리츠시장 점유율 1위를 탈환한 데 이어 대형 부동산 투자와 기관투자자 대상 운용사업을 확대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코람코 출발점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 구조조정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기업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야 했지만, 대규모 자산을 인수할 투자자와 금융시스템은 충분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에 기업 자산유동화와 부동산시장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2001년 부동산투자회사법을 시행했다. 그리고 그해 10월 '국내 최초'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로 설립된 코람코는 국내 부동산 간접투자시장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듬해 기업구조조정 리츠 '코크렙 1호'를 출시해 한화그룹 본사 장교빌딩 등을 매입했다. 이후 2005년에는 국내 최초 위탁관리리츠를 선보이며 일반 부동산 투자시장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2019년에는 국내 최초 신탁방식 정비사업을 준공하며 부동산 개발 분야에서도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그해 LF를 대주주로 맞이한 이후 자본 확충과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성장 기반을 강화했다.
현재 코람코 관리자산 규모는 약 60조원에 달한다. 리츠 운용자산 약 20조원, 부동산펀드 운용자산 약 22조원, 부동산신탁 수탁고 약 18조원을 합산한 규모다.
시장 지위도 한층 강화됐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올해 코람코 국내 리츠시장 점유율은 12.8%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포함한 전체 리츠 AMC 1위다. 이는 민간 운용사가 약 10년 만에 시장 선두를 탈환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2026년 상반기 국내 리츠 시장점유율 통계. Ⓒ 한국리츠협회
이런 코람코 성장세는 최근 잇따른 대형 부동산 투자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약 6200억원 규모 '아레나스 양지' 물류센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연면적 약 34만5000㎡에 달하는 초대형 상온 물류센터로, CJ대한통운이 2035년까지 전체 시설을 장기 임차하고 있다.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코람코는 이후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달 초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람코는 서울 여의도 ABL타워 인수전에서도 약 3400억원을 제시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더불어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위탁받은 블라인드 리츠 자금을 활용한 '롯데 덕평 물류센터' 거래도 종결을 앞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 자산유동화를 지원하는 본래 역할 역시 이어가고 있다.
올해 현대자동차 전국 11개 사업거점을 약 5800억원 규모 리츠로 편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당 사업은 기업이 보유 부동산을 매각한 뒤 장기 임차하는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back)' 방식으로 추진됐다.
현대차는 기존 영업기능을 유지하면서 미래사업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코람코는 기업 부동산을 투자자산으로 전환하는 금융구조를 마련한 것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자산운용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공제회 등 자금을 활용해 오피스와 물류센터, 주거시설 등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에도 우정사업본부와 공무원연금공단 대규모 부동산 위탁운용사업에서도 잇따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투자 안정성을 위한 위험관리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투자심의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 등을 통해 투자 적정성과 재무위험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의 정기평가에서 기업신용등급 'A', 등급전망 '안정적'을 유지하기도 했다.
코람코는 창립 25주년을 맞아 향후에도 국내 시장에서 축적한 투자·운용 경험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오피스·물류·호텔 등 자산별 전문조직을 재편하고, 자금조달과 투자·자산관리 기능을 세분화하는 등 업무체계를 개편했다.
특히 기관투자자 대상 운용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 부동산금융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리츠시장 개척자에서 종합 부동산금융회사로 성장한 코람코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정승회 코람코자산신탁 대표이사는 "기업 자산유동화와 부동산시장 안정이라는 설립 취지에서 출발해 지난 25년간 국내 리츠산업 성장과 함께 사업영역을 확대했다"라며 "앞으로도 엄격한 위험관리와 투자자 중심 운용을 통해 기업의 안정적 성장과 국민 노후자산의 장기 수익 창출에 기여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창립 25주년은 100년 기업을 향한 첫 번째 쿼터를 마무리하는 시점"이라며 "지난 25년간 국내에서 쌓아온 전문성 바탕으로 다음 쿼터에는 글로벌 시장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투자자에게 안정적 장기 수익을 제공하는 부동산 투자회사로 성장하겠다"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