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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 재구성] 제네시스 전동화, 하이브리드로 갈래 넓힌 GV80

2021년 '듀얼 전동화' 청사진서 5년 만에 변화…첫 HEV 이어 2027년 EREV 예고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10.06 13:34:10
[프라임경제] 제네시스 브랜드가 브랜드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놨다. 첫 주자는 플래그십 SUV 라인업인 GV80이다.

제네시스는 6일 2.5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GV80 하이브리드'를 출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2.5 터보 엔진에 시동·발전을 담당하는 모터(P1)와 구동·회생제동을 맡는 최고출력 59.1㎾의 모터(P2)를 결합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양산차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차 한 대가 추가됐다는 사실보다 제네시스 전동화 전략에서 하이브리드가 실제 제품으로 등장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5년 전 제네시스가 그렸던 전동화 청사진에는 하이브리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GV80 하이브리드. ⓒ 제네시스 브랜드


2021년 제네시스는 '듀얼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면서 2025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신차를 수소 전기차와 배터리 전기차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수소·배터리 전기차 8개 모델로 라인업을 갖추고 연간 4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당시 전동화의 두 갈래는 수소와 배터리였다. 

5년이 지난 현재 전기차가 제네시스 전동화 전략에서 빠진 것은 아니다. 대신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이 늘었다.

제네시스는 올해 전기차를 기술 포트폴리오의 정점으로 유지하면서 2026년부터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하고 2027년에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 이하 EREV)를 선보이겠다는 방향을 공식화했다. 전기차 주행거리와 충전 인프라 등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에게 하이브리드와 EREV를 전동화 전환 과정의 선택지로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GV80 하이브리드. ⓒ 제네시스 브랜드


현대차그룹 차량개발담당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도 지난해 제네시스 뉴스룸 인터뷰에서 예상보다 전동화 전환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모든 고객이 전기차를 이용할 준비가 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리드와 EREV를 포함해 고객에게 실질적인 선택지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352마력에 912㎞…성능·효율 함께 잡은 첫 HEV

GV80 하이브리드는 이렇게 넓어진 전동화 전략이 양산차로 구현된 첫 결과다. 제네시스가 하이브리드를 추가하면서도 상품의 중심을 연비에만 두지는 않았다. 

GV80 하이브리드의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352마력(PS)으로 기존 GV80 2.5 가솔린 터보의 304마력보다 약 16% 높다. 또 19인치 휠·2WD·5인승 기준 복합연비는 12㎞/ℓ로 가솔린 모델보다 약 29% 개선됐다. 연료탱크 용량 76ℓ를 고려하면 1회 주유로 최대 약 912㎞를 주행할 수 있다. 출력과 효율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상품 구성을 택했다.

GV80 하이브리드 내부 모습. ⓒ 제네시스 브랜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운용 방식에는 전기차에서 경험할 수 있는 주행 특성도 적극적으로 가져왔다.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시스템 최초로 수냉식 배터리를 적용해 최대 방전 출력을 높였고 모터가 차량을 구동하는 영역도 넓혔다.

지하주차장 등에서 출발할 때는 초기 약 30㎞/h까지 모터 주행을 적극 활용하고 신호가 많거나 정체가 반복되는 도심에서도 EV 모드를 최대한 사용한다. 정숙성과 선형적인 가속감을 하이브리드에서도 구현하기 위한 설정이다. 

재가속 성능도 모터를 활용했다. EV 모드에서 다시 속도를 높일 때 엔진 동력을 빠르게 끌어들여 연구소 자체 측정 기준 100㎞/h에서 기존 2.5 가솔린 터보보다 약 18% 빠른 재가속 성능을 확보했다. 

◆V2L·스테이 모드까지…EV 경험 입힌 하이브리드

차량에 넣은 하이브리드 특화 기능에서도 방향이 드러난다. 주행 경로와 도로 상황을 예측해 배터리 충전량과 EV·하이브리드·회생제동 모드를 조절하는 계층형 예측제어(Hierarchical Predictive Control, HPC)를 적용했고 내비게이션 정보와 차간 거리에 따라 회생제동 강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스마트 회생제동도 넣었다. 

왼쪽부터 GV80 쿠페 블랙, GV80 블랙. ⓒ 제네시스 브랜드


전기차에서 활용도가 높은 기능도 가져왔다. 외부 전력 공급 기능인 V2L은 최대 3.6㎾를 지원한다. 엔진을 끈 상태에서 고전압 배터리로 공조와 멀티미디어 등 차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이 모드'도 적용했다. 

AWD 모델에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하이브리드 터레인 퍼포먼스(Hybrid Terrain Performance, HTP)'도 넣었다. 경사로나 비포장도로를 저속으로 빠져나갈 때 모터의 구동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엔진 동력을 더하고 터레인 모드에서는 배터리 충전량을 높게 유지한다. GV80이라는 대형 럭셔리 SUV의 주행 영역까지 고려한 하이브리드 제어다. 

첫 하이브리드를 이런 방식으로 설계한 것은 제네시스가 하이브리드를 연료비를 줄이는 파생 모델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존 가솔린보다 높은 출력과 연비를 동시에 확보하고 정숙성과 모터 응답성, V2L과 스테이 모드 등 전기차의 사용 경험을 섞었다.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달라져도 제네시스가 내세워온 정제된 주행 경험은 유지하겠다는 접근이다.

GV80 내장. ⓒ 제네시스 브랜드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늘리는 일은 브랜드 성장 전략과도 연결된다. 현대차는 올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제네시스가 2030년까지 진출 시장을 40개 이상으로 늘리고 연간 판매 35만대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첫 하이브리드에 이어 2027년 EREV SUV까지 투입해 성장 중인 럭셔리 시장에서 고객 선택지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GV80 하이브리드의 판매가격은 7680만원(개별소비세 5% 기준)이다. 제네시스는 이날 기존 GV80와 GV80 쿠페의 2027년형 모델 판매도 함께 시작했다. 

제네시스가 2021년 제시했던 전동화의 지향점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달라진 것은 그 과정에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선택지다. 배터리 전기차에 GV80 하이브리드가 합류했고 내년에는 EREV까지 예정돼 있다. 첫 HEV인 GV80을 시작으로 하이브리드를 다른 차종에 어떻게 전개하고 EREV와 역할을 나눌지가 제네시스 전동화 전략의 다음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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