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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올리고 이익은 축소 신고…국세청, 식품·플랫폼 41곳 세무조사

탈루 혐의 금액 약 1조원…원가 부풀리기·사주 일가 자금 유출 집중 점검

이인영 기자 | liy@newsprime.co.kr | 2026.09.14 16:11:30
[프라임경제] 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면서 관계사 비용을 떠안거나 허위 경비를 반영해 이익을 줄여 신고한 업체들이 국세청 조사 대상에 올랐다. 계란 생산농가부터 식품 제조사, 외식 프랜차이즈, 배달·패션 플랫폼까지 생활물가와 밀접한 41개 업체가 대상이다. 국세청이 파악한 탈루 혐의 금액은 약 1조원이다.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기자실에서 의식주 생활비 관련 물가 불안을 조장하는 탈세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세청은 추석을 앞두고 가격 인상 과정에서 원가를 부풀리거나 매출을 누락한 혐의가 있는 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4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농축산물 생산·유통업체 23개 △가공식품·외식 프랜차이즈·배달 플랫폼 16개 △패션 플랫폼 2개다. 국세청은 생산 원가와 거래 구조뿐 아니라 사주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가공식품 분야에서는 제조업체 12개가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일부 업체가 특수관계법인의 비용을 대신 부담한 뒤 이를 제품 원가에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종합식품업체는 원재료비와 물류비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지만, 국내외 관계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원가에 포함한 혐의를 받는다. 국외 관계사에 거액을 지원하고도 이자를 받지 않은 정황도 조사 대상이다.

소스·만두류 제조업체에서는 퇴직 임원이 설립한 특수관계법인에 수수료를 과다 지급하고, 사주 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의 물류센터 사용료를 대신 낸 혐의가 포착됐다. 사주 자녀가 본부장으로 근무하는 해외법인에 투자금 명목으로 고액을 송금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도 확인됐다는 게 국세청 설명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3개도 조사를 받는다. 전국에 2000여개 가맹점을 둔 한 본부는 사주의 개인 지출을 가맹점주 지원 비용으로 처리한 혐의를 받는다. 사주 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에 유원지 내 직영점을 무상으로 넘기고 원재료를 낮은 가격에 공급한 거래도 조사한다.

또 다른 가맹본부에서는 사주가 직원 명의로 가맹점을 운영하며 소득을 분산하고, 법인 명의로 구입한 수억원대 슈퍼카 3대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가 드러났다. 인테리어 협력업체에서 받은 감리비와 리베이트 등을 신고하지 않은 정황도 포착됐다.

배달 플랫폼 1개는 해외 관계사에 업무지원 용역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부당하게 공제받은 혐의로 조사한다. 국세청은 해당 업체가 국내에서 창출한 1조원대 이익을 세금 부담 없이 해외 지배주주에게 이전해 왔다고 설명했다.

패션 플랫폼 2개에서는 변칙적인 회계 처리에 따른 매출 누락과 원가 부풀리기 혐의가 확인됐다. 특수관계법인에 광고비·용역비를 과다 지급하거나 재고자산을 비싸게 매입한 거래가 주요 조사 대상이다. 법인 명의로 고가 아파트를 빌려 사주가 거주한 사례도 포함됐다.

농축산물 분야 조사 대상은 계란 생산농가 11개와 곡물·과일·육류 수입·유통업체 12개다.

일부 계란 생산농가는 거래처에 계산서 없는 거래를 요구하고 판매대금을 비사업용 계좌로 받아 수입을 숨긴 혐의를 받는다. 배우자 명의로 실체가 없는 양계장을 만들어 매출을 나누고 축산소득 비과세 규정을 적용받은 사례도 조사한다.

수입·유통업체에서는 관세 혜택을 이용한 부당 거래 혐의가 포착됐다. 할당관세율 0%로 돼지고기를 수입한 한 업체는 유통 과정에 대표 자녀 명의의 유령 사업자를 끼워 넣어 마진을 챙긴 뒤 단기간에 폐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참깨 수입업체는 낮은 관세가 적용되는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위장 업체를 세우고 매출을 분산한 혐의를 받는다. 법인자금을 빼내 배우자의 아파트 취득이나 자녀에 대한 현금 증여에 사용한 정황도 확인됐다.

국세청은 재료비·유통비 등 가격 인상 근거로 제시된 비용의 적정성과 거래처 간 정상 거래 여부를 집중 검증할 계획이다. 차명계좌를 통한 수익 은닉,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명의대여 등 조세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조세범칙사건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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