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에이비엘바이오(298380)의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둘러싼 미공개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이 회사 경영진 주변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상훈 대표 가족에 이어 등기임원들의 배우자까지 혐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사 내부에서 계약 관련 정보가 외부로 전달된 경위와 내부통제 체계가 주요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로 구성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지난 15일 에이비엘바이오 본사 등 총 8곳을 압수수색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임원을 포함한 복수의 관련자를 대상으로 미공개정보 이용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의심 거래를 통해 발생한 부당이득 규모는 현재까지 1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와 체결한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 정보가 공식적으로 시장에 공개되기 전에 관련 주식 거래가 이뤄졌는지 여부다.
합동대응단은 혐의 대상자들이 계약 공시 전에 에이비엘바이오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기술이전 계약이 공개되면서 주가가 상승하자 매도해 차익을 얻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족이나 배우자 명의 계좌가 실제로 누구에 의해 운용됐는지, 회사 내부에서 계약 관련 정보가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가 주요 확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혹의 배경에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지난해 연이어 성사시킨 대형 기술수출이 자리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4월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최대 약 4조원 규모의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 발표 직후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시장 반응도 컸다.
같은 해 11월에는 미국 일라이릴리와 최대 26억200만달러, 당시 환율 기준 약 3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앞선 GSK 계약에 이어 또 한 번 조 단위 빅딜을 성사시키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고, 계약 발표 당일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장중 27% 넘게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처럼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형 계약이 잇따르는 과정에서 공시 전후 거래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여부다.
기술이전 계약은 계약 규모뿐 아니라 계약금과 마일스톤, 향후 사업 확대 가능성 등이 함께 시장에 전달되면서 바이오 기업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GSK 계약 당시 에이비엘바이오는 최대 4조원 규모의 계약을 발표한 당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릴리 계약 때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번 사건은 한국거래소의 이상거래 심리 과정에서 의심 계좌가 포착되면서 조사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히 특정 인물의 주식 매매 여부뿐 아니라 미공개정보가 회사 내부에서 어떻게 관리됐는지까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대표 가족과 등기임원 배우자 등 회사의 공식 임직원이 아닌 주변인까지 혐의 대상에 거론되면서 내부 정보 접근 권한과 보안 관리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확인될 수 있도록 성실하고 투명하게 협조할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관계 법령과 절차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