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초고령화의 파고가 깊은 농어촌 지역에서 질환이나 부상으로 입원했던 고령층이 퇴원 직후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다시 요양시설을 전전하는 이른바 '회전문 입원' 문제가 고질적인 복지 사각지대로 지적받아왔다.

남해군이 경남사회서비스원 내동천마을회와 중간집 돌봄 협약을 실시하고 있다. ⓒ 남해군
거동이 여전히 불편하고 자택 내 간병 여력이 부족해 치료가 끝났음에도 시설 격리를 강요받는 현실 속에서, 남해군이 주민 주도형 자치 돌봄과 공공 인프라를 융합한 '완충 공간'을 마련했다.
남해군은 내동천마을회, 경상남도사회서비스원과 손을 잡고 퇴원·퇴소 환자의 단기 일상 기능 회복을 전담 지원하는 통합돌봄 '중간집' 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중간집'은 급성기 치료를 마치고 병원 문을 나선 대상자가 독립적인 가정 복귀를 준비할 수 있도록 단기간 머무르며 신체 재활과 일상생활 훈련을 제공받는 임시 주거형 복지모델이다. 시설과 가정의 중간 단계에서 돌봄 공백을 메워주는 실질적인 복귀 징검다리 역할을 맡는다.
이번 사업의 구심점이 될 내동천마을 '인생하숙집'은 지역 내 도시재생과 주민복지가 맞물려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20여년간 인적이 끊긴 채 방치돼 있던 옛 마을회관을 마을 주민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리모델링해 생기를 불어넣은 공간이다.
그동안 내동천마을 자체 사랑방과 어르신 쉼터로 운영되던 이 공간은 이번 협약을 기점으로 돌봄이 절실한 남해 군민 전체를 위한 공공 안식처로 외연을 대폭 확장했다.
특히 단순한 시설 제공을 넘어 행정과 전문 공공기관, 원주민 공동체가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는 '민·관 3각 협력구조'를 안착시켰다.
남해군은 홀몸 어르신 등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퇴원 환자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방문의료와 보건, 복지요양 자원을 원스톱으로 연결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한다.
경남사회서비스원은 현장에 파견되는 돌봄 종사자의 역량 강화 교육과 함께 응급상황 감지와 실시간 안부 확인이 가능한 스마트 ICT(정보통신기술) 돌봄 기기를 설치해 첨단 안전망을 덧씌운다.
이와 함께 공간을 선뜻 내어준 내동천마을 주민들은 시설의 안전과 환경관리는 물론, 오랜 세월 다져온 이웃 간 유대감을 살려 따뜻한 식사지원과 정서교류 등 '마을 공동체 돌봄'을 직접 펼친다.
이 같은 시도는 단순한 복지 수혜를 넘어, 노년층이 평생 살아온 정든 터전에서 존엄하게 여생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지역사회 계속 거주)'의 실질적 농어촌 구현 모델로 평가받는다.
대도시형 대형 요양병원이나 집단 시설로 환자를 격리하는 대신, 익숙한 고향마을 안에서 이웃의 온기를 느끼며 자립 능력을 되찾도록 유도함으로써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을 예방하고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선순환 효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