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2578억원으로 집계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 챗GPT 생성 이미지
[프라임경제]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검찰·경찰·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한 범죄 피해가 급증한 가운데 올해 발생한 보이스피싱의 최초 접근 수단 가운데 전화와 문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94%에 달했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2578억원으로 집계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8545억원 대비 47.2%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2023년 4472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2.8배로 불어났다.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1인당 평균 피해액도 크게 늘었다. △2016년 862만원이었던 1인당 평균 피해액은 △2020년 2210만원 △2024년 4100만원을 거쳐 △2025년 5384만원까지 증가했다. 10년 만에 5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이하 피해도 두드러졌다. 20대 이하 피해자는 지난 2023년 8886건, 2024년 5352건, 지난해 5770건으로 최근 수년간 전 연령대 가운데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60대 피해가 5801건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이하가 뒤를 이었다.
범죄 유형별로는 기관사칭형 피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검찰·경찰·금감원 등을 사칭한 기관사칭형 피해액은 9884억원으로 전체 피해액의 78.6%를 차지했다. 지난 2023년 2364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출사기형 피해액은 2694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이스피싱 범죄의 최초 접근 수단은 전화와 문자에 집중됐다. 올해 1~8월 파악된 보이스피싱 8584건 가운데 전화가 7841건으로 91.3%를 차지했다. 문자메시지 223건을 포함하면 전화·문자를 통한 최초 접근은 전체의 약 94%에 달했다.
발신번호 변작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번호도용 전화차단 시스템을 통해 차단된 발신번호 변작 시도는 지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598만8000건에 달했다. 올해 1~8월 차단 건수는 72만65건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67만7735건을 넘어섰다.
반면 피해금 환급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가 사기 이용계좌로 의심해 지급정지한 계좌는 지난 2021년 5만7990건에서 지난해 10만2307건으로 늘어 처음으로 10만건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피해 환급률은 △2021년 35.9%에서 △2024년 22.2% △2025년 26.3%로 20%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환급액은 1142억원이었다.
지급정지 조치가 이뤄질 때는 이미 범죄 조직이 피해금을 재이체하거나 가상자산 등으로 빼돌린 뒤인 경우가 많아 사후 환급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금융권의 계좌 지급정지에 더해 통신망 단계의 사전 차단과 피해자 신속 구제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 의원은 "연간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1조원을 넘고 환급률이 20%대에 불과한 만큼 피해자가 신속하게 배상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의 94%가 전화와 문자 등 통신망을 통해 유입되는 만큼 대포폰 차단, 번호 변작 필터링, 대량 문자 중계 관리 등 통신망 단계의 사전 예방과 책임분담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