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추진과 관련해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해외 증시에 상장하더라도 국내와 동일한 주주 보호 의무가 적용되는 만큼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가 모회사로서 관련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국정감사에서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추진과 관련해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이 중복상장에 해당한다는 금융감독원장의 판단에 동의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그렇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라며 "솔리다임은 수직적 지배구조하에 있는 계열사로,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가 모회사로서 주주충실의무에 기반한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중복상장에 저촉된다는 판단은 금융위도, 금감원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국감에서는 해외 상장에 대한 국내 주주 보호장치의 실효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 상장에 대해서 국내 주주 보호장치가 촘촘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해외 상장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이익 훼손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만들 때 해외 상장이든 국내 상장이든 다 적용되도록 했다"며 "모회사 이사회가 주주충실의무에 기반해 지는 5대 의무는 작은 의무가 아니라 굉장히 큰 의무다. 계속 보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8월3일부터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는 △자회사 상장이 기존 주주에게 미칠 영향 평가 △주주 보호 방안 마련 △주주소통 또는 주주동의 여부 확인 △이사회 최종 찬반 결의 및 자회사 통지 △관련 정보 공시 등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같은 의무는 국내 상장뿐 아니라 해외 거래소에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다만 해외 상장은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를 거치지 않는 만큼 국내 금융당국이 상장 자체를 직접 제한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지난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미국 반도체 기업이다. SK㈜에서 SK스퀘어, SK하이닉스, 미국 중간법인 AI컴퍼니를 거쳐 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다층적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최근 솔리다임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미국 나스닥 상장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존 모회사 주주들의 이익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솔리다임이 상장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해 외부 투자자를 유치할 경우 SK하이닉스의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반도체 사업에 필요한 투자자금을 확보하고 재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박성훈 의원이 솔리다임에 대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범위와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 여부를 언제 확정할 것인지 묻자, 이 위원장은 "일단 공식적으로 상장을 하겠다고 발표하거나 구체적인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구체적인 판단을 유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