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의 통합이 구성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양 대학이 추진해 온 통합 작업이 일단 중단됐다. 특히 충남대 학부 재학생의 90% 이상이 반대 의견을 나타내면서 통합 무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양 대학은 10일 오후 6시까지 온라인으로 통합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율은 충남대 75.68%, 공주대 76.77%를 기록했다. 투표 결과 충남대는 찬성 46.58%, 반대 53.42%로 통합에 반대하는 의견이 우세했다. 충남대는 교수 50%, 조교·직원 30%, 재학생 15%, 대학원생 5% 등 직군별 반영 비율을 달리해 최종 결과를 산출했다.
특히, 최종 결과를 가르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반대가 크게 작용했다. 재학생 반영 비율은 15%였지만 투표에 참여한 학생 가운데 90% 이상이 통합에 반대하면서 전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국립공주대는 교수·교직원·학생 등 3개 직군으로 나눠 찬반 의견을 종합했으며, 모든 직군에서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높게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두 대학의 구성원 의견이 엇갈리면서 통합은 무산됐다. 이번 통합 무산으로 통합을 전제로 추진해 온 각종 국책사업과 재정지원 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은 글로컬대학30 사업이다. 충남대와 공주대는 지난해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학30에 선정돼 5년간 1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핵심 전제였던 대학 통합에 제동이 걸리면서 향후 사업 지속 여부가 교육부 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학에 선정됐던 충북대학교와 한국교통대학교 역시 통합 추진이 지연되면서 사업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뒤 지정 취소 절차에 들어간 사례가 있어 이번 통합 무산이 양 대학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합을 기반으로 마련한 다른 대형 재정지원 사업의 추진 방향도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양 대학이 통합을 전제로 정부에 제출한 사업계획 상당 부분을 개별 대학 체제로 전환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로 남았다. 대학 통합 논의가 추진된 배경에는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쏠림, 지역 인재 유출 등 지역 대학이 처한 구조적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
충청권 학생 가운데 지역 대학으로 진학하는 비율은 37.7%에 그치고, 지역 대학 졸업생 가운데 충청권에서 취업하는 비율 역시 32.8% 수준으로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학 구성원 사이에서는 통합의 필요성 자체보다 통합 추진 과정과 방식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충남대에서는 학생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학생 패싱' 논란이, 공주대에서는 지역 대학의 역할과 지역사회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각각 제기돼 왔다.
이번 투표 결과는 두 대학의 통합 필요성에 대한 논의와 별개로, 구성원들의 충분한 공감대 없이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물리적 통합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 대학의 통합 논의가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다. 공주대 측은 통합 신청서 제출과 관련해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 향후 통합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투표에서 확인된 구성원 간 인식 차이를 해소하고 국책사업 차질과 재정지원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통합 방식과 절차, 대학별 역할 등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충남대와 공주대는 통합이라는 단일 해법에만 의존하기보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인재 유출이라는 구조적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