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가 9월 국내 판매에서 기아(000270)를 다시 앞섰다. 지난 7~8월 두 달 연속 이어졌던 기아 우위가 끊기면서 양사의 올해 누적 내수 격차도 다시 1만대 이상으로 벌어졌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아가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현대차는 두 자릿수 감소해 국내와 해외의 흐름이 엇갈렸다.
지난 1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현대차는 9월 국내에서 4만9022대를 판매해 기아의 4만5705대를 3317대 앞섰다. 8월에는 기아가 현대차보다 5880대 많았지만 한 달 만에 격차의 방향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올해 누적 내수 경쟁도 다시 현대차 쪽으로 기울었다. 1~9월 현대차 국내 판매는 44만8181대, 기아는 43만6301대로 격차는 1만1880대다. 8월까지 8563대까지 좁혀졌던 차이가 한 달 만에 3317대 확대됐다. 7월 1만4443대에서 8월 8563대까지 빠르게 줄었던 흐름이 일단 멈춘 셈이다.
다만 현대차가 판매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9월 내수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5.7% 감소했다. 기아 역시 6.7% 줄었지만 감소 폭은 현대차보다 작았다. 현대차는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와 신차 대기수요 등을 원인으로 들었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를 '대한민국 대표 플래그십 세단'으로 규정했다. ⓒ 현대자동차
현대차 관계자는 "9월은 추석 연휴로 인해 영업일수가 줄고 신차 대기수요 등의 영향이 있었다"며 "디 올 뉴 투싼 등 우수한 상품성을 지닌 신차를 지속 선보여 판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8월에도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신차 대기수요 영향으로 판매가 크게 줄었던 만큼 최근 두 달의 내수 변동에는 생산·출고 변수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현대차의 9월 내수 회복은 세단이 이끌었다. 그랜저가 8898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아반떼 7305대, 쏘나타 4153대가 뒤를 이었다. 세단 판매는 총 2만901대로 현대차 국내 판매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8월 5931대였던 그랜저와 비교하면 판매량이 크게 늘었고 아반떼 역시 신차 출고가 본격화되면서 내수 실적을 끌어올렸다.
반면 기아는 여전히 RV 중심 판매 구조가 두드러졌다. 쏘렌토 6957대를 비롯해 스포티지 5497대, 셀토스 5422대, 카니발 5286대 등 RV가 총 2만9403대 판매됐다. 전체 내수의 약 64%에 해당한다. 7월과 8월 현대차를 앞설 당시에도 기아의 내수 실적을 떠받친 것은 RV였다. 9월에는 판매량 자체가 전월보다 늘었지만 현대차의 회복 폭이 더 컸다.
월간 내수 순위는 다시 현대차가 가져갔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현대차의 9월 글로벌 판매는 30만7998대로 전년 동월 대비 16.0% 감소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판매도 25만8976대로 13.9% 줄었다. 1~9월 누적 글로벌 판매 역시 288만6763대로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스포티지ᆞ쏘렌토ᆞ카니발 블랙 에디션. ⓒ 기아
기아는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 28만1984대를 판매해 5.1% 증가했다. 해외 판매가 23만5457대로 7.5% 늘며 국내 감소분을 상쇄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9월 글로벌 판매량 차이는 2만6014대로 현대차가 여전히 많지만, 증감률만 놓고 보면 두 회사의 방향은 뚜렷하게 갈렸다.
기아의 해외 성장세는 분기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기아는 올해 3분기 국내 14만522대, 해외 70만3494대, 특수차량 2748대 등 총 84만676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3분기 78만5137대를 웃돌며 19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후 역대 3분기 글로벌 최다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
3분기 글로벌 판매를 차종별로 보면 스포티지가 15만346대로 가장 많았고 셀토스 10만9256대, 쏘렌토 5만6928대가 뒤를 이었다. 기아는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유럽에서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판매 증가 흐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결국 9월 실적은 내수에서는 현대차가 두 달간의 열세를 끊었지만, 글로벌에서는 기아가 상대적으로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흐름으로 갈렸다. 현대차는 신차 출고 확대와 생산 정상화가 실제 판매 회복으로 이어지는지가, 기아는 RV와 전동화 차량을 앞세운 해외 성장세를 남은 4분기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기아 관계자는 "해외에서 지역별로 차별화된 전동화 차량 수요에 맞춘 판매 전략을 통해 지속적인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고, 역대 3분기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며 "남은 4분기에도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유럽에서는 전기차 등 전동화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 성장 모멘텀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