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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웅의 이혼이야기] 황혼이혼을 결심했다면, 재산분할과 연금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김광웅 변호사 | press@newsprime.co.kr | 2026.09.29 16:05:27
[프라임경제] 요즘 이혼이라고 하면 젊은 부부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전체 이혼 건수는 줄어드는 흐름이지만,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부부가 결혼생활을 정리하는 경우는 여전히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통계에서도 혼인기간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이 전체 이혼의 3분의 1을 넘는다. 이른바 '황혼이혼'이다. 

자녀가 성장한 뒤 오랜 부부 갈등이 다시 드러나거나, 은퇴를 앞두고 남은 삶을 새롭게 보내고 싶다는 이유로 이혼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황혼이혼은 단순히 부부가 헤어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혼인기간이 긴 만큼 부동산, 예금, 퇴직금, 연금 등 정리해야 할 재산도 많고, 각 재산이 언제 어떻게 형성됐는지까지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사례를 보자.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A씨는 남편과 30년 넘게 혼인생활을 했다. A씨는 주로 가사와 자녀양육을 담당했고, 남편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재산을 관리했다. 부부가 생활하던 일산 아파트 외에도 남편 명의의 파주시 토지와 김포시 상가가 있었고, 남편은 퇴직을 앞두고 있었다. 

자녀들이 모두 독립한 뒤 A씨는 황혼이혼을 결심했다. 그런데 남편은 "재산 대부분이 내 명의이고 내가 직장생활을 해서 마련한 것이니 당신 몫은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첫째, 재산의 명의만으로 재산분할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혼 재산분할에서는 누가 명의자인지보다 그 재산이 혼인 중 부부의 협력으로 형성되고 유지됐는지가 중요하다. 한쪽 배우자가 소득활동을 하고 다른 배우자가 가사와 자녀양육을 담당했다면, 후자의 기여 역시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로 평가된다. 

재산분할 비율도 혼인기간, 각자의 소득활동, 가사·육아 부담, 재산의 취득 경위와 유지·관리 정도 등을 종합해 정한다. 따라서 30년을 함께 살았다고 무조건 절반씩 나누는 것도 아니지만, 소득이 없거나 명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재산분할에서 배제되는 것도 아니다.

둘째, 혼인 전 재산이나 상속·증여받은 재산도 살펴봐야 한다. 배우자가 결혼 전에 가지고 있던 재산이나 부모로부터 상속·증여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특유재산의 성격을 가진다. 다만 황혼이혼처럼 혼인기간이 긴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재산을 오랜 기간 유지하거나 가치가 증가하는 데 기여했는지가 문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속받은 부동산이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장기간 생활비를 부담하거나 관리에 기여해 재산을 유지한 사정이 있다면 재산분할에서 일정 부분 고려될 수 있다. 결국 '누구 이름의 재산인가'보다 '혼인생활 속에서 어떻게 유지됐는가'를 함께 봐야 한다.

셋째, 퇴직금과 연금을 빠뜨려서는 안 된다. 황혼이혼에서는 퇴직금과 연금이 아파트 못지않게 중요한 재산이 될 수 있다. 이미 지급받은 퇴직금은 물론이고, 아직 퇴직하지 않았더라도 장래 받을 퇴직급여가 재산분할에서 문제되는 경우가 있다. 

혼인기간 중 근무로 형성된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가 핵심이다. 국민연금은 일반적인 재산분할과는 별도로 분할연금 제도가 적용된다. 이혼하면서 연금 분할에 관하여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면 원칙적으로 국민연금법이 정한 요건과 기준에 따라 분할연금을 받게 된다. 

따라서 황혼이혼에서는 부동산과 예금뿐 아니라 국민연금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넷째, 이혼을 결정하기 전에 재산부터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황혼이혼에서는 한 사람이 오랜 기간 재산을 관리해 상대방이 정확한 재산내역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부동산, 예금, 보험, 주식, 퇴직금, 연금뿐 아니라 대출 등 채무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상대방 명의의 재산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면 소송 과정에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이나 사실조회 등을 통해 확인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 재산내역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각자 명의 재산은 각자가 갖는다"는 식으로 합의하는 것은 특히 신중해야 한다.

이혼전문변호사와 상담할 때도 단순히 이혼사유가 있는지만 확인하기보다 어떤 재산이 존재하는지, 각 재산의 취득 경위가 무엇인지, 퇴직금과 연금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황혼이혼은 함께 살아온 시간이 긴 만큼 정리해야 할 문제도 많다. 30년의 결혼생활을 한 장의 이혼서류로 끝낼 수는 있지만, 30년 동안 형성된 재산까지 한 장으로 정리되지는 않는다. 황혼이혼을 결심했다면 헤어지는 방법만큼 앞으로의 생활을 어떻게 준비할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김광웅 변호사(이혼전문) /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37기 수료/ 세무사 /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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