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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지율 하락 이재명 대통령, '옳다'보다 '책임' 이어야 한다

18일 기자회견서 연임 개헌·인사·민생 논란까지…'설득'보다 '경청' 필요한 때

오영태 기자 | gptjd00@hanmail.net | 2026.09.16 09:06:14
[프라임경제] "백성은 지극히 약하지만 힘으로 위협할 수 없고, 지극히 어리석지만 지혜로 속일 수 없다."

조선을 설계한 정도전이 남긴 말이다. 600여 년 전의 문장이지만 정치와 민심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국민은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곧바로 등을 돌리지 않는다. 상당 기간 지켜보고, 참고, 기다린다. 그러다 더 이상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선거라는 가장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시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흐름은 그런 측면에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한두 차례의 등락으로 치부하기에는 하락의 속도와 폭이 눈에 띈다. 지지율은 국정 운영의 전부가 아니지만, 국민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회견은 특정 순방이나 취임 기념과 같은 한정된 주제가 아니라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등 국정 전반을 놓고 대통령이 직접 질문에 답하는 자리다. 결국 핵심은 '무슨 말을 하느냐' 못지않게 '어떤 태도로 말하느냐'에 있다.

지지율이 떨어졌을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설명보다 경청일 수 있다. 대통령이 모든 정책이 옳았다고 설명하는 것보다 국민이 무엇 때문에 불안하고 불편해하는지부터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산과 세금, 민생경제, 인사 논란, 사법제도 개편을 둘러싼 논쟁 등 국민적 의구심이 커진 사안에 대해서는 "왜 우리가 옳은가"를 설명하기에 앞서 "국민이 왜 그렇게 느끼는가"를 살피는 태도가 필요하다.

특히,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책임 정치'의 관점에서 이번 회견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책의 취지와 의도가 아무리 좋았더라도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부담이나 불안을 안겼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정치적 책임을 설명해야 한다. '정책은 옳았다'는 논리만 반복하면 정책의 결과를 체감하는 국민과의 거리는 오히려 멀어질 수 있다.

연임 개헌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헌법상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연임 개헌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품고 있는 의문을 보다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연임 개헌을 추진할 의사가 있는지, 없다면 왜 그런 논란이 반복되는지 대통령 자신의 언어로 분명히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헌법상 불가능하다는 원론적 답변만으로는 정치권과 국민 사이에서 증폭되는 의구심을 모두 해소하기 어렵다.

공소 취소 문제나 인사 검증 논란 등도 마찬가지다. 하나하나의 사안을 방어적으로 설명하기보다 국정 운영 과정에서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부족하게 했는지, 앞으로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 국민에게는 더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다.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태도다. 지지율 하락을 당내 비판이나 야당의 공세, 정치적 갈등 탓으로만 설명한다면 민심이 보내는 신호를 놓칠 수 있다. 국민은 정치권의 논쟁보다 자신의 삶에서 정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본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답변이 아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인정하고 고치겠다는 자세,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을 정확히 짚고 설명하는 자세다. 공자는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이 진정한 잘못"이라고 했다.

오는 18일 기자회견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단순한 국정 설명의 자리가 아니다. 떨어진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느냐를 넘어, 흔들리고 있는 국민의 신뢰를 다시 쌓을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자리다.

국민이 듣고 싶은 것은 '나는 옳다'는 답보다 '국민의 걱정을 알고 있다'는 답일 것이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그리고 그 답이 국민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전달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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