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포스코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조 부분파업에 들어가면서 임금협상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특히 노조가 요구하는 기본급 인상과 격려금, 우리사주 등을 모두 반영할 경우 관련 비용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약 8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면서 양측이 요구 수준과 경영 여건 사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포스코노조)은 9일 오전 7시부터 포항제철소 2전기강판공장 냉간 압연기 설비 라인과 광양제철소 산세공장 전 라인에서 48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포스코에서 파업이 발생한 것은 1968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노조는 사측이 조합원들의 눈높이에 맞는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오는 16일부터 120시간 규모의 2차 부분파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사측은 현재까지 조업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실제 부분파업에 돌입한 노조원은 총 수십 명 수준이며 회사는 가용인력을 활용해 부분파업 라인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강이 국가기간산업인 만큼 조업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노사 갈등의 핵심은 임금협상을 둘러싼 양측의 요구 수준이다. 포스코노조는 기본급 7.1% 인상, 기본급 600% 수준의 격려금, 조합원 1인당 우리사주 50주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요구안을 모두 수용한다고 가정하면 회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약 1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포스코 연간 영업이익 1조7800억원의 약 80%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약 1조4000억원은 노조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했을 경우를 전제로 한 추산이다. 실제 비용은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요구 규모가 사측이 감당해야 할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임금협상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 상황이 어렵지만 노조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경청하고 투명하게 소통해 노사상생과 임협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영진도 노사 갈등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희근 포스코 사장은 최근 미국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 출장을 취소하고 노조와 대화를 시도했다.
지난 2일과 4일에는 직원들에게 노사관계 안정화를 당부하는 담화문을 배포했다. 이 사장은 경영진도 위기의 무게를 함께 감당하고 있다며 사장 20%, 본부장 15%, 임원 10%의 임금을 반납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포스코 노사의 임금협상은 조합원 처우 개선과 회사의 지급 여력이 맞서는 양상이다. 노조는 실질적인 보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고, 사측은 경영실적과 산업환경을 고려한 협상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 요구안을 모두 반영할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의 약 80% 수준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의 입장 차가 큰 상황이다. 2차 부분파업까지 예고된 만큼 조속한 협상 타결 여부가 포스코의 노사관계와 생산 안정에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도 변수다. 포항과 광양 지역에서 포스코는 고용과 협력업체, 물류 등 산업 생태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현장 생산뿐 아니라 지역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노사는 추가 파업에 앞서 서로의 요구와 현실적인 지급 여력을 놓고 실질적인 협상에 나서야 한다.
노조 역시 요구안 관철과 함께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사측도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제시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