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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가방의 곡선이 공간으로…서촌에 펼친 아카이브 앱크 '플링'

흩날리는 천부터 제작 과정 담은 전시·티 라운지까지…3개 층에 담은 브랜드의 기록

이인영 기자 | liy@newsprime.co.kr | 2026.09.16 14:12:34
[프라임경제] 반투명한 천이 바람에 흔들린다. 부드럽게 흐르는 천의 움직임 옆으로 둥근 실루엣의 가방들이 놓였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가방을 만드는 과정이 공간을 채우고, 마지막 층에서는 차와 음악이 방문객을 맞는다. 아카이브 앱크가 대표 가방 '플링'을 서촌의 3층 공간에 풀어낸 방식이다.

16일 찾은 서울 종로구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은 제품의 소재와 형태를 전시로 옮겨놓은 공간이었다. 양가죽 특유의 유연함을 천의 움직임으로 보여주고, 제작 과정을 담은 사진과 향, 음악을 층마다 배치했다. 가방을 살펴보는 동선에 전시를 보고 쉬어가는 경험을 더한 구성이다.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에서 단독으로 선보이는 '플링 펜슬백' 4종 제품. = 이인영 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전개하는 아카이브 앱크는 2019년 출범한 양가죽 기반 여성 잡화 브랜드다. 핸드백과 신발 등을 선보이고 있다. 현장 담당자는 서울숲에 이어 브랜드의 콘셉트와 분위기를 보여주는 두 번째 공간으로 서촌 매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간의 중심은 브랜드 출범 당시부터 선보인 '플링'이다. 둥근 형태와 부드럽게 흐르는 실루엣이 특징인 대표 가방으로, 회사에 따르면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은 약 7만개다. 올해 가을·겨울에는 플링 플랩백과 플링 슬라우치백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현장 담당자는 직접 메고 있던 가방을 가리키며 플링이 브랜드의 대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매장 전체에 양가죽의 흐르는 듯한 부드러움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 설명은 1층 설치물에서 드러났다. 반투명한 천이 공기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며 형태를 바꿨다. 가방에서 느낄 수 있는 유연함을 움직이는 소재로 보여주는 장치다. 향도 함께 활용해 시각과 후각으로 플링의 분위기를 경험하도록 했다.

상품에서도 플링의 여러 형태를 살펴볼 수 있었다. 담당자는 올해 봄·여름 선보인 민트 색상 제품을 소개하며 출시 직후 품절돼 예약 배송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같은 플링 계열 안에서 색상과 형태를 달리한 제품들이 이어졌다.

서촌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상품도 마련했다. '플링 펜슬백'은 총 4종으로 선보인다. 브랜드의 대표 장식인 호마이카를 활용한 비즈 벨트와 목걸이 등 액세서리 5종도 이곳에서 단독으로 판매한다. 가방에 사용하던 장식을 액세서리로 확장한 구성이다.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 2층 전경. ⓒ 코오롱FnC


2층으로 올라가자 전시 방식이 달라졌다. 1층이 움직이는 천으로 소재의 감각을 보여줬다면, 2층은 플링백을 만드는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제작 과정이 담긴 이미지가 벽면과 바닥을 채우고, 천장의 거울에 비치며 공간 전체로 이어졌다.

담당자는 플링백의 제작 과정을 촬영한 사진으로 공간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완성된 가방과 함께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다. 브랜드의 디자인과 시도를 축적하는 '기록의 장소'라는 매장의 기획 의도를 이 층에 담았다.

3층은 머무르는 공간이다. '플링 라운지'에는 방문객이 차를 골라 따뜻한 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티 바를 마련했다. 앰비언트 음악과 인센스 향이 어우러지며 아래층 전시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었다.

현장에서는 차를 고르고 공간을 둘러보는 방문객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담당자는 휴식을 취하면서 브랜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라운지를 꾸몄다고 설명했다. 층별로 설치물과 제작 기록을 살펴본 뒤 차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도록 동선을 연결했다.

아카이브 앱크가 서촌을 선택한 배경에도 '기록'이라는 개념이 있다. 회사 측은 한옥과 현대적인 카페, 작은 상점이 공존하는 서촌의 골목 문화가 시간이 흐를수록 기록이 쌓인다는 브랜드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정식 개장에 앞서서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센타'와 협업한 사전 팝업을 운영했다. 9월 둘째 주까지 연장한 팝업에는 회사 집계 기준 약 1500명이 방문했다. 사전 예약은 모두 마감됐으며, 방문객 중 약 절반은 브랜드몰에 신규 회원으로 가입했다.

더 아카이브앱크 서촌 1층 전경. ⓒ 코오롱FnC


서촌 매장은 앞으로 주제를 바꾸며 브랜드의 제품과 생활문화 콘텐츠를 선보이는 컨셉스토어로 운영한다. '더 아카이브 앱크'라는 이름 뒤 괄호 안에 새로운 주제를 채워가는 방식이다. 첫 주제인 '플링' 전시는 오는 12월까지 진행한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이번 서촌 공간은 아카이브 앱크가 만들어온 디자인과 제품을 기록하고 축적하는 '도큐멘팅' 개념을 바탕으로, 고객이 브랜드의 철학을 오롯이 체류하며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된 컨셉스토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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