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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 '제38회 아라가야문화제' 성료…빛과 음악 고대 왕국 가을밤

1500년 말이산의 밤, 청년의 불꽃으로 깨어나다…"누구나 다시 찾는 역사관광도시로"

강경우 기자 | kkw4959@hanmail.net | 2026.09.21 10:18:01
[프라임경제] 1500년 전 한반도 남부에서 철기 문명의 전성기를 꽃피웠던 아라가야의 숨결이 오늘날 청년들의 심장 박동과 맞닿았다.

차석호 함안군수가 제38회 아라가야문화제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함안군

함안군은 지난 9월18일부터 20일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말이산고분군과 함안박물관 일원에서 펼쳐진 '제38회 아라가야문화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천오백년을 품은 말이산, 청년을 잇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축제는 지역 청년들의 역동적인 에너지와 인공지능(AI)·가상현실(VR) 등 최첨단 기술을 엮어내며 방문객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역사적 몰입감을 선사했다.

아라대왕 행렬. ⓒ 함안군

축제의 서막은 과거와 현재의 극적인 만남으로 열렸다. 말이산 4호분 앞에서 엄숙하게 봉행된 천신제로 하늘에 고대 왕국의 평안을 고한 데 이어, 아라초등학교부터 박물관까지 이어진 웅장한 아라대왕 행렬에는 청소년과 주민들이 직접 주인공으로 참여해 역사의 맥박을 되살렸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무대 연출의 파격이었다. 함안 청소년 댄스팀 '제스트 댄스'의 에너지 넘치는 군무와 전국가요제 수상자 이주은의 청아한 울림, 그리고 디지털 캔버스 위에 실시간으로 펼쳐진 VR 드로잉 퍼포먼스는 '고대사 축제는 지루하다'는 편견을 단숨에 깨뜨렸다. 

이어 밤하늘을 수놓은 주제 공연 '불꽃, 아라홍련'은 뜨거운 쇳물에서 시작된 고대 철기 문명이 천년의 세월을 뚫고 피어난 생명과 희망의 연꽃으로 완성되는 서사를 강렬한 불꽃으로 형상화해 현장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여기 더해 대중가수 김수찬과 김지현의 열정적인 무대가 더해져 첫날부터 축제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둘째 날과 셋째 날은 세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문화적 향연이 이어졌다. 최정원, 소냐, 이아름솔, 장윤석 등 국내 정상급 뮤지컬 배우들이 고분군을 배경으로 빚어낸 웅장한 성량의 갈라쇼는 초가을 밤의 정취를 한껏 고조시켰다. 

한편에서는 국가무형유산 줄타기의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신명 나는 남사당놀이의 판굿이 펼쳐지며, 현대 공연 예술과 전통 무형유산이 한 공간에서 조화롭게 숨 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번 축제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은 '청년의 주도적 참여'에 있었다. 마산대학교 지역 상생 홍보단 청년들은 축제의 단순한 관람객에 머물지 않고 기획과 현장 운영의 주체로 뛰어들었다. 

고분정원 야외무대 청년버스킹. ⓒ 함안군

청년 버스커들의 선율이 고분군 능선을 채우는 동안, 축제장 한편에서는 샌드아트 공연과 대장간 철기 체험, 늠름한 기마무사 승마 체험이 펼쳐져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들에게 생생한 오감 만족을 선물했다.

어둠이 내린 뒤의 말이산고분군은 그 자체로 거대한 예술 작품이었다. 고분 능선을 따라 은은하게 밝혀진 '아라가야 불꽃정원' 경관 조명은 천오백년 고분의 고즈넉함과 낭만을 극대화했다. 

또 청년들이 참여한 AI 영상 상영회와 흥겨운 먹거리·체험 공간인 '아라가야의 멋 저잣거리'는 역사 유적지가 지닌 공간적 잠재력을 증명해 보였다.

차석호 함안군수는 "이번 아라가야문화제는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전통을 바탕으로 세대와 지역이 하나로 융합되는 화합의 장이었다"며 "세계유산의 가치를 지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청년들의 상상력을 더해 언제나 다시 찾아오고 싶은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관광도시 함안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제38회 아라가야문화제는 지역의 고유한 문화유산이 첨단 디지털 감각 및 청년 세대의 활력과 결합했을 때 만들어낼 수 있는 지역문화 축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명확히 보여주며 화려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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