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국 최초'를 내세우며 대전시가 추진한 3칸 굴절버스 도입 사업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막대한 예산 투입에 따른 책임론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해 3칸 굴절버스 도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정부 지방규제혁신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대전시 소유로 넘어온 차량은 단 한 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대전시가 도입을 추진한 차량은 모두 3대로, 이 가운데 2대는 국내에 들어오지 못했고 제작된 1대 역시 안전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지 못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 2일 열린 대전시의회에서 3칸 굴절버스 사업의 사실상 무산과 관련해 행정적 책임을 인정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허 시장은 "3칸 굴절버스가 사실상 무산된 것에 대해서는 전임 시장 시절에 있었던 일이지만 시민들께 굉장히 송구스러운 일"이라며 "다시 한번 송구한 마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업 무산과 함께 이미 투입된 예산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대전시가 책정한 차량 구입비는 94억원으로, 연 2.61%의 이자가 붙는 지방채를 통해 조달됐다. 이 가운데 전체 계약금의 약 79%에 해당하는 72억9000만원이 이미 선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져 사업 무산에 따른 예산 회수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차량 구입비뿐만 아니라 차량 도입을 위해 조성한 기반시설과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비용 역시 매몰비용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재정 손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사전 검증이 이뤄졌는지도 도마에 올랐다.
김민숙 대전시의원은 "3칸 굴절버스가 사실 좋은 아이템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실 확인이라든지 중간에 신중하게 선택하는 과정, 전문가의 의견을 듣지 않은 이런 것들이 실패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대규모 정책사업에 대한 사전 검증과 계약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대형 사업의 경우 사업 초기부터 계약 업체의 재무 상태와 기술력을 면밀히 검증하고, 차량 제작과 안전검사, 소유권 이전 등 사업 진행 단계에 따라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계약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시의회와 외부 전문가의 사전 검토를 강화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사업성뿐 아니라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대전 3칸 굴절버스 사업은 단순한 대중교통 사업의 실패를 넘어 대규모 정책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사실 확인과 전문가 검증, 단계별 예산 집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대전시는 이미 투입된 예산의 회수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업체 선정과 계약, 안전성 검증, 예산 집행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점검해 유사한 정책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