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조선소·항만·철강을 포함한 고중량 작업 현장에서 전동지게차는 그동안 '남의 얘기'나 다름없었다. 출력과 가동 시간이 내연기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인식이 커, 디젤이 주로 사용돼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이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최근 충북 음성 공장에서 '차세대 전동지게차' 신모델 시승 행사를 열고, 양산에 들어간 대형 라인업을 공개하고 나섰다.
이번 신제품의 핵심은 체급이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작년 중형 모델에 이어 올해 10~18톤급 대형까지 내놓으며 전동지게차 풀라인업을 갖췄다. 국내에선 10톤급 이상 대형을 만드는 곳은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대형 전동화가 늦어진 이유는 분명했다. 조선소·항만·철강 등의 현장은 높은 출력과 장시간 가동이 필수라 디젤이 주력으로 꼽혀왔다. 여기에 환경 규제가 조여오고, 탄소배출 감축 압박까지 커지면서 '디젤만큼 일하면서 탄소배출은 줄이는 것'이 대형 전동화의 숙제로 떠올랐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출시한 16톤급 대형 전동지게차. ⓒ 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꺼낸 답은 고전압 시스템과 급속 충전 기술이다.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필요한 출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전동모터의 성능을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내연기관 제품과 동급의 작업 속도·등판 성능·출력을 구현해 냈다.
가동 시간도 눈에 띈다. 가장 큰 18톤급 모델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9시간 일할 수 있다. 옵션인 120㎾ 급속충전기를 쓰면 배터리를 1시간30분 만에 80%까지 채울 수 있다. 4.5톤급은 장비에 따라 최대 14시간까지 돌아간다. 하루 작업량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고전압 설비인 만큼 안전 설계에도 공을 들였다. 고전압 회로와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제어하는 구조를 적용했고, 미국 배터리 시스템 안전 표준인 'UL 2580' 인증도 확보했다. 방수·방진 등급은 'IP67' 이상이다. 해풍과 비바람이 잦은 야외 현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충북 음성 공장에서 대형 차세대 전동지게차를 출시하고, 시승 행사를 열었다. ⓒ HD현대사이트솔루션
관건은 결국 경제성이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중강도 작업 기준으로 총소유비용(TCO)을 따져봤다. 이를 통해 약 2~3년이면 디젤 제품 대비 초기 가격 차이를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 전망도 우호적이다. 시장조사기관 모도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전동지게차 시장은 올해 525억5000만달러(한화 약 70조5000억원)에서 2031년 674억4000만달러(약 90조5000억원)로 연평균 5.12%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5~15톤급 중·대형 시장은 같은 기간 연평균 8.21%로 더 가파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관계자는 "대형 차세대 전동지게차는 내연기관에 준하는 성능으로 생산성 저하 없이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이다"며 "다양한 작업 환경에 최적화된 전동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시선은 현장의 선택으로 쏠린다. 디젤과 맞먹는 성능을 내세운 만큼, 초기 가격 부담을 넘어 실제 작업 현장에서 얼마나 신뢰를 얻느냐가 대형 전동화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