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에코프로에이치엔이 반도체 제조시설과 발전소를 대상으로 한 환경설비 사업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온실가스 감축 설비. 촉매 기반 저온 분해 기술을 적용해 기존 열분해 방식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90% 이상 줄이면서 높은 온실가스 제거 효율을 구현한다. ⓒ 에코프로에이치엔
국내에서 축적한 온실가스 저감 기술을 글로벌 산업현장에 적용하며 사업 기반을 넓히는 가운데, 유지보수 사업과 첨단소재 분야 진출을 통해 수익 구조 다변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14일 에코프로에이치엔에 따르면 올해 공시된 누적 수주 규모는 1914억원이다. 지난해 회사가 올린 매출 1411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연간 매출 대비 약 136%에 해당한다.
해외 사업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올해 누적 수주에서 해외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41%로 집계됐다. 2023년 22%와 비교하면 1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국내 반도체 산업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해 온 에코프로에이치엔이 해외 고객을 확보하며 새로운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의 해외 사업 확대는 반도체와 발전 분야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대만 퉁샤오 LNG 발전소에 친환경 설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처리 설비와 관련해서도 삼성E&A, 미국 호프만, 마이크론 등으로부터 수주를 확보했다.
공급 대상은 국내 시설에만 머물지 않는다. 미국과 싱가포르의 반도체 생산시설, 대만 발전소 등으로 설비 공급 범위를 확대하면서 해외 현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할 기회를 늘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에 따른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는 환경설비 수요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시설 투자가 이어지면서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 공정에서 배출되는 과불화화합물(PFCs)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이산화탄소보다 큰 물질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산기업들은 관련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처리설비 확보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이 같은 시장 수요에 대응해 촉매 기반의 온실가스 처리 기술을 개발·적용하고 있다. 약 750~800℃의 온도에서 PFCs를 분해하는 방식으로, 기존 열분해 방식보다 에너지 사용을 9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반도체 팹 외부에서 대규모로 온실가스를 처리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이력도 갖고 있다. 자체 촉매 기술과 설비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 시공, 운영관리까지 제공하며 고객사의 환경설비 도입과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신규 설비 수주뿐 아니라 기존 설비에서 발생하는 운영·관리 수요에도 주목하고 있다.
온실가스 저감장치는 설치 이후에도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정기 점검을 비롯해 촉매 교체, 소모품 공급, 설비 상태 확인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설비 공급 후 유지보수와 운영 지원을 이어가며 장기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공장과 산업시설이 늘어날수록 운영 중인 환경설비의 규모도 커질 수 있어 관련 서비스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에코프로에이치엔은 2030년까지 운영 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50% 이상으로 높이는 목표를 세웠다. 설비 공급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장기간 반복 매출이 발생하는 운영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전략이다.
사업 영역 확대도 병행한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기존 환경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탄소포집·활용·저장, 친환경 수처리, 산업 부산물 자원화 등을 성장 분야로 검토·추진하고 있다. 환경설비 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자원순환과 수처리 등으로 사업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구상이다.
첨단소재 사업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제시됐다. 회사는 축적된 소재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소재 분야에 진입하고, 첨단 패키징과 HBM 관련 소재 등 고성능 반도체용 소재 시장을 겨냥할 계획이다.
차세대 배터리 산업에 대응하는 소재 사업 역시 추진 대상이다. 기존 환경사업에 반도체 소재와 에너지 분야를 더해 미래 산업 수요에 대응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취지다.
에코프로에이치엔 관계자는 "해외 수주 확대는 회사의 친환경 기술과 제품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며 "반도체와 발전 분야의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환경·자원과 첨단소재·에너지 사업을 육성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