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대기업 계열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생존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알뜰폰 시장의 공정경쟁을 위한 규제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주희 의원실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서울YMCA·소비자시민모임·참여연대 주최로 열린 '알뜰폰 2.0,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정책 세미나에서는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의 출혈 경쟁과 시장 불균형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날 참석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거대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 계열사의 출혈 경쟁으로 생존 기반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이동통신 3사 알뜰폰 자회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쿠팡캐시·네이버페이 등 현금성 경품을 제공하면서 사실상 통신비를 0원 또는 마이너스 수준으로 낮추는 프로모션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한 이통사의 알뜰폰 자회사는 1만원대 LTE 요금제에 최대 54만2750원의 경품을 지급하고 있다"며 "정부가 영세 독립형 알뜰폰 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통사 계열회사의 사업 등록 시 도매대가 이하 요금 판매를 금지하고 있음에도, 이들 계열회사가 경품 제공을 통해 이를 우회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중소사업자와 대기업 간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이통사 알뜰폰 자회사가 도매대가 이하로 요금제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도 관련 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러나 현금성 경품을 지급해 월 통신비를 0원 또는 마이너스 수준으로 낮추는 단기·게릴라성 프로모션이 이어지면서 규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은행도 급여이체 등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12개월 동안 통신비를 0원으로 만들 수 있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금융권 대기업까지 알뜰폰 시장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대기업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도 저가 요금제와 프로모션을 확대하면서 가입자는 늘어도 수익성은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날 'MNO 계열 알뜰폰과 공정경쟁'을 주제로 발표한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책위원장은 "알뜰폰 사업자 59곳 중 8.5%에 해당하는 이통 3사의 알뜰폰 자회사 5곳이 전체 알뜰폰 시장 고객의 약 47%를 차지하고 있다"며 시장 불균형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통 3사의 알뜰폰 자회사들이 요금보다 더 큰 현금성 경품을 앞세우면서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따라갈 수 없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이같은 방식이 과연 공정한 가격 경쟁인지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도형 프리텔레콤 전무는 대기업 자회사들이 주도하는 알뜰폰 출혈 경쟁을 두고 "규칙은 있으나 작동하지 않는 규제의 공백"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무는 "애초 통신 자회사들의 알뜰폰 등록 조건은 대기업의 출혈 경쟁으로부터 독립 사업자를 보호하고 이통 3사의 지배력이 알뜰폰 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데 있다"며 "적자를 감수할 수 있는 대기업에 맞대응하면 마진을 포기해야 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가입자를 잃는 선택만 남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당장 대기업들의 규제 우회를 막을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이통 3사뿐 아니라 KB국민은행·우리은행 등 대기업의 알뜰폰 시장 진출과 공격적인 마케팅이 중소사업자의 생존을 위협하고 알뜰폰 시장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주희 의원과 조경태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알뜰폰 시장의 공정경쟁 문제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히면서 이통사 자회사의 시장 점유율 제한 강화와 금융권 대기업의 마케팅 규제 등 제도 개선이 이뤄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