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벤틀리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로 도심형 럭셔리 SUV를 선택했다. 기존 컨티넨탈 GT와 플라잉스퍼, 벤테이가에 이어 네 번째 모델을 추가하면서 순수 전기차부터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까지 아우르는 제품군을 갖추게 됐다. 전동화에 대응하면서 고객에게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제공하려는 벤틀리의 전략이 구체적인 신차로 모습을 드러냈다.
벤틀리모터스는 24일 영국 런던에서 첫 순수 전기 SUV '토르칼(Torcal)'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기본형 토르칼과 고성능 모델인 토르칼 S 두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되며 디자인부터 개발, 생산까지 모든 과정은 영국 크루에서 이뤄진다.

토르칼 S 퍼스트 에디션. ⓒ 벤틀리모터스코리아
토르칼의 등장으로 벤틀리의 제품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내연기관 특유의 주행 감각과 하이브리드의 효율성을 원하는 고객에게 기존 제품을 제공하면서, 순수 전기차를 선호하는 고객까지 선택 범위를 넓힌 것이다. 벤틀리가 강조하는 '선택의 럭셔리'가 이번 신차의 핵심이다.
첫 전기차에서도 성능은 타협하지 않았다. 기본형 토르칼은 최고출력 821마력(PS)과 최대토크 121.7㎏·m를 발휘하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4초 만에 도달한다. 고성능 모델인 토르칼 S는 런치 컨트롤 활성화 시 최고출력 888마력과 최대토크 137.7㎏·m를 내며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2.9초가 걸린다.
두 모델 모두 전기모터 2개와 113㎾h 배터리를 탑재한다.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600㎞이며, 최대 400㎾ 급속 충전을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16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7분 충전으로 약 160㎞를 주행할 수도 있다. 다만 해당 수치는 영국 기준으로 국내 출시 모델의 제원은 인증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토르칼 S 퍼스트 에디션. ⓒ 벤틀리모터스코리아
도심형 SUV라는 성격도 주요 특징이다. 전장 약 5m의 토르칼은 벤틀리 4도어 라인업 가운데 가장 짧은 차체를 갖췄다. 뒷바퀴를 최대 5도까지 조향하는 전자제어식 올 휠 스티어링을 기본 적용해 회전반경을 11.1m로 줄였다. 여기에 벤틀리 최초의 풀 액티브 서스펜션을 탑재해 승차감과 차체 제어 성능을 함께 확보하도록 설계했다.
전동화 과정에서 기존 브랜드의 감각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눈에 띈다. 벤틀리는 6¾ℓ V8 엔진의 리듬에서 영감을 받아 드럼과 비올라, 베이스 기타 등 실제 악기 연주를 활용한 '벤틀리 다이내믹 심포니'를 개발했다. 엔진이 사라진 전기차에서도 주행 상황에 따른 청각적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한 장치다.
실내에는 가죽과 울, 베니어 등 전통적인 고급 소재를 사용하면서 새로운 지속가능 소재를 도입했다. 영국 폭스 브라더스와 공동 개발한 100% 메리노 울 차량용 패브릭이 대표적이다. 센터 콘솔과 스티어링 휠에는 주요 기능을 위한 물리 버튼도 유지해 디지털 기술과 촉각적인 조작 경험을 함께 제공한다.

토르칼 S 퍼스트 에디션. ⓒ 벤틀리모터스코리아
프랑크-슈테펜 발리저(Frank-Steffen Walliser)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CEO는 "지난 107년간 벤틀리는 여유롭고 강력한 퍼포먼스와 탁월한 안락함, 최고급 천연 소재를 통해 구현되는 정교한 영국의 장인정신, 그리고 영혼이 담긴 사운드를 갖춘 완성도 높은 자동차를 만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토르칼은 이러한 벤틀리의 본질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브랜드를 정의해 온 모든 영역에서 비범한 기준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토르칼은 무엇보다도 벤틀리 그 자체다. 장인들의 섬세한 손길과 최고급 소재,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벤틀리 고유의 헤리티지와 최첨단 혁신을 조화롭게 담아냈으며, 벤틀리 역사상 최고의 모델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토르칼 S 퍼스트 에디션. ⓒ 벤틀리모터스코리아
벤틀리가 첫 순수 전기차로 도심형 SUV를 선택한 것은 분명 주목할 부분이다. 기존 벤테이가가 럭셔리 SUV 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가운데 토르칼은 상대적으로 짧은 차체와 높은 기동성을 앞세워 도심 주행에 적합한 전기차 수요를 겨냥한다. 컨티넨탈 GT와 플라잉스퍼, 벤테이가로 구성됐던 제품군에 새로운 차종을 추가하면서 고객의 선택 범위도 넓어졌다.
앞으로의 관건은 전기차에서도 벤틀리 특유의 주행 감각과 고급스러움이 고객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얻느냐다. 토르칼에는 고성능 전기 파워트레인과 초급속 충전 기술뿐 아니라 실제 악기 연주를 활용한 사운드와 전통적인 고급 소재까지 적용됐다.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를 유지하면서 전기차를 추가한 벤틀리의 제품 전략이 실제 고객 선택으로 이어질지는 토르칼의 시장 반응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