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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엄승용 보령시장 취임 100일 "인구 감소 악순환 끊고 미래 위한 씨앗 심겠다"

16개 읍면동 찾아 474건 현장 의견 수렴…스마트 행정·의료·인재·생활인구 혁신 추진

오영태 기자 | gptjd00@hanmail.net | 2026.10.12 09:02:35

'어린이 안전관리 관련 조례' 제정을 취임 1호로 결재하고 있는 엄승용 보령시장. = 오영태 기자


[프라임경제] 엄승용 보령시장이 인구 감소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행정·의료·인재양성·생활인구를 축으로 한 4대 혁신에 시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엄승용 보령시장은 11일 프라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업을 유치하고 청년을 불러오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행정 서비스를 바꾸고 의료와 교육, 정주 여건을 갖춰 기업과 사람이 찾아오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취임 후 100일 동안 16개 읍면동을 찾아 주민들과 직접 소통한 엄 시장은 현장에서 접수한 474건의 건의사항을 분류해 후속 조치에 나서는 한편, 공직사회 내부의 행정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시민을 단순한 행정 서비스의 수혜자가 아닌 지역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주체로 보고 '플랫폼 행정'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엄 시장은 응급의료 협력체계 구축, 지역과 연계한 인재양성, 체류와 소비를 늘리는 생활인구 플랫폼 등 4대 혁신을 통해 정주인구와 생활인구를 함께 늘리고 기업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단기적인 성과보다 미래 세대가 활용할 수 있는 도시의 기반을 구축해 보령의 인구 감소 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이 민선 9기 시정의 핵심 방향이다.

다음은 엄승용 보령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취임 후 100일 동안 현장을 직접 뛰면서 느낀 보령의 가장 시급한 과제와 중점적으로 추진한 조직·행정 개혁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취임 후 100일 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소통을 강화하고 행정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팀장급 이상 공무원 120여 명과 워크숍을 진행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액션러닝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특히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이 퍼실리테이터 교육을 받아 직원들의 토론과 소통을 직접 이끌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직원들과 스마트 행정, 의료서비스 혁신, 인재 양성, 생활인구 플랫폼이라는 네 가지 방향을 공유했습니다. 기존의 공급자 중심 '파이프라인 행정'에서 벗어나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가치를 만들어가는 플랫폼 행정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행정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과 제도를 만들고 필요한 예산과 조례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16개 읍면동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하고 학부모, 어업인, 농업인·축산인·임업인 등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474건의 건의사항과 현안을 취합했고, 즉시 처리와 연차 추진, 처리 불가 사항 등으로 구분해 검토했습니다. 특히 건의한 시민들에게 처리 결과를 직접 알려드렸습니다. 듣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다시 설명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령시와 119, 아산병원 등을 연결하는 응급의료 협력체계를 구축했습니다. 환자의 상태와 병상, 전문의 확보 여부 등을 고려해 적절한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하는 체계입니다. 앞으로는 응급의료뿐 아니라 노인, 아동, 산모 등 대상별 특성에 맞는 의료서비스 시스템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임기 중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가 글로벌 인재 양성입니다. 해외 인재들이 보령에서 공부하고 졸업 후 지역에 정착해 취업하거나 창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자 합니다. 아주자동차대학교와 연계해 웰니스, 신재생에너지, 미래 모빌리티 등 보령의 미래산업과 청년 인재를 연결하고 에너지 전환에 대응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관광객이 축제만 보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먹거리, 숙박, 체험, 즐길 거리를 연결해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역의 맛집과 숙박업소, 카페, 체험 프로그램 등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장기적으로는 인근 지역까지 연계한 광역 생활인구 플랫폼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보령의 주요 공간에 대한 장기적인 발전 기반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청천호를 비롯해 대천천과 쇳개포구, 대천해수욕장, 해안축 등을 연결해 지질·생태·수질·식생 등 공간 정보를 종합적으로 구축하는 구상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환경과 홍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임기 안에 눈에 보이는 성과만 만드는 것보다 후임 시장과 공무원들이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큰 틀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30년, 50년 뒤에도 보령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 취임 1호 결재가 바로 '어린이 안전관리 관련 조례' 제정을 추진했습니다. 특별히 '어린이 안전'을 첫 과제로 꼽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어린이 안전은 보령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취임 당시 어린이 안전과 관련한 안타까운 사고 현장을 접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어린이 한 명 한 명은 보령의 소중한 미래입니다. 어린이가 안전하지 않은 도시라면 보령의 미래와 희망도 지키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취임 직후 어린이 안전을 가장 먼저 챙겼습니다. 이후 학교 주변 등 어린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의 안전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개선에 나섰습니다. 작은 사례지만 학교 주변의 수목과 환경을 정비해 우범지대 우려가 있던 공간을 교육과 생활에 적합한 공간으로 개선한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어린이 안전은 단순히 하나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문제입니다. 결국 인구 감소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 문화재청 국장을 역임하신 대표적인 문화·행정 전문가로서 보령의 기존 머드축제와 해양자원에 어떤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입니까?

"문화행정에서 제가 중요하게 배운 것은 개발과 보존의 균형입니다.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되 자연과 문화자원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철학입니다.

보령의 머드축제도 앞으로는 자연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축제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단순히 머드를 체험하고 즐기는 축제에 그치지 않고 자연이 우리에게 제공한 자원에 대한 가치와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생각하는 축제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머드축제의 브랜드 가치를 제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상표권이나 지리적 표시, 증명제도 등을 활용하는 방안입니다. 특히 내년에는 세계청년대회와 연계해 국내외 청년들이 보령을 찾을 가능성이 큰 만큼 머드축제의 의미도 한 단계 높여야 합니다.

머드를 단순히 바르고 즐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주는 자원을 체험하고,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과 행복을 경험하는 웰니스 콘텐츠로 발전시키겠습니다. 머드의 채취와 활용 과정 역시 자연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관리해 국제적인 지속가능발전 가치에도 부합하는 축제로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 지방소멸 위기가 현실화한 가운데 기업 유치나 청년 인구 유입을 위해 어떤 구체적인 구상을 갖고 있습니까?

"기업 유치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업을 찾아가 유치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업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는 규제 완화와 행정서비스 품질 향상입니다. 기업이 보령에 왔을 때 행정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는 인재 양성입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 인력이 아니라 일정한 역량과 자격을 갖춘 인재입니다. 보령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미리 교육하고 인력풀을 구축해 필요한 인력을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셋째는 정주 여건입니다. 기업이 들어오더라도 임직원과 가족들이 보령에서 생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의료와 복지, 교육, 주거환경을 함께 개선해야 기업 유치가 실질적인 인구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발전사 통합본사 유치 문제도 결국 정주 여건과 연결돼 있습니다. 많은 인원이 근무하는 대규모 기관이나 기업을 유치하려면 먼저 직원과 가족들이 생활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갖춰야 합니다.

기업 유치만큼 중요한 것은 기존 기업이 보령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업인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기업 활동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직접 듣고 행정이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결국 제가 추진하는 스마트 행정, 의료서비스 혁신, 인재 양성, 생활인구 플랫폼은 각각의 사업이 아니라 인구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이 찾아오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 취임사에서 "복잡한 행정 절차를 표준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체감할 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까.

"현재 업무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보령시 역사상 처음으로 조직 진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직 진단을 통해 현재 공무원들이 수행하는 업무를 하나씩 분석하면 불필요한 첨부서류나 행정 절차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입니다. 필요하지 않은 절차는 과감하게 줄여야 합니다.

스마트 행정 혁신의 핵심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시민들이 행정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불필요하게 기다리거나 여러 절차를 반복하지 않도록 행정 과정을 표준화하고 간소화하는 것입니다. 업무 매뉴얼을 통해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행정서비스의 품질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고, 시민 입장에서는 어느 담당자를 만나더라도 일정한 수준의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시정 운영 방향과 보령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앞으로 시정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속도감과 소통입니다. 행정을 추진하다 보면 여러 갈등과 이해관계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되 결정해야 할 부분은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소통입니다. 단순히 사람을 많이 만나고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소통의 전부는 아닙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필요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진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가능한 것은 가능하다고 하고, 어려운 것은 왜 어려운지 분명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서로 협력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소통입니다.

시민들에게도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제 시민은 행정의 수혜자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가 돼야 합니다. 보조금을 받아 행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행사를 통해 어떤 공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지 시민과 행정이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시민 스스로 공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주인이 되고, 행정은 시민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가 돼야 합니다. 그렇게 시민들이 보령시민이라는 자긍심과 성취감을 느끼고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제가 바라는 보령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당장의 정치적 성과만을 앞세우기보다 다음 세대와 후임 시장이 일할 수 있는 큰 틀을 만드는 것이 시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령의 공간 정보를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디지털 트윈 사업 등을 통해 앞으로 30년, 50년 뒤에도 지속될 수 있는 도시의 기반을 만들어 놓고 싶습니다.

제가 임기 동안 모든 것을 완성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음 세대가 이어받아 발전시킬 수 있는 씨앗을 뿌리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민선 9기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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