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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 "섬진강 지켜내자"…세계유산 '재첩 터전' 소금밭 전락 위기

하동군-경남도의회 17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염해 등 피해대책 수립 정책토론회 개최

강경우 기자 | kkw4959@hanmail.net | 2026.09.15 14:26:45
[프라임경제] 국가 미래를 건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가 남단 섬진강을 거센 생태·행정 갈등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 

하동군 섬진강 지켜내자. ⓒ 하동군

호남권 대규모 산단에 공업용수를 공급하려는 움직임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하류인 경남 하동 일대 강줄기가 바닷물에 잠식될 위기에 처했다. 공장 굴뚝을 돌리기 위해 강 하구의 생명줄이 위기에 처했다. 

바닷물이 담수 권역을 삼키는 염해는 더 이상 자연 현상이 아닌 수량 배분의 인위적 왜곡에서 비롯된 구조적 재난이다. 

실제 하동군 학술연구와 정부 실증조사 결과,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섬진강 손틀 재첩이 생명을 잇기 위한 최적 염분은 10~15psu로 나타났다. 이를 지켜내려면 송정리 지점을 기준으로 매초 15.03톤의 담수가 바다 쪽으로 뿜어져 나가야 한다.

그러나 현행 관리 기준상 설정된 방류 하한선은 초당 7.94톤에 멈춰 서 있다. 생태계가 버텨낼 수 있는 마지노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양이다. 

이미 수어호와 기존 댐 취수로 하류 유량이 한계치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대규모 공업용수 추가 취수 계획까지 겹치자 목도·신월지구 농경지의 지하수마저 짠물로 바뀌어 시설 채소 농가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같은 국면은 남한강 여주보 취수 문제로 중앙정부와 줄다리기를 벌였던 수도권 갈등이나, 맑은 물 공급을 둘러싸고 대구와 구미 간 수십년째 평행선을 달리는 낙동강 분쟁과 본질이 같다. 

상류의 산업 유치 혜택은 특정 권역이 독식하고, 그로 인해 초래된 하류의 생태 파괴와 생업 붕괴는 오롯이 하류 주민의 몫으로 남는다.

이에 따라 "국가 전략산업 육성 자체를 막아서는 것이 아니라, 용수 확보에 드는 비용을 어민과 농민의 생존권 박탈로 퉁치지 말라"는 하동 지역의 항변이다. 

수자원·환경 전문가는 "상하류 비대칭 갈등을 풀기 위해선 공업용수를 강물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낡은 취수 관행부터 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하수 재이용수 정화 공급 △농업용 저수지 재배열 △광양만권 해수담수화 플랜트 조기 착공 등 정부재정을 투입한 다각적 대체 수원 마련이 병행되지 않는 한 하류 방류량 증대는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행정 체계의 기형성도 사태를 키웠다. 영남과 호남의 3개 광역 지자체를 관통하는 국가하천이면서도, 섬진강은 독자적인 행정기구 없이 '영산강유역환경청' 산하에 더부살이를 해왔다. 

수계 행정의 중심축이 광주·전남권에 쏠리다 보니 경남 하동을 비롯한 하류 수생태계의 비명은 번번이 정부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이에 따라 10월17일 경남도의회와 하동군이 긴급 정책토론회를 열고 도민 여론 결집에 나선 것도 땜질식 처방을 끝내기 위함이다.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앙정부에 건의해 특별법 개정과 독립 유역환경청 신설 등 '자기 결정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김현수 하동군수는 "과학적 근거는 이미 확보된 만큼, 대체 수자원의 국가 책임 확보와 섬진강유역환경청의 하동 유치까지 군민과 함께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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