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상장 이후 주력사업의 수주 기반을 더욱 강화하고, AI 데이터센터 냉각과 ORC 등 신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시장에서 성장 속도를 높이겠다."

김중일 디티에스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박대연 기자
김중일 디티에스 대표이사는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코스닥 상장 이후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디티에스는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시설과 정유·석유화학 공정, 복합화력발전소 등에 적용되는 공랭식 열교환기를 설계·제작하는 열관리 솔루션 기업이다.
주력 제품은 AFC(Air Fin Cooler)와 ACC(Air-Cooled Condenser)다. AFC는 플랜트 공정에서 발생하는 뜨거운 가스와 액체를 외부 공기로 식히는 장비이며, ACC는 발전소 터빈을 거친 증기를 공기로 냉각해 다시 물로 되돌리는 설비다. 자동차 라디에이터처럼 금속 날개(Fin)가 달린 관에 대형 팬으로 바람을 불어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디티에스는 두 제품의 설계·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용 Dry Cooler와 유기랭킨사이클(ORC) 폐열발전,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수소 플랜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 맞춤형 열설계·Fin 원천기술…글로벌 EPC '락인'
디티에스의 핵심 경쟁력은 프로젝트별 운전 조건에 맞춘 열설계와 Fin 원천기술이다.
공랭식 열교환기는 취급하는 유체의 종류와 온도·압력, 설치 지역의 기온과 바람, 부지 면적 등이 프로젝트마다 달라 맞춤형 설계가 중요하다. 디티에스는 지난 2006년 자체 열설계 프로그램을 개발해 열전달과 압력손실을 계산하고 프로젝트별 최적 사양을 도출하고 있다.
독자적으로 설계한 Fin과 풍동 설비를 활용해 열전달 성능을 높이고 공기 흐름 저항을 10% 이상 개선했다. 대형 팬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흡음 기술과 팬 블레이드 형상 최적화, 모터·기어박스 저진동 설계도 적용했다. 일반 요구 소음 기준 대비 음향에너지 기준 1/32 수준의 초저소음 기술을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6월 말 기준 30개국 이상에서 누적 284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글로벌 상위 20개 설계·조달·시공(EPC) 기업 가운데 15개사의 협력 공급망에도 등록됐다.
한번 검증된 공급사를 다시 찾는 플랜트 산업 특성도 반복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디티에스는 동일 최종수요자(End User) 기준 최대 27회, 동일 EPC 기준 최대 15회의 반복 수주를 기록했다. Golden Pass LNG와 Mozambique LNG, 사우디아라비아 Jafurah 프로젝트 등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실적도 성장세다. 매출액은 지난 2023년 758억원에서 2025년 1427억원으로 약 88%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791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2%, 42.9% 늘었으며 영업이익률은 19.0%를 기록했다.
에너지 플랜트 신규 수주액은 지난 2023년 410억원에서 2025년 1146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 말 수주잔고는 1293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AFC와 ACC가 차지하는 비중은 93.6%, 해외 매출 비중은 89%다.
◆ AI 데이터센터 냉각 진출…공랭식 기술 'Dry Cooler'로 확장
디티에스는 기존 열관리 기술을 AI 데이터센터 냉각시장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AI 서버의 GPU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데이터센터 냉각 방식은 서버룸 전체를 냉각하는 방식에서 칩에 냉각수를 직접 공급하는 액체냉각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칩의 열을 흡수해 뜨거워진 냉각수를 다시 외부 공기로 식혀주는 장비가 Dry Cooler다. 기존 플랜트에서 축적한 공랭식 열교환 기술과 직접 맞닿아 있는 분야다.
회사 측은 500kW 표준모델 기준 AI 데이터센터 1GW당 약 2000대의 Dry Cooler가 필요해 약 1000억원 규모의 냉각설비 공급 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협력 생산체계를 포함하면 연간 2.7GW 규모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능력도 확보했다.
특히 데이터센터가 도심과 가까워지면서 소음 문제가 인허가와 주민 수용성을 좌우하는 만큼 플랜트 사업에서 검증한 초저소음 설계를 차별화 요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도 기존 AFC·ACC 사업에 기회가 될 전망이다. 송전망 연결 지연에 대응해 데이터센터 인근에 가스터빈 복합화력발전소를 직접 구축하는 움직임이 늘면서 발전설비에 적용되는 공랭식 열교환기 수요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 ORC·CCUS·수소까지…저탄소 에너지로 성장축 다변화
폐열을 전력으로 전환하는 ORC 사업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운다. ORC는 물보다 낮은 온도에서 끓는 유기 작동유체를 활용해 100~300℃의 저·중온 산업폐열이나 지열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디티에스는 지난 2022년 ORC 설계기술 개발에 착수한 뒤 프랑스 기업으로부터 터빈 기술을 이전받았다. 올해 7월에는 국내 최초로 1.5MW급 ORC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상용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열원 분석부터 증발기와 공랭식 응축기 제작, 터빈, 패키지 통합 설계까지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할 수 있으며 향후 3~5MW급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산업폐열뿐 아니라 지열·바이오매스 등으로 적용처를 넓히고 유럽 등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기존 글로벌 EPC 고객들이 CCUS와 수소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활용한다. 리버풀 Bay CCS와 인도네시아 Tangguh UCC, 미국 Nederland 수소 프로젝트 등 기존 수행 경험을 기반으로 후속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능력 확대와 원가 경쟁력 강화도 병행한다. 전북 군산 자유무역지역에 4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약 2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에 대응할 수 있다. 올해에는 AI 기반 로봇 용접 자동화 설비 9대를 도입해 수동 용접 대비 생산성을 3~6배 높이고 용접봉 사용량을 약 50% 줄였다.
김 대표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생산 자동화와 신사업 투자 속도를 한층 높여 기존 에너지 플랜트 사업의 수익성은 더욱 강화하고, 신성장 사업은 본격적인 매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열관리 원천기술을 축으로 폐열회수와 전력 생산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토탈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디티에스의 총 공모주식 수는 222만8917주로 전량 신주 모집이다. 희망 공모가는 1만7000~1만8500원이며 총 공모 예정금액은 약 379억~412억원이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2526억~2749억원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이날까지 진행하며 일반투자자 청약은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다. 이달 말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대표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