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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60조원 투자…보잉 103대 들여 기단 재정비

예비 엔진 21대·15년 정비서비스 계약…한·미 정부 지원·국책 금융기관 금융 협력까지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09.16 09:07:49
[프라임경제] 대한항공(003490)이 60조원 규모의 대미 구매 계획을 본계약으로 확정했다. 보잉(Boeing) 항공기 103대와 예비 엔진(Spare Engine)을 확보하고 장기 정비 계약까지 체결하면서 통합 대한항공 출범 이후를 겨냥한 기단 재정비의 큰 틀을 마련했다. 

글로벌 항공기 공급 지연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향후 수송력 확대와 노후 기재 교체에 필요한 물량을 미리 확보한 성격도 짙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DC에서 발표한 448억달러 규모의 대미 구매 계획에 대한 최종 계약을 완료했다고 16일 밝혔다. 항공기 구매 규모는 362억달러, GE에어로스페이스(GE Aerospace)와 CFM인터내셔널(CFM International, 이하 CFM)의 예비 엔진 구매 및 정비서비스 계약은 86억달러다.

도입 기종은 △777-9 20대 △787-10 25대 △737-10 50대 △777-8F 화물기 8대 총 103대다. 장거리 여객기와 단거리·중거리 기재, 화물기를 한꺼번에 확보하면서 향후 대한항공 기단 전반의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구성이 됐다.

장거리 노선에는 777-9와 787-10이 투입된다. 대형 장거리 수요와 중대형 장거리 시장을 각각 맡을 수 있는 조합이다. 가장 많은 50대를 주문한 737-10은 단거리·중거리 노선의 차세대 기재 비중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대한항공은 차세대 화물기 777-8F 8대를 확보해 여객과 화물 기단을 동시에 현대화한다. 통합 이후 노선과 기종 운영 구조를 다시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요 사업 영역에 필요한 신형 기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셈이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DC에서 발표한 448억달러 규모의 대미 구매 계획이 최종 계약으로 결실을 맺었다. ⓒ 대한항공

항공기 구매에는 엔진 운용 계획도 함께 묶였다. 대한항공은 GE에어로스페이스와 CFM으로부터 예비 엔진 21대를 구매하고, GE에어로스페이스와 항공기 28대에 대한 15년간 엔진 정비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대규모 신기재가 순차적으로 들어오는 만큼 예비 엔진 확보와 정비 체계 구축도 장기 운항 계획의 일부로 움직인다. 기재 도입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엔진 수급과 정비 부담까지 사전에 관리하면서 운항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번 주문 시점에는 글로벌 항공기 공급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작사들의 공급 차질과 주문 적체가 이어지면서 신규 항공기를 원하는 시점에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필요한 기재의 생산 물량과 인도 시기를 미리 확보하는 작업 자체가 중장기 운항 전략과 직결된다.

대한항공도 통합 이후의 성장과 항공기 공급 지연을 이번 투자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이 마무리되면 노선과 수송 규모가 커지는 동시에 양사가 보유한 기존 기재의 교체와 조정 작업도 뒤따른다. 이번 103대 주문은 그 과정에서 필요한 신형 기재를 장기간에 걸쳐 공급받기 위한 기반이 된다.

신규 기재 도입이 시작되면 통합 항공사의 기종 구성도 점차 달라질 전망이다. 중복 기종과 노선 배치를 조정하고 노후 기재를 신형 항공기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기종별 역할과 운항 효율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연료 효율과 탄소배출 관리도 기단 교체와 연결된다. 대한항공은 고효율 신기재 비중을 높여 연료 사용량과 운영비 부담을 낮추고 수송력 확대와 서비스 개선을 함께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워싱턴DC에서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실제 구매 계약으로 확정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대한항공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보잉과 항공기·엔진 구매 및 서비스 계약 체결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해 스테파니 포프(Stephanie Pope) 보잉상용기 부문 사장 겸 최고경영자, 가엘 메외스트(Gaël Méheust) CFM 사장 겸 최고경영자 등 각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 국책 금융기관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워싱턴에서 맺은 약속이 최종 계약으로 결실을 맺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계약은 단순한 기업 간 거래를 넘어 한·미 양국의 굳건한 경제·기술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신뢰의 이정표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보잉이 대한항공의 날개라면 GE에어로스페이스는 우리 항공기 기단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며 "대한항공은 보잉과 GE에어로스페이스, CFM과 함께 쌓아온 오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최고의 안전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양국의 교류와 경제 발전을 연결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할 금융 협력도 병행된다.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 금융기관은 원활한 계약 이행을 위한 금융 협력 의지를 밝혔다.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가 장기간 이어지는 만큼 실제 항공기 도입 과정에서는 자금 조달과 인도 일정 관리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번 계약으로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 활용할 주요 기재와 엔진 운용 체계를 장기간에 걸쳐 확보하게 됐다. 장거리와 단거리·중거리, 화물을 아우르는 신기재 구성이 잡히면서 기단 현대화의 방향도 한층 선명해졌다.

향후 관건은 103대의 인도 일정과 기존 기단의 교체 속도다. 통합 이후 노선 구조와 수송 수요에 맞춰 신형 기재를 배치하고 중복 기종을 정리하는 과정이 60조원 투자의 실제 효율을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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