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남해군이 간편 분말죽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식감 저하 문제를 쌀가루 입자 크기 조절 기술로 해결하며 정식 특허를 취득했다.

남해군 쌀가루 입도 조절 야채죽 제조방법 특허 등록. = 강경우 기자
물만 부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지만 질감이 밋밋하거나 떡처럼 뭉쳐 선호도가 떨어지던 기존 건조·분말형 간편식 죽 시장에 새로운 가공 표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남해군은 16일 입자가 다른 두 종류의 쌀가루를 특정 비율로 배합하고 다채로운 채소 분말을 결합해 맛과 식감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입도가 다른 2가지 종류의 쌀가루를 혼합한 야채죽의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 등록을 최종 완료했다.
그동안 시중에 유통되는 건조 분말형 죽 제품은 상온에서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휴대가 간편하다는 뚜렷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조리 후 식감이 지나치게 묽어지거나 반대로 끈적한 풀처럼 변해 소비자의 재구매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남해군 농업기술센터는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이 단일한 입도의 곡물 가루 사용에 있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입자가 미세한 쌀가루는 빠르게 젤화(호화)돼 죽 본연의 걸쭉한 점도를 형성하고, 상대적으로 거칠게 분쇄된 쌀가루는 조리 후에도 씹는 질감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물리적 특성을 규명해 냈다.
두 규격의 쌀가루를 최적의 황금 비율로 섞어 기존 분말죽에서는 기대하기 힘들었던 씹는 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을 동시에 구현한 셈이다.
특히 맛의 깊이를 더하는 원료 배합 기술도 함께 고도화했다. 군은 인공 향미증진제나 합성첨가물에 의존하는 대신 양파와 당근, 브로콜리, 양배추, 시금치, 표고버섯, 대파, 마늘 등 감칠맛과 영양이 풍부한 8가지 채소를 급속 건조·분쇄해 분말 형태로 투입했다.
또 각 채소 고유의 단맛과 풍미가 조화를 이루도록 배합해 별도의 인공조미료 없이도 천연 식재료만으로 깊은 감칠맛을 내도록 설계했다.
실제 기술 검증을 위해 진행된 블라인드 관능평가에서도 객관적인 품질 우수성이 드러났다.
2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남녀 30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한 결과, 이번 특허 배합 기술을 적용한 야채죽은 현재 시판 중인 대기업 브랜드의 대표 야채죽 제품군보다 외관의 색감, 조리 시 올라오는 풍미, 입안에서 느껴지는 식감, 전반적인 기호도 등 전 평가 항목에서 유의미하게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조리법 개발을 넘어,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농산물종합가공센터의 인프라를 활용해 즉각 양산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실용화 기술'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복잡한 화학 공정 없이 농산물 세척·건조·분쇄 공정만으로 원료를 규격화할 수 있어 남해산 마늘과 시금치 등 지역대표 특산물의 수급 조절과 고부가가치 가공식품 개발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미선 남해군 유통지원과장은 "이번 특허 등록은 쌀 소비 촉진과 지역 채소류의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공정 기술을 과학적으로 접근한 결실"이라며 "단순 원물 판매에 그치던 지역 농산물을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및 환자식·영유아식 분말 원료로 확장해 농가 소득을 실질적으로 높이고 지역 식품산업의 자립 경쟁력을 굳건히 다져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