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프랑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 부쉐론이 지난 7월 가격을 올렸던 일부 제품의 판매가를 석 달 만에 낮췄다. 대표 컬렉션인 '콰트로' 목걸이 가격은 최대 108만원 내렸다.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오늘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명품 시장에서 이례적인 행보다.

부쉐론 '콰트로 클래식 펜던트 라지' 제품. ⓒ 부쉐론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14일 업계에 따르면 부쉐론은 이달 국내에서 판매하는 콰트로 컬렉션 일부 제품의 가격을 종전보다 약 5~11% 인하했다. 콰트로는 서로 다른 색상과 질감의 금 소재를 조합한 브랜드 대표 컬렉션으로, 국내에서는 결혼반지로도 수요가 높다.
인하 폭이 가장 큰 제품은 '콰트로 클래식 펜던트 라지(L)'다. 기존 998만원에서 890만원으로 108만원(10.8%) 낮아졌다. '콰트로 클래식 펜던트 스몰(S)'은 751만원에서 690만원으로 61만원(8.1%) 내렸다.
'콰트로 화이트 에디션 펜던트 스몰'은 731만원에서 671만원으로, '콰트로 블랙 에디션 펜던트 스몰'은 828만원에서 760만원으로 각각 약 8.2% 인하됐다. '콰트로 클래식 스몰 링'도 741만원에서 699만원으로 42만원(5.7%) 낮아졌다.
이번 조정은 지난 7월 가격 인상 폭이 컸던 제품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부쉐론은 7월22일 주요 제품 가격을 6% 안팎 올렸는데, 당시 콰트로 클래식 스몰·라지 펜던트에는 12%가 넘는 인상률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라지 펜던트는 이번 인하로 7월 인상 이전과 비슷한 가격대로 돌아갔다. 업계에서는 당시 상대적으로 높은 인상률을 적용했던 제품의 가격을 재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간에 커진 소비자 구매 부담을 낮추려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명품업계는 그동안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희소성과 브랜드 가치를 유지해왔다. 추가 인상 전에 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를 자극하는 효과도 있었다. 올해도 롤렉스와 까르띠에, 반클리프 아펠 등 주요 브랜드가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반면 공식 판매가격을 낮추는 결정에는 신중한 편이다. 인하 전 제품을 구입한 고객의 불만이 커질 수 있고, 추가 인하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룰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판매가 부진하더라도 가격을 직접 낮추기보다는 인상 시기를 늦추거나 인상 폭을 조절하는 방식이 주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국제 금값 하락과 환율 변동도 이번 가격 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명품 주얼리의 판매가격에는 원재료뿐 아니라 디자인과 가공비, 브랜드 가치 등이 함께 반영된다. 원재료 매입과 판매가격 조정 사이에 시차도 있어 금값 하락이 곧바로 인하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명품 소비 둔화에 대응한 조치라는 해석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국내 백화점에서는 주얼리·시계 부문의 높은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 5~7월 신세계백화점의 럭셔리 주얼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6%, 럭셔리 시계는 3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명품 주얼리와 시계 매출도 각각 60.6%, 33.1%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럭셔리 주얼리 매출 역시 시계를 포함해 56.7% 증가했다.
주얼리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이뤄진 조정인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인하가 다른 브랜드로 확산할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인하 대상이 일부 제품에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도 부쉐론의 전반적인 가격 정책이 바뀐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