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권대영 제1차관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 손실과 관련해 나란히 유감을 표했다. 두 사람은 상품 도입이 금융위원회의 결정이었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야당은 도입 과정과 출시 시점을 놓고 책임 소재를 집중 추궁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재경부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재정경제부
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재경부 국정감사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경위와 함께 △부동산 세제개편 △주택 공급 △취약차주 지원 등 정부의 민생경제 정책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 레버리지 ETF 손실에 고개 숙인 재경부…도입 경위 놓고 공방
이날 국감에서는 지난 5월 국내에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도입 과정과 투자자 손실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부총리는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투자자 손실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자 "투자자 손실 문제가 확대된 것에 대해서는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며 "지난 7월 보완 대책을 낼 때도 이미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렸고, 그 부분에 대해서 송구하다"고 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많이 생긴 것에 대해 미리 해결하지 못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지난 7월에 제도를 다시 개선했다"고 답했다.
권 차관 역시 "금융위원회 결정이 결과적으로 국민들께 손해를 입힌 점에 대해서는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에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업무를 해태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국내 상장 이후 개인투자자 자금이 유입됐지만 시장 변동 과정에서 손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는 지난 7월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보완책을 내놨다.
야당의 질의는 상품 도입 결정 과정과 출시 시점에 집중됐다.
강 의원은 지난 1월13일 김용범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재한 비공개 회의에 이 부총리와 권 차관이 참석한 사실을 언급, 재경부가 상품 도입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따져 물었다.
이 부총리는 당시 회의 참석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업계 참석자들이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다양한 건의를 하는 자리였다"며 "개별 금융상품 도입은 금융위에서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권 차관도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회의 준비에 관여한 사실을 전했다. 금융위 내부에서 상품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해외와 국내 상품 간 규제 차익을 해소할 필요성 역시 제기됐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당초 하반기로 거론된 출시 일정이 지난 2분기로 앞당겨진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실제 상장일이 5월27일로 지방선거 직전이었다는 점을 들어 정치적 고려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월13일 청와대 회의 관련 재경부 검토자료와 회의 이후 지시사항, 재경부와 금융위 간 공문, 시행령 개정안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상품과 금융시장 감독 관련 사안은 정무위원회에서 다뤄야 할 부분이 있고 청와대 회의와 관련해서도 운영위원회 국감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날 출석한 기관 증인들도 직접 경험한 사항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답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1주택 비거주자' 199만명…부동산 세제개편도 쟁점
부동산 세제개편과 관련해서는 1세대 1주택자의 실제 거주 여부와 정책 적용 대상 규모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세대 1주택자는 약 1200만명으로 이 가운데 83.4%가 보유 주택에 실제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거주자는 전체의 16.6%인 약 199만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경우 비거주 비율이 전국보다 높았다. 서울 1세대 1주택자 약 189만명 가운데 실제 거주자는 77.7%였으며 나머지 22.3%인 약 42만명은 보유 주택에 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특히 강남3구를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비거주 비율이 높은 경향이 나타난다며 정부가 세제개편 과정에서 이 같은 특성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따져 물었다.
세제개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는 대상 규모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윤 의원은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과 관련해 전국에서 약 11만명, 서울에서는 약 9만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총리는 관련 자료에 대해 "데이터를 통해 추정한 통계라 미리 전달이 어려웠다"며 향후 정책 홍보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부동산 세제개편과 함께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 정착과 주택 공급 확대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 부총리는 이날 인사말에서 지난 9월 발표한 '주거안정 플랜'에 따라 공적주택 119만호가 신속히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공급 확대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 "3%대 성장 예상"…물가·취약차주 지원에 방점
이 부총리는 이날 최근 국내 경제가 반도체 호황을 중심으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고유가와 양극화, 잠재성장률 둔화 등을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그는 "글로벌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수출·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3%대 성장이 예상되는 등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고유가 장기화로 물가 등 민생 부담이 이어지고 있고 부문별 양극화와 잠재성장률 둔화 등 구조적 문제와 중동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우선 석유류와 먹거리 등 생활 밀접 품목의 가격 안정을 추진하고 주거·일자리·서민금융을 3대 핵심 사회정책으로 정해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리 상승으로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취약차주에 대해서는 누적된 부채를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맞춤형 금융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제조·건설 등 고용 부진 업종을 지속 점검하는 한편 청년층에는 교육·주거·자산형성·혼인·양육 등을 단계별로 지원한다.
기업 투자와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정책도 추진한다.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7대 SEE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과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 도입 등을 준비하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외환시장 안정과 공급망 관리도 강화한다. 원화를 '규제 통화'에서 '자유교환 통화'로 전환하는 원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권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부총리는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의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성장의 온기가 온 국민에게 골고루 퍼져나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